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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활자중독자 김미옥의 읽기, 쓰기의 감각
김미옥 지음 / 파람북 / 2024년 5월
평점 :
활자중독자 김미옥의 읽기·쓰기의 감각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들었습니다. 아마도 TV가 대중화되면서부터 나온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중파 방송만 나오던 TV의 시대를 지나서 모두가 손 안에 영상기기를 가지고다니는 시대에,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은 누구나 수긍하는 명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요즘처럼 책을 읽지 않는다는 시절에 서평으로 유명해져서 책이 나왔다는 사실이 신기해서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가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책을 읽고 리뷰라는걸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가진 의문인 '북리뷰는 책을 읽으라고 쓰는 것일까 읽지 말라고 쓰는 것일까?'에 대한 저자의 답은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저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책을 펼쳤지만 책 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에서는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부산에서 출생한 서평가이자 문예평론가이고 현재는 일간지와 문학 계간지에 칼럼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책 속에서 아들을 키운 엄마라는 사실과 함께 한 가지 더 알게된 내용이 제게는 흥미로웠습니다. 바로 어린 시절 한 집에서 일 년을 산 기억이 없다는 대목입니다.
재수 끝에 대학에 들어간 해 겨울 방학 첫 날 시골에 있던 집 작은 방에 어머니와 나란히 누워서 우리 가족이 이사한 횟수를 세어봤더니 스무번이 넘었습니다. 항상 멀리 이사를 다닌건 아니라 전학은 초등학생 때 한 번 밖에 안갔지만, 한 집에서 오래 살지 못했다는 저자의 글이 꼭 제 이야기 같았습니다.
책은 아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총 4개의 장으로 되어있습니다. 각각의 장에 적게는 17개에서 많게는 20개의 글이 있어서, 책 전체로는 총 74개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부 그대가 읽지 않아 내가 읽는다 /17
2부 시대의 경계를 읽다 /18
3부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20
4부 우리는 아름다울 수 있을까 /19
재미있는 점은 각각의 글이 하나의 책에 대한 서평이지만, 목차에는 글에서 소개하는 책의 제목이 나와있지 않습니다. 글 제목을 봐도 책을 짐작할 단서가 전혀 없습니다. 본문을 펼쳐보면 글 제목 아래 책 제목이 표기되어 있고 글 말미에 제목과 저자와 출판사 등 책의 정보가 나와있긴 합니다. 처음에는 목차에서 리뷰하는 책의 제목이 나오지 않아서 불편한가 싶었는데 책을 읽다보니까 본문에 있는 글 제목 아래 책 제목이 아예 없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만큼 글이 소개하는 책과 별개로 글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오래전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가졌던 의문에 대해선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적어도 내가 쓴 리뷰를 읽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책을 읽고싶은 마음이 더 커지고 싶어지는 글을 쓰자는게 저만의 답입니다. 책을 쓴 저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글을 읽는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를 읽으면서 한가지 더 욕심을 내보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쓰는 북리뷰를 읽는 이가 읽는 동안은 즐거움을 느끼고 다 읽은 후에는 책을 읽고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커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