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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 - 꽃쟁이 혁이삼촌이 들려주는 풀꽃들의 새로운 비밀
이동혁 지음 / 이비락 / 2024년 3월
평점 :
부모님은 꽃이름 나무이름을 많이 알고 계셨습니다. 시골에서 자라셔서인지 농사를 지으셔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느쪽이건 관심을 가지셨으니 이름을 불러줄 수 있는 사람이 되셨을터입니다. 저도 어릴 적에는 꽃이름 나무이름 풀이름 별이름을 많이 아는 사람이 되고싶었습니다. 그런 꿈이 <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펼치게 했습니다.
<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의 저자인 이동혁 님은 책 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대학에서 물리학과 국어국문학 복수전공을 했다고 합니다. 재학 중 안도현 시인의 '시 쓰기와 시 읽기' 수업이 계기가 되어서 풀꽃나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중앙일보 <<혁이삼촌의 꽃따라기(記)>>, 조선비즈 <<이동혁의 식물이야기>>, '월간 산림' 문화칼럼 등을 연재했고, 많은 책을 펼쳐내었고, 현재도 네이버에서 '혁이삼촌의 풀꽃나무 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의 머리말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를 살펴보면 풀꽃에 대해서 잘못된 속설과 정보를 바로잡고 싶은 마음에 초심으로 돌아가서 만든 책이라고 합니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첫 책을 만들었던 18년 전과 비교해서 더 많이 알고 사진 솜씨도 좋아졌지만' '쉬운 말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표지에 있는 소개이자 부제인 '꽃쟁이 혁이삼촌이 들려주는 풀꽃들의 새로운 비밀'에서 저자가 스스로 '혁이삼촌'이라고 소개한 이유는 바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었기 때문인가봅니다.
책은 총 네 개의 마당에 각각 12,15,12,12개의 식물, 그러니까 총 51개의 식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 식물을 소개할 때마다 간단한 소개가 먼저 나오고 이어서 '생김새', '이야기', '쓰임새', '닮은친구', '그거 알아요?'라는 순으로 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식물의 전체 사진 꽃, 잎, 줄기 등 부분을 확대한 사진이 다양하게 실려있고, 마지막 부분의 '그거 알아요?'는 해당 식물에 대한 직접 설명은 아니지만 관련된 이야기거리를 들려줍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상당수 식물은 적어도 이름은 들어본 풀꽃이었지만, 이 책을 쓴 계기가 되었다는 '앉은부채'처럼 처음 들어보는 식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속설 등을 바로잡고싶다는 저자의 다짐은 책 전체에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둘째마당 들에서 만나는 풀꽃 친구'에 나오는 '억새(벼과)'에서 소개된 "아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라는 대목이 나오는 1936년 고복수 선생님의 '짝사랑'가사에 나오는 '으악새'가 억새라는 이야기는 저도 알고있었는데, 저자의 말처럼 2절에 등장하는 뜸북새 등을 고려하면 억새가 아니라 왜가리라는 저자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는 식물도감이 아닙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51개라는 식물이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이 정도 숫자를 안다고 한반도의 풀꽃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조카들에게 풀꽃을 잘 아는 큰아빠가 되기엔 충분해보입니다. 혁이삼촌이 쓴 나무에 대한 책도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