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황교익 지음 / 지식너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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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의 저자 황교익 씨는 온라인에서 참 미움을 많이 받는 사람입니다. 미움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로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는데 옆에서 그거 사실은 맛 없다고 말해서 미움을 받습니다. 둘째로 여러 경로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유명 외식업자를 자꾸 비판하는 바람에 미움을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인도 아니면서 정치색을 유난히 드러낸 바람에 미움을 받습니다.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책은 떡볶이와 치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저자를 짐작하면 당연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역시나 떡볶이와 치킨이 맛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든 첫 번째 생각은 또 미움받을 소리 하는구나 입니다. 그 생각을 한 꺼풀 걷어내고 들었던 두 번째 생각은 저자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는 거였습니다. 저는 가래떡을 무척 좋아합니다. 딱딱하지 않은 가래떡이라면 막 뽑아낸 가래떡이건 냉동실에서 꺼내서 다시 데운 가래떡이건 몇 줄은 금새 먹어치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떡볶이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치킨도 먹을 때마다 튀김 속의 닭이 아닌 겉 껍질과 튀김옷의 맛에 집중합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황교익 씨만큼 목소리를 높여서 말하는 사람이 없을 뿐 떡볶이나 치킨을 맛없다고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황교익씨도 본인이 사람들에게 미움받는다는걸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방송작가에게 치킨에 대한 방송을 위한 섭외전화가 왔을 때 자신은 치킨이 맛없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할것이기 때문에 방송에 나가면 좋지 않을꺼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섭외에 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스스로 맛 칼럼니스트라고 칭하는 황교익씨는 자신이 일종의 비평가라고 하면서 사람들이 듣기 좋은 말 대신 쓴소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왜 사람들 옆에서 자꾸 맛 없다고 하는지, 음식 이야기를 하면서 정치색을 띄어야만 하는지 책 제일 앞의 두 장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다시 살피면서 떡볶이와 치킨에 대해 말하고 있는 부분까지가 책의 머릿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전체를 읽지 않더라도 음식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떡볶이는 떡볶이가 아니다'와 '치느님 치느님 맛없는 치느님' 까지는 한 번 쯤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애초에 책 제목을 보고 짐작한 바이지만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는 음식을 파고들기보다 음식을 두고 한 걸음 물러서서 그 주변을 함께 살피는 책입니다. 책 속에 담긴 글들은 그 시작이 음식의 종류인 경우도 있고, '정크푸드'나 '슬로푸드' 혹은 '한식 세계화' 처럼 좀 더 넓은 경우도 있고, 아예 '천일염'이나 '마늘'처럼 식재료인 경우도 있습니다. 4부에서는 아예 대놓고 음식과 정치에 대한 이야기들로 대부분 채웠습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음식' 자체보다는 '음식문화' 그리고 그걸 넘어서서 '우리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습니다. 오늘 내가 먹는 한 끼의 음식이 단지 그 음식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하면서 아래와 같은 말을 합니다


"우리가 더 맛있는 음식을 먹자면 이 사회를 바꾸어야 합니다. 내 앞의 이 음식을 바꾸려면 이 사회를... "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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