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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의 바닥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은경 옮김 / 홍익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꾸준히 수영장 바닥을 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지난 한 달여간 수영장 바닥으로 가기 위해서 무던히도 애썼습니다. 수영을 그리 잘 하지 못했고, 결혼하고 나서야 물놀이가 재밌다는걸 알게 되었다는 아내와 함께 그냥 서서는 발도 닿지 않는 수영장 바닥까지 잘 가기 위해서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네, 바로 프리다이빙 이야기 입니다.
그렇게 수영장 바닥을 향하던 시기에 다가온 '수영장의 바닥'이라는 책은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책을 펴본 아내는 '수영장의 바닥'이 수영장의 바닥으로 다가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는걸 알고선 흥미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전 이 책이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의 저자인 앤디 앤드루스의 새로운 책이라는걸 알고는 오히려 더 흥미가 생겼습니다.
저자는 '수영장의 바닥'을 도전이 시작되는 곳이고 한계가 아닌 잠재력이 숨은 곳이라고 말합니다. 하필 '수영장의 바닥'이 저자에게 그런 공간이 되었는지는 저자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편이 좋을듯합니다. 중요한 점은 저자에게 '수영장의 바닥'이 위와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된 이유가 바로 '수영장의 바닥'이 뻔한 범주를 벗어났을 때 비로소 도달한 공간이었다는 것입니다.
프리다이빙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영장에 가서 뭔가를 배운다고하면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물에 떠서 앞으로 가는 수영을 배울꺼라고 생각합니다. 신혼여행에서 처음 했던 스노클링에서 눈 앞을 지나가는 커다란 돔을 본 아내와 함께 둘이서 수영장을 다닐 때도 어떻게 하면 아내에게 좀 더 쉽게 수영을 알려줄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프리다이빙을 같이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프리다이빙을 배운 후 수영 실력이 늘었을 때보다 훨씬 더 즐거워합니다.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없는 인간이 물 위를 떠서가는 수영을 배울때 보다, 숨을 참고 물 속으로 들어가는 프리다이빙을 배우고 나서 더 자유를 느낀다는게 글로 쓰면 이상하지만 실제로 그렇습니다. 어쩌면 프리다이빙 자체가 물 위에 떠서 수영을 하던가 아니면 공기통을 매고 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의 범주를 깨부순 예일지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제목이 끌려서 집어든 책 '수영장의 바닥'은 근 10년 만에 두 번째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제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습니다. 물론 생각으로 끝난다면 아무 의미 없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상상할 수 없다면 도달할 수도 없습니다. 현실에 치이던 제게 상상하라는 메세지를 던져준 것만으로도 '수영장의 바닥'은 고마운 책입니다. 앞으로 수영장의 바닥을 향할 때마다 '수영장의 바닥'을 한 번쯤 떠올리게 되겠지요.
69쪽
어머니는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다
"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말하는 게 진짜 그런지 항상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단다"
77쪽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논리학은 당신을 A에서 B로 이끌 것이다. 그러나 상상력은 당신을 어느 곳이든 날아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상상력은 지식보다 낫다."
...
그런가 하면 마크 트웨인도 이렇게 말했다.
"상상력이 흐려졌다면, 네 눈에도 의존하지 마라."
159쪽
당신이 받는 재정적 보상은 타인을 위해 창출하는 가치와 관련이 있다. 그 가치를 높이는 것도 낮추는 것도 모두 당신의 몫이다.
161쪽
인디언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문제를 피하는 건 잡초를 피하는 것과 같다."
198쪽
당신의 선택이 당신의 미래를 만들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신중하게 생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