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집 2 - 11개의 평면도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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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집 2 > _ 11개의 평면도
- 우케쓰 지음
- 488p
- 리드비


▪️ <작가 우케쓰>

 
✔️ “이상한 집이 전국에 상상 이상으로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_ p.7

- 우케쓰는 인기 호러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이다.

<이상한 집, 2021>은 베스트셀러는 물론 영화, 코믹스로도 제작이 되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2023년 <이상한 집 2>가 11개의 평면도를 담은 훨씬 큰 스케일과 섬뜩함을 갖고 돌아왔다.

 

 
▪️ <전작의 아쉬움을 뛰어넘는 후속편>

 
- 1편의 아쉬움이라고 써서 뭔가 엄청난 단점을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그건 아니다.

예전에 나도 본 적 있는 기묘한 평면도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이상한 집, 2021>은 248p의 다소 아쉬운 분량으로 너무 짧아서... 
금방 읽어버린... 더 읽고싶은데... 없어요... ㅠㅠ


이렇듯 평면도를 바탕으로 풀어낸 공포 소설이라는 게 참신하고 재밌었는데, 
짧아서 아쉬웠던 독자라면 2편은 그런 점에서 만족스러울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488p의 만족스러운 두툼한 물성 :)

 
✔️ “경험상 ‘집’을 알기 위해서는 집 구조뿐만 아니라 거기에 사는 ‘사람’을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_ p.18

 
▪️<책으로 만나는 시각적 공포>

 
-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11개의 평면도, 즉 11개의 기묘한 집이 등장한다.

다양한 평면도와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기에 나도 함께 추리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종이에 끄적끄적 ‘엇, 이 사람이 혹시 아까 그 사람일까?’ 계속 낙서하면서 보았다.

 
평면도가 등장하는 소설이라는 것. 그 자체가 독특하지만, 추리. 호러 소설과 평면도의 조합은 오싹함을 한껏 끌어올린다.

 
활자를 읽으며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그로 인해 느끼는 공포심도 있지만, 이 책에서 평면도와 함께 중간중간 등장하는 사건의 그림들은 시각적 공포도 함께 선사한다.

 
▪️ <다른 공간, 교집합에서 오는 도파민>

 
✔️ “‘어둠’은 하나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_ p.83

- 처음엔 단편으로 되어 있는 책인 건가? 싶었다.

목차는 자료 1, 2, 3 이렇게 평면도 하나씩으로 나뉘어 있고, 다른 인물들이 등장 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중반 이후로 사건이 겹치는 순간과 인물들이 하나씩 등장한다.

 
11개의 모두 다른 공간인데 어딘가 묘하게 비슷해 보이는 평면도.

 
마지막에는 이 <이상한 집>들의 하나의 교집합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 교집합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뿜어져 나오는 도파민이란...

내가 이래서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

 

거의 500페이지의 두툼한 책인데도 <이상한 집 1>처럼 후루룩 읽을 수 있었다.

 

▪️<깔끔한 마무리>

✔️ “인간은 때때로 신념을 위해 어리석은 방법을 선택하기도 하니까요.” _ p.386

- 1편에서 등장했던 설계사 ‘구리하라’ 또한 마지막에는 등장한다.

2편에서도 속이 시원한 추리능력을 보여주는데, 이 추리 과정에서 남았던 묘한 찝찝함은 마지막에 가서 아주 말끔히 해소되고 끝난다.



나는 마냥 무섭기만 한 호러 소설 보다는 결말에 어떠한 쓸쓸함이 있는 내용을 좋아하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한 인물의 삶이 참 기구해서 안타까움 마음을 갖고 책을 덮을 수 있었다.

 
▪️

책을 읽다 보면 이게 진짜 소설일까? 아니면 실화 기반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책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느낌이다. 
정말 작가가 이런 인터뷰를 했던 적이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독특한 방식의 공포 소설을 찾으시는 분들은 주말에 재밌게 읽을만한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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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동물의 탄생 - 동물 통제와 낙인의 정치학
베서니 브룩셔 지음, 김명남 옮김 / 북트리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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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동물의 탄생 >

-508p

 

#베서니브룩셔 지음

#북트리거


■ 유해동물 >

유해동물이란 뭘까어떤 동물이 유해동물일까흔히 유해동물이라고 칭하는 동물들은 처음부터 미움받았을까이 책은 아니라고 말한다.

 

책의 시작은 청설모로 시작한다.

 

유해동물이란 결국 관점 문제다.” _ p.21

 

내게는 산이나 나무가 많은 곳에 가면 운이 좋게 만날 수 있는 친구이지만저자에게는 정성껏 기른 토마토를 먹지 못하게 만드는 그 망할 청설모(이름은 케빈)‘, 골칫덩어리일 뿐이다.

 

쥐만 보아도 어느 곳에서는 신성한 동물이지만또 다른 곳에서는 역병 취급을 받는다.

 

책에서는 위와 같은 관점으로 여러 동물을 바라본다.

청설모비둘기코끼리고양이참새라쿤 등.

 

이러한 동물들이 어떻게 지금의 장소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어떻게 개체수를 늘려가는지과거에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았는지현재는 어떠한지다양한 동물의 역사를 들여 볼 수 있다.

 

생쥐는 우리를 괴롭히려고 그러는 게 아닙니다살려고 그러는 거죠.” _ p.137

 

동물들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어찌 보면 갑자기 나타난 것은 인간일 수도 있다자연은 인간의 것이 아님에도 인간들은 필요 없고목적이 없는 동물들을 죽이고 없애는데 전혀 망설임이 없다유해하다 느껴지는 동물들을 죽이는데 죄책감 또한 거의 없다.

 

동물들은 바뀐 것이 없다.

그저 먹을 것이 있으니 사람들 주변으로 향하고지낼 곳이 있으니그곳에 있는 것일 뿐과거엔 쓸모 있던 동물(예를 들어 비둘기)이 지금은 대체제가 생기고 보기 싫은 존재가 되었을 뿐동물에게는 죄가 없다.

 

유해동물은 우리가 자연을 속속들이 이해한다고 자신할 때 자연이 우리에게 들어 올리는 가운뎃손가락이다.” _ p.42

 

더 나은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게으름과 범죄와 유해동물을 보지만실제 그곳에 있는 것은 인종차별의 영향과 기회의 부족또는 단순한 가난이다.” _ p.37


궁극의 이유는 식민주의입니다.” _ p.191

 

병균이 옮을 거라며 피하고하수구에 살고쓰레기를 먹는다는 이유로 유해동물이라 불리는 동물들그러한 인식이 가난에 대한 혐오또한 질병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식민주의 때문이라는 이야기는 머리를 띵하게 만들었다나는 저런 동물과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내 주변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오만하다.

 

코끼리가 케냐의 자연과 경제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존중하지만, ’친화적이라는 표현은 차마 쓸 수 없다. (...) 그들에게는 대체 어떤 코끼리가 있는 거죠?” _ p.210

 

반대로 코끼리와 같은 예도 있다

초원을 걸어 다니며 인간에게 친근하게 대하는 코끼리무리와 평화롭게 살아가는 코끼리이것도 서구사회돈을 들고 관광 하러 오는 사람들의 인식이라 말한다

함께 살아가는 이들은 굶주린 코끼리에 의해 집이 망가지고 농사를 망치지만함께 살지 않는 이들은 코끼리는 생각해도 함께 살아가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 또한 이기적이라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유해동물은 인간이 아닐지 생각했다.

벌레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면 동물을 없애는 게 우선이 아니라최대한 모두가 청결하고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런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고 계속 자연의 주인인 양 살아가다가는 우리의 안온한 일상 또한 금세 흔들리게 될 수 있다.

 

나도 덕분에 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

유해동물에 관한 인식의 전환에 대해 큰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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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시간의 알레고리 - 빛으로 그려진 영원의 시퀀스, 사랑으로 읽는 50개의 명화
원형준 지음 / 날리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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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시간의 알레고리 >

- 원형준 지음

- 452p

- 비욘드날리지 (@beyond.publisher)

 

보라색 커버의 예쁜 책 :) 

보라색 북자켓을 벗기면 유광의 멋진 표지가 드러나는데,

피에르 오거스트 코트의 <폭풍우, 1880>라는 작품이다.

나는 이 유광의 속표지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손으로 계속 쓰담쓰담몇 번을 보고 또 봤다.

 

내가 미술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그림 속 이야기가 궁금해서였다작가나 색구성보다는 그림에 담긴 내용이 알고 싶었다.” _ p.13 들어가는 말 

 

미술 서적을 좋아해서 이런저런 책을 몇 권 봤었는데이 책은 여타의 다른 미술 서적과는 다르다미술 사조작가의 생애를 따라가며 만나는 책이 아니라 시간을 역행하며작품 속 메타포들을 살펴본다.

 

나처럼 미술에 무지한 사람이어도 어렵지 않게 이해하며 그림을 감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치 미술관 도슨트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다.

 

미술 사조나 미술 용어개념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저자가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잘 몰라도 읽다 보면 르네상스가 이런 느낌이구나인상주의는 이런 느낌이구나.’ 감이 온다.

절대 어렵지 않다.

 

죽음을 잊지 말라나는 결국 죽을 존재니 오만하지 말라매 순간순간 죽음을 삶의 지침으로 삼으라는 것이 바로 바니타스(vanitas) 그림이다.’ _ p. 20 (1관 프랭크 캐도건 카우퍼’ <허무中 )


인간의 뿌리는 자연이며자연의 구성 요소 중 하나다자연과의 관계를 잃어버린 인간은 자신에 대한 감각의 상실불안공허외로움을 겪게 된다.’ _ p.129 (3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안개 바다의 방랑자中 )

 

이 책이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작품을 설명할 때그에 반대되는 느낌의 작품을 함께 보여주어 그 차이를 명확히 알고 넘어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낭만주의의 작품과 신고전주의의 작품을 비교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식이다.

또한 작품의 디테일을 크게 확대해 볼 수 있게 해준 것 또한 아주 좋았다.

거대한 그림이나 천장화조각상들은 자세히 보는 것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확대한 사진으로 작품의 표정이나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게 맘에 들었다.

 

■ <개인적으로 좋았던 작품>


1. 카날레토 <대운하의 레가타>

나는 아직 다녀오지 못했지만여행했던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내 로망이 된 도시가 바로 베네치아카날레토는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예술가라고 한다책에서 소개해 준 베네치아의 모습을 그린 그림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 화집을 하나 사볼까 생각이 든다.

 

2. 프라 안드레아 포초 <성 이그나티우스의 영광>

교회의 기둥과 이어지는 천장에 있는 천장화이다.

진짜 건축물과 그림의 경계가 모호해 보일 정도로 아주 사실적인 그림인데끝도 없이 펼쳐진 천상의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했다.

 

3. 조반니 로렌초 베르니니 <다비드>

내가 알고 있던 기존의 다비드와는 다른 느낌이라서 너무 좋았다조각상이 금방이라도 골리앗에게 돌을 던질 것 같은 생동감 넘치는 자세와 입을 앙다문 표정이 살아있어 독특하다.

 

작품만 쓱 훑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메타포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그 설명이 또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서 미술관 감상하는 느낌으로 아주 천천히 읽었다.

미술 서적을 보면서 이렇게 세세하게 작품을 감상했던 건 처음인 것 같다.

판형이 큰 책은 아닌데작품의 사진이나 인쇄의 퀄리티도 꽤 만족스러웠다.

미술에 흥미는 있지만 어떤 식으로 감상해야 할지 모르는 초심자들이 읽어보면 아주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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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집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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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만 집 >
- 전경린 지음
- 288p
- 다산책방

▪️

전경린 작가의 <엄마의 집>이 출간 18년 만에 돌아온 개정판 <자기만의 집>

 ▪️ <주옥같은 문장들>

✔️“을씨년스러운 늦겨울 아침이었다. 창문을 여니, 회색 하늘 위에서 서커스 소녀들이 공중그네를 타는 듯 휘파람 섞인 바람이 불어왔다.” _ p.9 첫 문장

✔️“세상의 어둠과 시간이 점액질처럼 끈끈하게 고여 영영 흐르지 않고 나를 가둘 것만 같았다.” _ p.86

 
- 전경린 작가님의 책은 처음 접하는 거였다. 
그런데 책을 펴고 첫 문장을 딱 읽는 순간, ‘아, 이 책, 보통 아니다. 느낌이 온다, 와.’하고 바로 생각했다. 
문장이 피부에 와닿는 느낌, 시작부터 밑줄 한번 치고 시작했는데, 그 뒤로 책을 덮기까지 엄청난 양의 인덱스를 붙일 수밖에 없었다.

 ▪️

✔️“어른들이란, 아홉 살이나 된 아이를 눈앞에 두고도 제멋대로들이다.” _ p.62


- 뿔뿔이 흩어진 가족, 이기적인 아빠와 세속적인 엄마.

그 사이에서 상처받아 방황하며,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는 호은.

 
✔️“내가 얼마나 많이 나이를 먹어야, 타인의 인생처럼 엄마 아빠와 거리를 둘 수 있을까.” _ p.241

 
- 아빠가 맡기고 간 승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집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연대에 대해 알아간다. 
그리고 엄마에게 있어서 ‘집’이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천천히 이해하고, 그러면서 어른이 되어간다.

 
▪️

- ‘집’이란 뭘까? 작가가 말하는 ‘집’이란 안정을 찾아가고, 자기 자신을 되찾아가는 곳.

그림을 그만두고 돈이 되는 일러스트를 그리면서 점점 세속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했던 엄마 ‘윤선’에게 ‘집’이란 앞으로 나아갈 힘이었다.

 
▪️

‘윤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엄마인 거>,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자유의지, 일, 집, 생활>

 
제목 때문일까,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의 “여성에게는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의 돈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얼마 전 우리 아이가 나에게 “엄마는 꿈이 뭐야?”라고 물은 일이 있었다. 
불과 며칠 전의 일인데, 순간 말문이 막혀버렸다. 
“꿈? 글쎄, 00이가 행복하게 잘 자라는 거?”라고 급한 대로 얼버무렸다. 그러곤 생각이 많아졌다. 
나도 예전엔 꿈이 있었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 나도 모르게 내 나이에 꿈? 되고 싶은 거? 
생각해 본 지 오래라는 것을 깨달았다.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한창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잘 지내고 있는 요즘. “내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다며, 내가 먼저다.” 생각하자 결심했었는데, 자아를 놓고 지낸 게 너무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윤선’이 더 대단해 보였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상처를 받을지언정 나아갈 용기를 놓지 않고, 끝에 가서는 가족의 행복과 본인의 행복 사이의 균형을 찾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

✔️“우린 무언가를 할 때마다 실패도 하고 상처도 입고 후회도 하지. 관계가 잘못되어 마음이 무너지기도 해. 사는 동안 몇 번이고 마음이 무너지지. 하지만 중요한 건 다시 하는 거야.” _ p.121

- 문장들도 너무 좋아서 거의 모든 페이지에 밑줄과 인덱스로 엄청난 흔적을 남기면서 읽었다. 잔잔한 내용과 여성이 연대와 사랑, 이해의 과정들에 많은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집중력이 좀 떨어져서 온전히 몰입해서 읽지 못했던 게 조금 아쉬워서, 꼭 재독해 보고 싶은 책 중 한 권.

 
✔️“ If life gives you lemons, make lomonade! 생은 시어빠진 레몬 따위나 줄 뿐이지만, 나는 그것을 내던지지 않고 레모네이드를 만들 것이다.” _ p.278


잔잔한 울림을 주는 소설을 원하시는 분들 꼭 한번 읽어보시길 :)

▪️

✔️“그렇게 나는 아빠에게서 엄마에게로 가서 태어났다. 그토록 자발적으로, 그토록 맹렬하게 달려가서, 태어난 것이다. 그러니, 내가 태어난 이유는 모른다 해도 그 의미는 앞으로 내가 만들어가야 할 과제인 것이다.” _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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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배 - 어리석은 삶을 항해하는 인간 군상에 대한 통렬한 풍자
제바스티안 브란트 지음, 팀 구텐베르크 옮김 / 구텐베르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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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바보들의 배 >

- 제바스티안 브란트 지음

- 364p


■ < prologue >

이 낡은 목선은온갖 어리석음을 머금은 별난 인간들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실어 나른다. (...) 이 여정은 온통 잃어버린 길부패한 조타지친 노 젓기그 어둠 속에서 신음하는 어리석은 무리들의 끝없는 독백이다. (...) 위장된 미덕은 없고교훈도 없다오직 무지와 허언헛된 욕망만을 휘감은 이들이 어둠 저편으로 미끄러져 갈 뿐이다.” _ p.4~7

 

- ‘바보들의 배(The ship of fools, 1494)’는 르네상스 시대의 베스트셀러이며

<우인문학>이라는 새로운 사조를 낳았습니다.


책에는 총 60가지 바보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책을 펴자마자 등장한 첫 번째 바보 쓸모없는 책 수집에 집착하는 자’ ㅋㅋ

보자마자 시작부터 뜨끔하고시작하게 되더라고요ㅋㅋㅋ 

하지만 쓸모없는 책을 모으는 것은 아니니괜찮다.’ 스스로 자위해 봅니다.

 

까마귀처럼 내일,내일“(cras, cras)을 외치며 자신을 고칠 기회를 미루는 자는우리 어리석은 이들의 배에 탑승해 함께 노 저어가야 할 인물이다. (...) 신께서 그에게 내일이라는 시간을 허락하실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_ p.185

 

이 외에도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며 변화하지 않는 자‘, ’사소한 일에 크게 노하는 자‘ 등 저를 되돌아보게 하는 내용의 바보 이야기들도 많았어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하나씩 생각나기도 했는데요

저는 탐식과 주정으로 파멸하는 자를 사진으로 찍어 남편에게 

보내주기도 했어요ㅋㅋㅋ

 

-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바보들의 모습도 많아요. ’빚을 지고 돌려막기를 하는 자‘, ’학식과 덕이 부족해도 재물이 많아서 존경받는 부자‘, ’회개 없이 신에 대한 믿음만으로 죄를 면하려는 자‘ 등등. 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오직 탐욕으로 성직에 오른다그 결과 신의 재화와 그리스도의 유산은 어린 어리석은 자들에 의해 헛되이 낭비되고세속적 사치와 방탕에 사용된다.” _ p.181

 

- 르네상스의 특징인 기독교 중심의 인본주의부패한 교회와 성직자에 대해 탄식하며 정화하고자 하는 의지인본주의라고는 하나 바탕에는 기독교적 믿음이 깔려있으므로 성서를 멸시하거나신의 섭리에 맞선다거나탐욕스러운 성직자교회에서 소란을 피우는 자 등의 바보들도 여럿 등장합니다.

 

탐욕이라는 질 나쁜 뿌리 하나가 천 가지 해악을 낳는다거기에 시기오만비참함수치까지 더해진다.” _ p.29

 

- 감성적이고 본능적인 것보다 이성의 가치를 높게 사는 경향이 강했나 봐요탐욕식욕성욕 등 무절제 삶을 사는 것나태하고 배우려 하지 않는 것 등을 통렬하게 꼬집습니다.

 

■ < epilogue >

결코 쉽사리 끊어낼 수 없는 이 고질적인 굴레는 인류가 지속되는 한 멈추지 않을 항해 같다. (...) 어리석음으로 점철된 과거가 필연적으로 다음 세대로 전수될 때그 흐름을 끊어내는 일은 더없이 지난하다쉬이 사라지지 않는 세월의 먼지와도 같다. (...) 바람은 여전히 불고바다는 흔들린다그러나 적어도 이제닻을 들어 올릴 마음이 사라진 자리에는 묵직한 결연함이 깃든다.” _ p.362

 

바보들의 일러스트도 보는 재미가 있었고요이 책의 본문도 공감되고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반성하게 되는 부분도 좋았지만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참 인상적이고 좋았어요.

 

나 또한 스스로 <바보들의 배>에 탈 것인가 말 것인가그건 각자의 선택일 거예요제 어리석음을 인지하고 후대에 물려주지 않기 위해 사소한 것이나마 노력해 봐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흔한 고전이 아닌 책을 찾으신다면 <바보들의 배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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