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을 팝니다
고요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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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을 팝니다 > _ 고요한 장편소설


💡 <감상>

-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적인 관계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이를 과감한 설정과 코미디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남편을 판다’는 발상은 자극적으로 보이지만,
읽다 보면, 관계가 어느 순간에 책임과 감정보다 역할과 교환의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하는가 그 지점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처럼 느껴진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사랑을 대체하거나 체념하고, 복원하고, 헌신하는데,
이런 선택들이 모이면서 사랑과 결혼이 얼마나 쉽게
‘거래 가능한 관계’로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블랙 유머와 풍자가 중심에 있지만 가볍게 웃고 지나가기보다는
사랑하는 사이에서 우리가 무엇을 기대하고
어디까지 감당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문체는 가볍고 속도감이 있어 한 호흡에 쭉 읽기 좋은 소설이지만
읽고 난 뒤에는 생각의 여지를 많이 남기고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불편하게 남는다.

색다른 설정의 블랙코미디를 통해
사랑이라는 관계를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


✔ “시소처럼 살았어요.
늘 상대가 위로 올라갈 수 있게 난 두 발을 모랫바닥에 딛고 있었어요.
시소를 타면서 깨달은 거예요.
시소를 탈 때면 늘 남편을 띄워주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p.140)

✔ “이미 젖은 배는 물에 띄울 수 없어요. 물에 젖은 건 가라앉는 게
자연의 순리예요.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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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유령들
M. L. 리오 지음, 신혜연 옮김 / 문학사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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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솔직히 말하면,
나는 연극이나 셰익스피어 비극을 아주 잘 아는 독자는 아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등장하는 작품들이나 배경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500페이지짜리 소설 중
한 70페이지쯤 읽었을까.
그때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바닥에 깔려 있던 긴장감이 점점 선명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뒤가 너무 궁금해 책을 놓을 수가 없었고
결국 새벽 4시까지 잠도 못 자고 읽었다. 😵‍💫
그 정도로 몰입감이 강한 소설이었다.

연극이라는 소재,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그리고 연극 속 배역과 현실의 인물들이
겹치고 겹치면서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굉장히 독특하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묘하게 숨이 막히는 긴장감이 계속 유지된다.
인물들의 감정만으로도 충분히 불안해질 만큼.

오셀로, 맥베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같은 작품들을
내가 더 잘 알았다면
이 소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그건 소설의 부족함이라기보다,
나의 무지에서 오는 아쉬움이다.🥹
(항상 느끼지만 책을 읽을수록 더 많이 읽고 싶다는 생각만 늘어나ㅜ)
But 그 작품들을 잘 몰라도
이 소설은 충분히 재미있고, 충분히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면서도
어쩐지 무섭게 느껴졌던 이유가 있다.
‘메소드 연기’처럼
자기 자신과 배역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점 때문이다.
이 소설은 바로 그 불안한 지점을 아주 잘 건드린다.
연기였던 감정이 진짜가 되고,
역할이 사람이 되는 순간들.

결국 <셰익스피어의 유령들>은
그것이 선택이었는지 운명이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순간에
인간이 얼마나 쉽게 선과 악의 경계를 넘을 수 있는지를 묻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연극, 셰익스피어 비극, 다크아카데미아 장르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강추하는 소설👏🏻👏🏻👍🏻👍🏻

<바벨>에 이어서 <셰익스피어의 유령들>까지
너무 재밌게 읽어서 같은 장르의 다른 소설들도
좀 두리번거려 봐야겠다🤭

✔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행복한 결말을 꿈꾼다.
하지만 우리가 겪는 비극이나 <리어왕> 같은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유는 바로 그 꿈이 비극으로 끝나기 때문 아니던가. (p.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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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에 바라본 삶 - 시대의 지성 찰스 핸디가 말하는 후회 없는 삶에 대하여
찰스 핸디 지음, 정미화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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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핸디의 유작, 그리고 노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삶이라는 설명 때문에
읽기 전에는 무거운 책일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가볍게 읽히고, 작가에게 은근한 유머가 있어
웃으며 넘긴 페이지도 적지 않다.

<아흔에 바라본 삶>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는 ‘의도적 눈감기’ 같은 이야기들은
인생을 살수록 어려워지는 것들이라 읽으며 반성도 많이 했다.

내 나이가 많지 않음에도
요즘 들어 시야가 좁아지고 고정관념이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그런데 아흔을 살아온 저자가
30대인 나보다 훨씬 열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게 연륜에서 오는 지혜일까, 아니면 긴 시간 노력한 결과일까?

💡

- 깨진 도자기를 금으로 이어 더 아름답게 만드는 ‘킨츠기’ 비유도 기억에 남는다.
노년의 얼굴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라는 관점 앞에서
문득 내 노년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게 됐다.

또 책 속의 질문들,
‘사람들이 나를 어떤 형용사로 표현해 주기를 원하는가?’
‘당신의 묘비에 어떤 문구가 새겨졌으면 하는가?’
나는 ‘다정하고 산뜻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을 떠올렸다.
다만 요즘의 나는 그 모습과는 많이 거리가 있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가볍게 웃으며 읽었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괜히 눈물이 났다.
저자가 독자에게 건네는 마지막 인사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인문 에세이를 잘 읽지 못하는 편인 나에게도
지루하지 않고 깊게 남은 책,
올해 읽은 에세이 중 손에 꼽히게 좋았던 책이다.


✔ 삶에서 우리를 ‘부서지게’ 하는 일들이
오히려 우리를 더 강하고 단단한 존재로 만들고,
결국 그것이 바로 우리의 역사가 된다는 것.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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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사랑할수록 함부로 말할까 - 화내고 뒤돌아서면 후회하는 연인들을 위한 감정 조절 심리학
앨런 E. 프루제티 지음, 최다인 옮김 / 부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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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왜 사랑할수록 함부로 말할까 _ 앨런 E.프루제티 >


📍가까운 관계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이유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하고,
그 안에서 감정을 다루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책. 📍

💡
- 얼마 전 남편과 공통 지인인 언니를 만났을 때,
권태기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우리에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냐는 질문에
곰곰이 돌아보니 분명 비슷한 시간이 있었다.
모든 게 짜증 나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껴
서운함과 억울함이 한꺼번에 밀려오던 때.

지금은 그때와 조금 달라졌다.
문제가 사라졌다기보다는
갈등을 다루는 방식을 바꾸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예전에는 ‘왜 이걸 안 고쳐?’라는 생각이 먼저였다면,
요즘은 ‘저 사람은 그런 사람이구나’ 하고
굳이 물고 늘어지지 않는 쪽을 선택하게 됐다.
말해야 할 때는 말하되,
모든 걸 설명하고 설득하려 들지는 않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말로 감정을 바로 표현하는 데 서툰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서운함과 속상함 같은 감정을
화와 짜증으로 뭉뚱그려 표현해 왔다는 걸 알게 됐다.

감정을 구분하지 못하면 대화는 설명이 되지 않고,
결국 상처만 남는다.

요즘은 종이에 감정을 쭉 적어 내려가며
이게 정말 화인지,
아니면 부담이었는지, 서운함이었는지를 하나씩 분리해 본다.

그래야
“나는 이런 이유로 이렇게 느꼈고,
상대는 그 의도가 아니었을 수 있지만
내가 받아들인 감정은 이랬다”라는 말이 가능해진다.

이 책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상대를 바꾸는 방법이 아니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태도를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완벽하게 이해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수용,
그리고 감정을 함부로 쏟아내지 않기 위한 연습.

이 책의 이야기는
부부나 연인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식에게, 오래된 친구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일수록
우리는 설명을 생략한 채
감정을 더 거칠게 던지기 쉽기 때문이다.

갈등이 줄어든 관계가 아니라,
갈등을 다루는 방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관계.
이 책은 그런 관계를 오래 이어가고 싶은 사람에게
건네는 현실적인 조언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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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맨 만큼 내 땅이다
김상현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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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맨 만큼 내 땅이다 _ 김상현 >


💡

김성현 작가의 <헤맨 만큼 내 땅이다>를 읽으면서 크게 와닿았던 건,
그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과정의 중요성*이었다.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도 어려운 시대에
그는 출판과 카페 운영이라는 서로 다른 두 영역에서
모두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읽는 동안 ‘이분,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성공담을 자랑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그의 글은 놀라울 만큼 솔직하다.
감성적 문장으로 포장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본성과 흔들림, 고민을
담담히 적어 내려간다.
불필요한 미사여구 없이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글이라
쉽게 마음에 와닿는다.

이렇게 열심히 살고 많은 걸 이루어낸 사람도
결국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고민을 한다는 사실이 묘하게 위안도 되고...

하지만 단순한 위로로 끝나는 에세이도 아니다.
작가는 고민을 끊임없이 직시한 끝에,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여기서 말하는 답은 어떤 해결책을 찾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과 행복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부족함과 힘듦을 받아들인 채
일상의 의미를 찾아가는 *태도*에 가깝다.

책을 덮고 난 후에는
‘내 고민도 결국 나만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겠다’라는
작은 힌트를 얻은 기분이 들었다.

나를 다그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허황된 희망을 주지도 않지만
읽는 이가 자기만의 답을 찾도록
조용히 옆에서 밀어주는 책.

의미를 찾는 힘을 통해 내일을 살아갈 동력을 건네주는 책.

그런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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