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너머 한 시간
헤르만 헤세 지음, 신동화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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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아홉 편의 짧은 소설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데미안』의 씨앗이 된 몽상과 현실의 경계에 새겨진 이야기라는 홍보 문구에 걸맞게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글이 많았다.

첫 단편 <섬 꿈>의 숲의 묘사가 상세해서 뛰어나다고 느껴졌고, 상징적 의미들을 볼 때는 데미안과 같은 결처럼 느껴졌다. <게르트루트 부인에게>를 읽을 때는 단테의 작품을 오마주한 건가 싶었으나 내가 단테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어서 알 길이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고, (누구 읽으신 분...) <왕의 축제>는 약간 환상 동화 같은 느낌이 나기도 했다.

헤세가 산문, 소설, 동화와 환상 문학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해서일까. 이 소설집에 있는 내용들도 어떤 면에서는 산문 같고, 때로는 환상 소설 같고, 어떤 면에서는 동화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묘사가 가장 좋았던 단편은 역시 <섬 꿈>이었다. 분량도 가장 길고. 그렇지만 내가 완전히 이해했다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그의 은유와 상징을 다 알기엔 나의 문학적 소양이 너무나 부족한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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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 시야를 열어주는 휴머니즘의 대답들
앤드루 콥슨 지음, 허성심 옮김 / 현암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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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이 책은 팟캐스트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 인물들의 인본주의적 세계관을 논하고 있다. 책의 1부는 이성과 과학, 그리고 진리에 관한 내용을 2부에서는 사랑, 존중, 그리고 공감에 관한 내용을 3부에서는 자유, 평등, 그리고 정의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팟캐스트 대화를 토대로 엮은 책이라서일까. 강의를 듣는 것처럼 잘 읽힌다. 우선 인본주의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정확한 정의를 알지는 못했던 터라 인본주의가 인간 중심 사상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서 설명하는 인본주의 세계관은 내가 생각한 내용이 아니다. 이들이 전체적으로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는 하나다. 양극단의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방을 향한 공감 능력을 키우고, 서로 협력하며 폭력과 편견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보적 가치와 태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수 있었고, 평등과 공정함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영국인의 시선에서 그들의 정치적 상황이나 브렉시트 이후를 바라보는 의견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너무 이상적인 것 같지만, 케이트 피킷의 말을 인용하자면 ‘그래도 우리는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격차를 줄이고 더 많은 평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 있(p.386)다.’ 그러니 완벽하지 않아도 우린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고, 미래의 인류가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가게 할 수 있는 일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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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동주 창비교육 성장소설 15
정도상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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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기를 맞아 시인의 청소년기를 담은 소설이 나왔다. 프롤로그의 시작이 시간여행이라는 환상성을 띠고 있어서 설정이 다소 뜬금없게 느껴지긴 했으나 에필로그를 읽으며 설정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윤동주 시인이 사촌 몽규와 친구 익환과 함께 서로 주고받은 영향과 그들의 우정, 용정을 떠나 평양으로 갔다가 다시 용정으로 돌아와서 연희 전문학교에 가기까지의 과정이 세세히 담겨있다. 윤동주 시인의 아버지가 시인의 길을 걷는 것을 반대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 수 있었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이 시인의 길을 선택한 윤동주 시인의 기개를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이제 몽규의 삶도 조금은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시를 숙명처럼 여기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간 윤동주 시인의 삶을, 시에 대한 그의 지난한 사랑을 느껴보시기를 바란다. 그의 시는 많이 알고 있지만, 그의 삶을 세세히 아는 이는 드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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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에 반하여 수전 손택 더 텍스트
수전 손택 지음, 홍한별 옮김 / 윌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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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은 무조건.... 다음 펀딩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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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임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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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소설은 총 3부로 이뤄져 있고, 야트게이르의 시점, 엘리아스의 시점, 프랑크의 시점으로 서술되어 있다. 소설의 시작은 야트게이르가 헐거워진 단추를 다시 달기 위해 실과 바늘을 사러 비에그르빈과 순을 방문하며 펼쳐진다. 그는 그곳에서 운명처럼 엘레네와 재회하게 되는데...

사실 욘 포세의 소설이 쉼 없이 이어지는 문장일 때가 많아서 이번 소설도 걱정하면서 펼쳤다. 그러나 걱정과 다르게 잘 읽히는 편이었다. 내 기준이지만, 욘 포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순한 맛으로 느껴졌달까.
이번 소설도 역시 쉼표로만 이어진 문장이지만, 읽기 힘든 정도는 아니다. 마치 소설 속 남자들이 엘리네에게 이끌린 것처럼, 독자도 문장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가 각자의 이름대로 살지 않고 있다는 것. 이들은 모두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간다. 불명확한 이름만큼이나 이들의 운명도 불확실하다. 야트게이르도 프랑크도 엘리네가 끼어든 삶대로 순응하며 살아간다. 마치 엘리네가 이끄는 대로 살아간 그들의 삶은 운명을 삶의 파도에 맡긴 채 흐름대로 살아가는 모습처럼 느껴진다.
이들이 크게 운명을 거스르지 않는 모습이 의지 부족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차피 삶이라는 게 주어진 몫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오늘도 우리는 그저 살아갈 뿐이니까.

욘 포세의 소설을 아직 입문하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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