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임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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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소설은 총 3부로 이뤄져 있고, 야트게이르의 시점, 엘리아스의 시점, 프랑크의 시점으로 서술되어 있다. 소설의 시작은 야트게이르가 헐거워진 단추를 다시 달기 위해 실과 바늘을 사러 비에그르빈과 순을 방문하며 펼쳐진다. 그는 그곳에서 운명처럼 엘레네와 재회하게 되는데...

사실 욘 포세의 소설이 쉼 없이 이어지는 문장일 때가 많아서 이번 소설도 걱정하면서 펼쳤다. 그러나 걱정과 다르게 잘 읽히는 편이었다. 내 기준이지만, 욘 포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순한 맛으로 느껴졌달까.
이번 소설도 역시 쉼표로만 이어진 문장이지만, 읽기 힘든 정도는 아니다. 마치 소설 속 남자들이 엘리네에게 이끌린 것처럼, 독자도 문장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가 각자의 이름대로 살지 않고 있다는 것. 이들은 모두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간다. 불명확한 이름만큼이나 이들의 운명도 불확실하다. 야트게이르도 프랑크도 엘리네가 끼어든 삶대로 순응하며 살아간다. 마치 엘리네가 이끄는 대로 살아간 그들의 삶은 운명을 삶의 파도에 맡긴 채 흐름대로 살아가는 모습처럼 느껴진다.
이들이 크게 운명을 거스르지 않는 모습이 의지 부족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차피 삶이라는 게 주어진 몫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오늘도 우리는 그저 살아갈 뿐이니까.

욘 포세의 소설을 아직 입문하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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