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엡스타인 사건의 피해 생존자인 저자가 남긴 회고록이다. 그의 과거부터 재판 이후의 과정까지가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다.이 책을 읽는 동안 괴롭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읽기를 멈출 수 없었다. 읽는 독자보다 이 사건을 회고하며 기록한 저자가 더 괴로웠을 테니까. 회고록에도 세세하게 나와 있지만 저자는 끔찍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이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어린 버지니아가 견디기에 너무 가혹한 일들이 많았고, 끝내 밝히지 않은 인물들의 추악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법정에 나서기까지의 과정, 길고 긴 법정 싸움까지 마친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제는 그녀가 평안을 찾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무엇보다도 피해자를 향한 서슴없는 비난을 퍼붓는 것은 서구도 비슷하구나 싶어서 놀랐는데 금전적 보상이 있다고 해서 일어난 폭력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그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피해자에게 남은 상흔은 평생 지울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으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저자의 시각에서 날카롭게 풀어낸 글이다. 글을 읽으면서 그의 통찰과 글의 날카로움에 감탄하면서 읽었다.<의대라는 성역>에서 언급한 의사들의 특권 의식, 정부가 재난을 대하는 태도를 꼬집는 <세월이 가면>, 여성 돌봄 노동의 문제의식을 들여다보는 <활 끝이 향할 곳>까지 굵직한 주제를 다룬 글마다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읽었다. 대체로 그의 글 대부분에 공감하면서 읽었지만, <탐욕스러운 돌봄>에서 ‘그들만의 리그’가 계층 간의 차이를 더 공고하게 만든다는 부분에 격하게 공감하며 읽었다.어떤 꼭지의 내용들은 속 시원하게 내 생각을 대변해 주는 것처럼 느껴져서 저자의 용기에 감탄하게 된다. 사실 그저 관망하듯 바라본 적이 있었던 일이라, 나의 분수에 맞춰서 소시민의 역할에 머물러 있었던 게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그들의 특권에 도전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으므로. 차별을 자각하면서도 바꿀 수 없는 현실 앞에 좌절하고 굴복해 왔던 것이다.그래서 저자의 글에 동의한다. 돌봄의 영역을 좁은 울타리로 가둘 것이 아니라 확대해야 한다는 것에. 더 이상 돌봄 문제를 개인과 가족의 문제로 국한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천주교 사제인 저자가 철학자들의 사상으로부터 죽음을 성찰한 내용을 책에 담았다.이 책을 읽으며 죽음에 대한 관점이 변하게 된 대목이 있다.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죽음에 대한 관점이다. ‘우리가 존재할 때는 죽음이 임재하지 않으며, 죽음이 와 있을 때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죽음은 살아있는 이들에게나 죽은 이들에게나 의미가 없다. 산 자에게는 의미가 없고, 죽은 자는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p.82)라는 문장이다. 죽음이 닥쳐왔을 때는 이미 나란 존재는 세상에 없으니,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으니까. 저 문장을 읽고 실체 없는 일을 두려워한 것은 아닐까. 잠시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태어난 이상 죽음은 피해 갈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기에 삶과 죽음은 세트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때로는 삶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매일의 순간이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졌으니까.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작가의 첫 장편 소설이라 무척 기대했다. 여태까지 보여준 작품들의 밝고 통통튀는 매력과 다른 반전이 있는 소설이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구름 위에 살고 있는 무허가 주택자들을 일컫는 <구름 사람들>은 무허가 판자촌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땅 사람들이 경제적으로는 부유하게 그려지지만, 그들은 하늘 아래에 존재하며 무허가 주택자들은 ‘구름’위에 산다. 가난한 이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살고 있는 것이 계급의 역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아마도 작가가 의도한 설계가 아닐까.이 소설에는 이전 작품들과 다르게 밝은 분위기도 없고, 행복한 이들도 없다. 나는 늘 작가의 작품에서 잃어버린 인류애를 되찾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사랑을 보기 어렵다.주인공 오하늘의 삶은 구름처럼 핑크빛이 되지 못한다. 나는 마지막까지도 하늘의 삶이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적어도 돈 때문에 불행하지 않을 수 있다면 불행과는 멀어진 게 아닐까. 자본주의 사회에 절여진 나는 돈으로 적어도 다른 기회를 선택해 볼 수 있는 하늘의 삶이 조금은 불행과 멀어졌다고 생각한다.태어남을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처럼. 가난도 선택하는 것이 아닌데, 왜 가난은 개인의 탓이 되었을까. 이 소설을 읽으며 마주하게 된 질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영화 개봉 기념으로 특별판이 출간되어 이참에 재독도 할 겸 읽었다. 사실 처음 읽을 당시 나의 빈약한 상상력 탓에 로키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아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시 읽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처음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책처럼 읽혔다. 이 소설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인류를 구하기 위해 자살 미션을 수행하게 되는 그레이스의 우주 여행기라고 할 순 있겠지만! 서사가 쌓이는 과정이 재밌다.과학 선생님이었던 그레이스가 어떤 이유로 소환되어 우주에서 로키를 만난 것까지는 기억이 선명한데 세부 내용이 가물가물했다. 이번에 도입부를 다시 읽을 때는 이 책이 이렇게 시작했던가? 싶어서 새로웠고 (난 전에 대체 뭘 읽은 걸까 의문을 품게 돼....) 순식간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남자가 의식을 되찾고 서서히 기억의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달까.물론 여전히 내 상상력은 빈약하지만, 첫 독서와 다르게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틈틈이 과학서를 읽었던 게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는 결말이 이랬나 싶어서 새로웠는데 (결말이 전혀 생각 안 났음) 너무 미국적인 결말이라는 느낌은 있다. 그래서 더 영상화하기 좋았을 것 같기도. 내가 상상한 매운맛 결말이었다면, 절대 잊지 못할 결말이 되었을 것 같긴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레이스 당신 너무 F야. 그만 울어......(이상 T인간의 생각)아무튼 재미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