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크라스나는 제국인의 포로가 되어 하얀 외계인들과 전쟁을 벌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뜻밖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처음에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웠다. 하얀 외계인과의 전쟁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아서 상상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을 밝혀둔다. 이것은 나의 부족한 상상력 때문이라 작가의 필력과는 별개 문제라고 봐야겠지만. 그럼에도 중도에 하차하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그리는 여성 등장인물들의 강인함 때문이랄까. 저자의 작품 속 여성들은 대체로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인물이 아니라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이해하기 어려웠던 서사는 후반에 뜻밖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퍼즐이 맞춰진다. 그리고 작가의 말까지 읽고 나야 이 소설의 조각이 완성된다고 본다. 특히 저자가 등장인물 이름의 기원을 설명해 준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됐다. 이 소설을 쓰게 된 이유까지도 알게 되어서 이 책은 꼭 작가의 말까지 읽어 보기를 권한다.평범한 한 사람이 다른 이와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는 구원 서사를 담고 있지만, 이 이야기가 특별한 건 다른 이와 연대를 이어가는 저자의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저자의 작품 <유원>을 인상 깊게 읽어서 이번 작품도 기대가 컸다. 그리고 역시나 그의 글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약속이라는 믿음을 배반하는 주제들이 담긴 이번 소설집은 대체로 서늘하고, 찝찝한 기운으로 가득하다. 맹목적인 믿음에 생기는 균열을 그린 <사망 권세 이기셨네>와 사소한 거짓말이 불어나 믿음이 깨져버리는 순간을 담은 <회생>, 할머니가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오천만 원을 자신이 놓쳐버린 가능성으로 치환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담은 <반의반의 반>속 인물들의 내면을 마주하는 순간들이 묘하게 불쾌하면서도 싫지 않다고 해야 할까. 얄팍한 믿음이 깨지는 순간과 손바닥 뒤집듯 전복되는 관계를 그려내는 저자의 글은 거침이 없다. 기만과 배신의 나열을 보며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그들의 상황에 묘하게 빠져들게 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의심의 순간에 놓여 본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 아닐까.가장 좋았던 작품은 오래전에 읽은 <유원>과 비슷한 느낌을 받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이었다. 슬픔을 성실하게 감당하기로 했다는 이모의 발언을 보면서 고통을 회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좋았다. 나에게는 처음부터 마지막 작품까지 무엇 하나 버릴 게 없었던 소설집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여자 친구에게 재산을 일부 상속하겠다는 유언장을 남기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동생과 그런 동생의 유언장 내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세쓰나를 만나게 되는 가오루코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생각보다 소설은 잘 읽혔지만, 인물이 입체적이지 않고 불필요한 묘사가 너무 세부적이라는 느낌이 순간순간 들었다. 특히 시대착오적인 발언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 게 거슬리는 지점이었달까. 다만 이런 부분은 내가 일본 문화에 관심이 없다 보니 여전히 남성 중심 문화가 팽배한지 알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건 그래서 논외로 해야 할 듯.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착각에 가까운가를 생각하게 됐다. 동생의 죽음에 다가가면서 밝혀지는 이야기들은 가오루코는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었으니까. 사실 우리는 가족을 제일 가깝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족에 대해서 온전히 알지 못한다. 때로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가족일 때도 많으니까. 그래서 오히려 나는 가족 구성원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일인가를 돌아보게 됐다.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은행잎3기 #은행잎서재 #아베아키코 #카프네 #일본서점대상1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건희는 유나의 일 때문에 SNS 익명 계정 ‘햇빛초 대숲’을 삭제했다. 그런데 햇빛초 대숲 계정이 다시 등장했다니!? 이 계정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일까?이 소설은 가짜 소문, 친구들과의 관계, 학교 폭력 등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그려낸다. 더군다나 SNS에서 쉽사리 퍼지는 허위 사실의 위험성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유익했다. 특히 생각할 지점이 많았던 부분은 바로 건희의 이야기였는데, 이 주제를 놓고 아이들과 토론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건희는 친구들의 부추김으로 학폭 가해자가 된 경우였다. 물론 건희는 과거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잘못한 친구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 하지만 건희로 인해서 힘들었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쉽게 용서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지점에서 조금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어린 나이이고,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에 휩싸여 아이들을 괴롭히는 어리석은 판단을 저질렀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괴롭힘에 시달린 아이의 상처는 평생 따라다닐 수도 있을 텐데 ‘내 아이가 당했어도 소설 속의 건희처럼 쉽게 용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의 생각을 토론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이전 작품을 읽지 않아서 건희가 어떤 아이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건희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는 점이 좋았고, 상처받은 아이의 시점이 조금 더 자세하게 나왔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 토론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주제인 것만은 확실하다. 학급 도서로 추천하기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반대편 사람 주의>에 나오는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이라면, 중년의 나이를 맞은 주인공들이 등장한다는 것과 죽음의 충동이 이들과 함께한다는 것 아닐까. 그래서일까. 이들의 삶은 딱히 활기 있지 않으며, 어둠 속에 침잠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양지와 종소의 이야기가 겹치는 <빗방울 하나 마른잎을 두드리네>와 종소의 이야기 <절차>가 가장 마음에 남는 단편이었다. 특히 양지가 길에서 만난 낯선 이들을 관찰하고, 그들을 묘사하는 부분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들은 누구보다 죽음의 충동을 쉬이 느끼면서도, 타인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세상에 붙들려 있는 사람들 중 하나다. 그러니까 죽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저 사람을 혼자 둘 수 없어서 죽을 수 없는 상태랄까. 그러니 죽음의 반대편, 생의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이 세계에 붙들려 있는 이들의 삶이 담겨있다. 소설에도 나오는 표현을 빌리자면,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살게 하는 내용’(p.275)이 담긴 소설집이라고 볼 수 있겠다.삶이 위태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특히 중년의 불확실함은 더 위태로울 수밖에 없을 터. 무언가를 이루지 못한 사람들, 여전히 삶이 실패한 것처럼 느껴지는 이들의 이야기라서 더 진실되게 읽힌다고 해야 할까. 낙관만으로 가득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이들의 삶이 더 현실처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