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 크기
이희영 지음 / 허블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했던가. 서른한 살이 된 설우는 갑작스럽게 권고사직을 당하고, 결혼을 약속한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받는다. 그렇게 설우는 인생의 경로를 수정하게 되는데...

흘러가는 대로 살아왔고, 무엇 하나 욕심내지 않았던 설우가 조금씩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과정이 담겨있다. 사실 설우가 자기 내면에 신경 쓰지 않고, 욕심도 부리지 않는 성향이 되어버린 이유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그런 상황이 되어보지 않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긴 하지만, 조금 과한 죄책감처럼 느껴지긴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설정 자체의 개연성은 부족하다 싶었는데 저자의 문장이 좋아서 그 문장의 힘으로 읽을 수 있었다.

행복의 반대는 불행일까? 설우는 행복의 반대는 안 행복이라고 말한다. “삶이 행복 추구가 아닌, 안 행복의 안의 크기를 조금씩 줄여 나가는(p.164)”것이라고. 종종 사회가 행복 강박을 느끼게 만드는 것 같은데 그런 강박을 부수는 말이라 좋았다. 우리는 행복하지 않은 상태를 크나큰 불행처럼 여길 때가 많으니까. 조금씩 안의 크기를 줄여 나가기만 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활강 텍스트T 17
지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를 꿈꾸던 우희는 경기 도중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그래도 스키를 포기할 순 없다. 우희는 시각 장애인 스키 선수로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기로 한다. 다만, 패럴림픽에 나가려면 선수에게 필요한 가이드 러너를 구해야 한다. 그런 우희 앞에 선수 시절 라이벌이었던 예리가 나타나는데....?

저자가 드라마 각본을 집필해서일까. 소설의 모든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새하얀 설원 위를 시원하게 활강하는 예리와 우희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달까.

이 소설은 예리와 우희가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한 팀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무엇보다 시련이 찾아와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우희의 모습이 멋지고 부러웠다. 나는 무언가를 그렇게 반짝이도록 좋아한 적이 있었던가 싶어서.

내가 우희라면, 도전을 멈췄을 것 같다. 그렇게 용감한 결정은 내리지도 못했을 거고. 그래서 대리만족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두 사람의 빛나는 앞날을 응원하면서. 아마도 우희라면 반드시 그 꿈을 이루지 않았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정 너머 한 시간
헤르만 헤세 지음, 신동화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아홉 편의 짧은 소설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데미안』의 씨앗이 된 몽상과 현실의 경계에 새겨진 이야기라는 홍보 문구에 걸맞게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글이 많았다.

첫 단편 <섬 꿈>의 숲의 묘사가 상세해서 뛰어나다고 느껴졌고, 상징적 의미들을 볼 때는 데미안과 같은 결처럼 느껴졌다. <게르트루트 부인에게>를 읽을 때는 단테의 작품을 오마주한 건가 싶었으나 내가 단테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어서 알 길이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고, (누구 읽으신 분...) <왕의 축제>는 약간 환상 동화 같은 느낌이 나기도 했다.

헤세가 산문, 소설, 동화와 환상 문학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해서일까. 이 소설집에 있는 내용들도 어떤 면에서는 산문 같고, 때로는 환상 소설 같고, 어떤 면에서는 동화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묘사가 가장 좋았던 단편은 역시 <섬 꿈>이었다. 분량도 가장 길고. 그렇지만 내가 완전히 이해했다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그의 은유와 상징을 다 알기엔 나의 문학적 소양이 너무나 부족한 것 같은 느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 시야를 열어주는 휴머니즘의 대답들
앤드루 콥슨 지음, 허성심 옮김 / 현암사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이 책은 팟캐스트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 인물들의 인본주의적 세계관을 논하고 있다. 책의 1부는 이성과 과학, 그리고 진리에 관한 내용을 2부에서는 사랑, 존중, 그리고 공감에 관한 내용을 3부에서는 자유, 평등, 그리고 정의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팟캐스트 대화를 토대로 엮은 책이라서일까. 강의를 듣는 것처럼 잘 읽힌다. 우선 인본주의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정확한 정의를 알지는 못했던 터라 인본주의가 인간 중심 사상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서 설명하는 인본주의 세계관은 내가 생각한 내용이 아니다. 이들이 전체적으로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는 하나다. 양극단의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방을 향한 공감 능력을 키우고, 서로 협력하며 폭력과 편견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보적 가치와 태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수 있었고, 평등과 공정함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영국인의 시선에서 그들의 정치적 상황이나 브렉시트 이후를 바라보는 의견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너무 이상적인 것 같지만, 케이트 피킷의 말을 인용하자면 ‘그래도 우리는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격차를 줄이고 더 많은 평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 있(p.386)다.’ 그러니 완벽하지 않아도 우린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고, 미래의 인류가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가게 할 수 있는 일일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년 동주 창비교육 성장소설 15
정도상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기를 맞아 시인의 청소년기를 담은 소설이 나왔다. 프롤로그의 시작이 시간여행이라는 환상성을 띠고 있어서 설정이 다소 뜬금없게 느껴지긴 했으나 에필로그를 읽으며 설정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윤동주 시인이 사촌 몽규와 친구 익환과 함께 서로 주고받은 영향과 그들의 우정, 용정을 떠나 평양으로 갔다가 다시 용정으로 돌아와서 연희 전문학교에 가기까지의 과정이 세세히 담겨있다. 윤동주 시인의 아버지가 시인의 길을 걷는 것을 반대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 수 있었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이 시인의 길을 선택한 윤동주 시인의 기개를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이제 몽규의 삶도 조금은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시를 숙명처럼 여기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간 윤동주 시인의 삶을, 시에 대한 그의 지난한 사랑을 느껴보시기를 바란다. 그의 시는 많이 알고 있지만, 그의 삶을 세세히 아는 이는 드물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