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카베 악바르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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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사이러스는 엄마의 죽음 이후, 의미 있는 죽음에 집착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해군 함정의 격추로 인한 비행기 사고로 생후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엄마를 잃고 쭉 아버지와 살아야만 했으니까. 죽음에 대해 계속된 그의 생각은 오르키데의 ‘죽음-말’ 전시로 그를 이끌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이 너무 허망한 것이었기에 사이러스는 삶의 허무를 이겨내지 못하고, 늘 죽음에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그의 관점에서 허무한 죽음처럼 무의미한 것은 없었기 때문에 그는 끝없이 의미 있는 죽음을 갈망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오르키데와의 만남은 그 인생의 큰 전환점을 그리게 되는 하나의 사건이다. 오르키데와의 만남 이후에 비로소 죽음을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죽음의 의미 부여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는 사이러스와 질문을 공유하게 된다. 인간에게 죽음은 필연적인 일일 수밖에 없는데, 과연 의미 있는 죽음이라는 게 있을까. 그 질문을 곱씹다 보면, ‘어떤 죽음을 맞이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 듯하다. 결국 답은 삶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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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 2 텍스트T 15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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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제성은 희원을 구한 일로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되고, 이는 진종기의 시기를 불러온다. 그렇게 진종기와의 원치 않는 내기가 시작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담겨 있다.


저자는 학폭 문제만이 아니라, 딥페이크 영상 문제를 소재로 넣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명백한 범죄라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아무래도 딥페이크 영상이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식 개선을 위해 책의 소재로 차용되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책에서 다루려는 소재가 다문화가정, 친구들 사이의 은따, 학폭, 딥페이크 문제까지 너무 많은 이야기를 짧은 내용에 다루려다 보니 1편에 비해 조금 산만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확실하게 한 소재만 집중적으로 다루었어도 충분했으리라 보인다.


1편을 안 읽고 봐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지만, 이전 작품과 등장인물이 이어지므로 내용 이해도를 높이려면 1편을 읽고 보기를 권한다. 조금 더 권선징악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던 소설이었다. 마무리로만 봤을 때는 3편도 나올 것만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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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10만 부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양장)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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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표제작인 <저주토끼>로 강렬하게 시작하는 소설집으로 총 열 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가장 여운이 짙었던 소설은 마지막에 배치된 <재회>였다. 전쟁을 겪고 살아남은 세대에게 남겨진 상흔은 남겨진 이들의 미래까지도 과거에 묶어버린다.

<몸하다>는 아버지가 있는 가정에만 정상성을 부여하는 사회의 시선을 비트는 것 같아서 좋았고, <안녕, 내 사랑>은 편리함을 이유로 모든 것을 쉽게 버리고, 쓰레기로 만드는 인간의 이기적인 행태를 고발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


담긴 단편이 대체로 기괴하다. 그러나 정말 기괴한 것은 인간이지 않을까. 그저 탐욕(금)을 위해 동물이건 사람의 목숨이건 우습게 여기는 <덫>에 등장하는 인간, 누군가의 안위를 위해 타인의 목숨을 제물로 바치는 <흉터>의 인간, 황금이 탐나 전쟁도 불사하는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속의 인간, 그들의 모습이 오히려 존재하지 않는 ‘그것’들보다 더 끔찍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타인의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기원하는 사람(P.37)이 보이지 않는 영혼보다 더 무섭고 끔찍하다. 자신이 만들어낸 오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을 응시하게 되는 소설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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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나들이 문해력 편 - 단어 한 끗 차이로 글의 수준이 달라지는 우리말 나들이
MBC 아나운서국 엮음, 박연희 글 / 창비교육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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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지난번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도 유익하게 읽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자주 헷갈리거나 틀리는 표현을 다룬 만큼 이번 문해력 편도 유익했다. 1장은 비슷하지만, 뜻이 다른 표현을 다루고, 2장은 일상에서 굳어져 잘못 알고 있는 표현을, 3장은 문해력과 문장력을 높여줄 수 있는 표현을 다룬다.


1장의 표현에서 다루는 표현 중에 나한테 가장 낯설었던 표현은 ‘벼리다’였다. ‘벼르다’라는 표현은 익숙하지만, ‘벼리다’라는 표현은 자주 활용하지 않아 낯설었다. 2장은 잘못된 표현을 너무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이 책을 통해 바로잡게 된 단어가 많았다. 내가 헷갈린 표현들은 다음과 같다.

과반수를 넘었다는 겹말이라 잘못된 표현이다. 과반수를 차지하다, 혹은 획득하다. 얻다로 써야 옳다. 그렇다면 여러분도 맞춰보시라.


1. 변죽이 좋다 VS 반죽이 좋다

2. 밥 한번 거하게 VS 밥 한번 건하게

3. 분에 못 이겨 VS 분을 못 이겨

4. 빈정상하다 (O/X)

5. 쓰잘데기 VS 쓰잘머리

6. 염치 불구하고 VS 염치 불고하고

7. 자문을 구하다 (O/X)

8. 천생 가수 VS 천상 가수


3장에서는 자주 실수하는 ‘피로 회복’이라는 표현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짚어준 부분이 머릿속에 확실히 남았다. 회복하다는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다’라는 의미로 피로를 회복한다는 건 맞지 않는 표현이다. 따라서 피로는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해소해야 하는 것이고, 회복을 쓰고 싶다면 원기 회복을 사용하는 게 바른 표현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우리말을 바르게 쓰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과 문해력 편을 살펴보시길 바란다. 생각보다 잘못 알고 있는 표현이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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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날들
조 앤 비어드 지음, 장현희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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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표제작보다는 앞에 배치된 단편이 더 좋았다. 반려견 ‘셰바’의 마지막을 담은 <마지막 밤>, 고양이 ‘투’를 살리려고 화재가 난 집에서 뛰어내린 워너의 이야기 <워너>, 암 선고 이후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셰리의 이야기 <셰리>까지가 읽기 수월했다.


담긴 작품의 공통점이라면, 이야기 속에 죽음이 꼭 등장한다는 것과 묘사된 인물의 대부분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는 것이다. 앞에 언급한 단편 외에 나머지 단편들은 의식의 흐름대로 서술되기 때문에 시점이 자유분방해서 서술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여태까지 읽은 의식의 흐름 기법은 순한 맛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의식의 흐름 기법 중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게 느껴졌다. 집중력이 낮을수록 집중하기 힘든 문장 구조라는 건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에 소설과 에세이를 동시에 싣는 파격적인 설정이라고 하지만, 이미 리디아 데이비스 작가가 그걸 해내지 않았나. 소설과 산문을 넘나드는 글쓰기로 이야기집을 펴낸 리디아 데이비스의 글이 조금 더 나의 취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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