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카베 악바르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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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사이러스는 엄마의 죽음 이후, 의미 있는 죽음에 집착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해군 함정의 격추로 인한 비행기 사고로 생후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엄마를 잃고 쭉 아버지와 살아야만 했으니까. 죽음에 대해 계속된 그의 생각은 오르키데의 ‘죽음-말’ 전시로 그를 이끌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이 너무 허망한 것이었기에 사이러스는 삶의 허무를 이겨내지 못하고, 늘 죽음에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그의 관점에서 허무한 죽음처럼 무의미한 것은 없었기 때문에 그는 끝없이 의미 있는 죽음을 갈망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오르키데와의 만남은 그 인생의 큰 전환점을 그리게 되는 하나의 사건이다. 오르키데와의 만남 이후에 비로소 죽음을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죽음의 의미 부여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는 사이러스와 질문을 공유하게 된다. 인간에게 죽음은 필연적인 일일 수밖에 없는데, 과연 의미 있는 죽음이라는 게 있을까. 그 질문을 곱씹다 보면, ‘어떤 죽음을 맞이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 듯하다. 결국 답은 삶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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