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담긴 작품이 다 좋았지만, 인상 깊었던 작품은 잔잔한 혜숙의 일상과 그리움을 담은 <겨울 정원>, 불규칙하고 제멋대로인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건 자신이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해준 <조금 뒤의 세계>, 사랑하는 상대를 알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보여주는 <사랑 접인 병원>, 갑작스럽게 만난 조카와의 만남을 담은 <그동안의 정의>였다.가장 기대한 작품이 임선우 작가의 <사랑 접인 병원>이었는데 이번에는 또 어떤 상상력을 담아냈을까 궁금했다. 타인과 감정을 교류하는 일이 결국 또 다른 나를 만나는 문이 열리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았고, 마무리까지 말랑말랑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이런 말랑말랑한 마음은 <그동안의 정의>로 이어졌다.<그동안의 정의>의 담담한 문장 속에서 나는 어쩐지 애틋함을 읽었다. 조카의 얼굴에서 자신과 닮은 부분을 마주하는 모습, 조카와 일상을 보내는 모습에서 자꾸만 마음이 애틋해졌다. 서로 궁금해하지 않던 남매간의 관계와 다르게 윤현수에게는 ‘아쉽거나 미안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p.196)는 생각이 드는 이유를 너무 알 것만 같아서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왠지 나는 슬픔이 느껴졌다.어쩌면 고모라는 위치 때문에 더 정의의 감정에 공감했을지도 모른다. 정의와 현수의 모습에서 자꾸만 나의 조카를 떠올리게 됐으니까. 그래서 내 마음에 가장 들어온 작품이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원래 알던 작가들의 글도 다 좋았지만, 최예솔 작가를 발견하게 되어 나에겐 의미가 깊었던 작품집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어렸을 때는 그랬던 것 같다. 주변에 친구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친구들의 모임에 빠지게 되면 너무 서운했다. 혹시 그룹에서 나만 따돌리는 건가 싶어서 소외감을 느낀 적도 있었다. 그랬던 나에게 누가 이런 책의 내용을 알려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모두와 친할 필요도 없고, 내가 좋아하는 만큼 상대방이 나를 안 좋아할 수도 있고, 친구의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와 잘 맞는 친구가 한 명만 있어도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어릴 때의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지 모를 조카를 위해서 더 꼼꼼하게 읽었다. 이런 눈높이 교육이 이뤄진다면 어린이의 사회생활도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친구와의 관계가 중요할 나이인 아이들이 읽기에 너무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조카에게도 선물해야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저자가 열두 명의 고대 철학가에게서 배운 삶의 자세를 지금의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내용으로 재해석했다. 고대 그리스 이야기를 즐겨 읽은 사람이라면 조금 더 친근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고대 그리스 이야기에 큰 관심이 없던 터라 배우는 느낌으로 읽었다.맥락을 이해할 수 있어야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상대를 존중한다면 듣기 좋은 소리만 할 게 아니라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책을 통해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기에 보다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 사실이라고 믿고 싶은 것만 믿지 않아야 할 것을 이야기하는 내용들에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가장 좋았던 부분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다룬 꼭지였다. 나는 자기 객관화는 잘 되지만, 그것이 늘 자기비판으로 끝나버리는 게 문제였는데 저자는 바로 그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과 끝없는 대화를 통해 자기를 성찰하고, 그것이 곧 자기완성으로 이어져야 한다는데 과연 죽을 때까지 자기완성을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결국 삶의 답을 찾아가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저자의 말이 그래서 더 와닿는다.삶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람에게 오랜 인생 선배들이 해준 쓴소리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실천은 각자의 몫이지만... (그게 제일 어려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처음에 아이와 엄마가 그려진 표지만 보고 엄마와 아이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인 줄 알았다가 내용 읽으면서 마음이 슬퍼졌다.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모든 순간을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이 따듯한 그림과 함께 담겨 있어서 잔잔한 감동을 준다. 특히 물망초를 들고 있는 엄마의 모습은 독자의 마음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물망초의 꽃말이 ‘날 잊지 마세요’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더욱 슬펐달까.짧은 그림책으로 엄마의 사랑을 단단히 느끼게 되었다. 그림만으로도 마음을 일렁이게 만드는 따듯한 책이었다. 특히 마지막 세 사람의 손이 너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외국인 유학생으로 만난 마누와 아시아는 모국이 아닌 곳에 정착했다. 소설은 아시아의 관점에서 이들의 삶을 그려낸다.낯선 타국에서 정착한 아시아와 마누는 충분한 일상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이방인이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끝없이 새로운 집을 찾아다닌다. 그 모습이 마치 겉돌 수밖에 없는 이방인의 삶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직업이 다큐멘터리 감독인 아시아는 공원을 방문하는 불특정 다수를 인터뷰하며 다큐멘터리를 완성해 간다. 공원이라는 공간이 내게는 마치 ‘모두에게 열린 공간’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방인과 현지인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가 여행자처럼 느껴질 수 있는 열린 공간처럼 보였다. 그래서 아시아가 현지인에게 특별해 보이지 않는 공원을 선택한 게 아닐까 싶었다.모국을 떠나 정착하는 삶은 영원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계속 새집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이들의 공허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영원히 나에게는 낯선 공간일 수밖에 없고, 안락한 공간은 마치 이곳에는 없다는 듯이.그러나 아시아는 결국 ‘겉보기엔 다양해 보여도 결국 살아가는 방식은 하나뿐이라는 사실’(p.190)을 열려있는 공간인 공원에서 깨닫게 된다.타국에서 사는 낯선 이들의 허전함을 섬세한 문장으로 다룬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인상적인 문장을 많이 만나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저자의 다른 소설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