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빅터 D. O. 산토스 지음, 안나 포를라티 그림, 신수진 옮김 / 초록귤(우리학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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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처음에 아이와 엄마가 그려진 표지만 보고 엄마와 아이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인 줄 알았다가 내용 읽으면서 마음이 슬퍼졌다.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모든 순간을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이 따듯한 그림과 함께 담겨 있어서 잔잔한 감동을 준다. 특히 물망초를 들고 있는 엄마의 모습은 독자의 마음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물망초의 꽃말이 ‘날 잊지 마세요’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더욱 슬펐달까.

짧은 그림책으로 엄마의 사랑을 단단히 느끼게 되었다. 그림만으로도 마음을 일렁이게 만드는 따듯한 책이었다. 특히 마지막 세 사람의 손이 너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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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 지음, 노진선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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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으로 만난 마누와 아시아는 모국이 아닌 곳에 정착했다. 소설은 아시아의 관점에서 이들의 삶을 그려낸다.

낯선 타국에서 정착한 아시아와 마누는 충분한 일상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이방인이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끝없이 새로운 집을 찾아다닌다. 그 모습이 마치 겉돌 수밖에 없는 이방인의 삶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직업이 다큐멘터리 감독인 아시아는 공원을 방문하는 불특정 다수를 인터뷰하며 다큐멘터리를 완성해 간다. 공원이라는 공간이 내게는 마치 ‘모두에게 열린 공간’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방인과 현지인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가 여행자처럼 느껴질 수 있는 열린 공간처럼 보였다. 그래서 아시아가 현지인에게 특별해 보이지 않는 공원을 선택한 게 아닐까 싶었다.

모국을 떠나 정착하는 삶은 영원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계속 새집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이들의 공허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영원히 나에게는 낯선 공간일 수밖에 없고, 안락한 공간은 마치 이곳에는 없다는 듯이.
그러나 아시아는 결국 ‘겉보기엔 다양해 보여도 결국 살아가는 방식은 하나뿐이라는 사실’(p.190)을 열려있는 공간인 공원에서 깨닫게 된다.

타국에서 사는 낯선 이들의 허전함을 섬세한 문장으로 다룬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인상적인 문장을 많이 만나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저자의 다른 소설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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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보이는 일기장
고혜원 지음 / 다이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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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예윤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새 일기장을 발견한다. 놀랍게도 그 일기장은 미래를 보여주는 일기장이었다. 예윤은 일기장에서 발견한 대출증에 적힌 규칙대로 날짜를 써넣어 본다. 그리고 다음 날 일기장에 써진 대로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내 삶의 중요한 순간을 미리 알았다면 어땠을까. 이런 상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런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예윤은 일기장을 통해 미래를 확인한 뒤 일어날 일의 흐름을 크게 바꾸지 않는 선에서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단순히 흥미 위주의 가벼운 소설인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저자는 아이들의 삶을 통해 그들이 가진 고민을, 당면한 문제들을 균형 있게 풀어낸다.

예윤, 수연, 아현을 보면서 순간순간 나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그래서 어느 순간은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고, 그들의 심정이 이해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솔직하고 용감한 모습이 부럽기도 했고.

저자는 아이들이 겪는 불안,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잘나가는 무리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은 마음을 탄탄하게 담아냈다. 불확실하고 흔들리는 시기의 내면이 잘 드러나는 소설이었다. 거기에 쫄깃한 사건들이 더해지며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결말까지 단숨에 달려가게 되었달까.

예윤이를 보면서 다시금 느낀다. 힘들 때는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 또한 용기라는 사실을,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나라는 사실도. 그러니 자신을 조금 더 믿어 보는 건 어떨까? 내 삶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건 바로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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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소녀 진초록
강이라 지음 / &(앤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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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초록은 아토피가 심한 언니 아름으로 인해 비자발적 비건 식단을 하고 있다. 초록은 고기를 좋아하는데 아름 때문에 못 먹는 것 같아 억울하기만 하다. 오리진은 ‘고기 없는 월요일’ 식단을 위해 매일 급식실 앞에서 캠페인을 한다. 초록은 그런 오리진이 흥미롭다.

가족구성원이 자신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는 것에 대한 섭섭함과 소외감, 그로 인한 반감까지 초록의 마음이 잘 그려져 있다. 초록이 생일날 섭섭함을 토로할 때는 독자인 나까지도 초록의 엄마에게 서운해졌달까. (같은 자식인데 좀 위해주시지..) 소설은 친구와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비건 지향에 대한 고민까지 조화롭게 담아낸다.

이 소설의 특징은 소설 속에서 또 다른 사극 판타지 소설 ‘비건 기미나인 송시내’가 진행된다는 것인데 그 내용이 의외로 재미있다. 웹소설은 유치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그 편견을 지워버리게 했달까. (나 웹소설 좋아하네...?)

표지만 봤을 때는 소설의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웠는데 기대보다 훨씬 재밌게 읽었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흥미로운데 청소년들은 더 흥미롭게 읽지 않을까. 적절한 주제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잘 엮어낸 소설이라 접근성이 쉬운 소설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단, 소설 속에 음식 이야기가 많이 나오므로 밤에는 읽지 않기를 권한다. (마라 두부버거 레시피 작가님 혼자만 알기 있냐고요. 레시피를 공개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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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쳐가고 있는 기후과학자입니다 - 기후 붕괴 앞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
케이트 마블 지음, 송섬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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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저자는 기후 과학자로서 기후 위기의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며, 기후 위기의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이 책의 좋은 점이라면, 무분별하게 통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닐까. 오로지 과학적인 근거와 과거의 자료,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학술적 근거만을 전달할 뿐이다. 그래서 독자가 통계의 함정을 의심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훌륭했다. (사실 통계 수치가 범벅인 책들은 조금 의심하게 됨)

저자가 기후 위기 부정론자들이 어떤 거짓 시나리오를 가지고 여론을 선동하는지 사례를 보여주면서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도 속이 시원시원해지는 느낌이라 좋았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거나, 위험물을 팔지 않도록 다른 사업 모델로 나아(p.83)’가야 할 것이라는 주장은 당연한 이야기인데도 속이 시원해졌다.

저자는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은 없다고 말한다. 변화는 이미 일어났고, 해피엔딩은 없다고 냉정하게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포기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가 기후 위기의 책임을 느끼고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을 냉철하게 말하고 있을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과학은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는 방법을 명확히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실천할 일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냉철한 분석으로 기후 위기 상황을 명확하게 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이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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