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
앨러스테어 레이놀즈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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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사일러스 박사는 보조외과의로 데메테르호에 승선한다. 토폴스키 대장이 찾고 있는 구조물로 향하는 그들의 여정은 매번 사일러스의 죽음으로 끝난다. 다시 꿈에서 깨어난 사일러스는 또다시 구조물로 향하게 되는데.. 이 반복되는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일러스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너무 흥미로웠다. 마치 영화 「인셉션」을 연상하게 만드는 내용이라, 꿈속의 꿈인가? 본인이 쓴 소설인가? 막 온갖 상상을 다 하다가 사일러스의 정체가 드러난 뒤 오히려 흥미를 잃었다. 내가 상상한 방향이 아니라서 기대에 못 미친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놀랍지도 않았다. 그냥 머릿속에 물음표만 뜨는 상태였달까.

사일러스의 정체가 밝혀진 바와 같다면, 뒤팽이 이용되어야 할 이유의 개연성이 부족해 보인다. 아니... 네가 더 똑똑하지 않니...?🤷🏻‍♀️

사일런스의 정체가 이 책의 킥이라면 킥일 텐데 너무 기대하지 않으면 괜찮을 수 있고, 「인셉션」 같은 세계관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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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퍼시벌 에버렛 지음, 송혜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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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노예 제도가 있던 시기의 이야기로 흑인 노예 제임스의 탈출기가 담긴 소설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소설이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짐’의 시선으로 재해석했다는 것이다.

제임스는 자신이 살던 곳을 ‘지옥’이라고 표현한다. 무언가를 누릴 권리도, 삶을 선택할 자유도 없는 이 땅은 그에게 어딜 가도 지옥일 뿐이다. 누군가의 소유물이 되어버린 삶에 허락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이 소설에서 중요한 점은 흑인 노예인 제임스가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이다. 언어의 사용은 권력과도 같았던 시기에 흑인 노예가 글을 안다는 사실은 백인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제임스는 이 사실을 숨긴 채 백인들 앞에서 파괴된 문법과 언어로 말한다. 그러니까 ‘언어’가 삶의 무기로서 작용한다는 사실을 제임스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종이와 연필을 목숨처럼 귀하게 여긴다. 도망자로 살면서도 꼭 몸에 지니고 있으려고 했던 것이 바로 연필과 종이였으니까.

노예 신분으로서의 처절한 삶은 제임스의 입을 통해 여러 번 서술된다. 가장 슬픈 말은 “우리가 있는 곳이 어디든 거기가 그냥 우리가 있는 곳이에요.(p288)"라는 문장이었다. 자유가 없는 그들에게 갈 수 있는 곳은 오로지 노예제가 있는 곳일 뿐이니까.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은 특별하다. 그는 “나를 둘러싼 세계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p126)”이며, 실제로도 이름을 가진 ‘인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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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더 성장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모닝 필사 - 잰느미온느 이재은이 뽑은 응원의 문장들
이재은 지음 / 책깃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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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저자의 지친 마음을 일으켜준 문장들로 채워진 필사책이다. 펼치기가 불편한 책은 필사할 때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런 단점이 보완되어 180도 펼침이 가능한 사철 제본이라는 점이 좋았다. 물론 사철 제본이어도 뒤로 갈수록 부피감이 안 맞아서 쓰기 어렵긴 하다. 이건 어쩔 도리가 없다.

그리 길지 않은 문장들로 이뤄져 있어서 필사의 부담도 적고, 다양한 문장을 만나볼 수 있다. 매일 아침 문장을 쓰면서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저자가 엄선한 문장들이라고 하니,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필사해 보자.

한 페이지씩 꾸준히 작성하다 보면, 당장의 큰 변화는 없더라도 마음의 평화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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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의뢰: 너만 아는 비밀 창비교육 성장소설 14
김성민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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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고민 해결 사이트에서 일어나는 파편적인 사건들과 중학생 해민과 도경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서술된다. 이러한 사건들이 등장인물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을 때쯤 고민 해결 사이트에 해민과 연관된 사건이 의뢰된다.

타인의 고민을 들어주는 사이트라고 하면 선의로 가득해야 할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해당 사이트에 올라오는 고민은 ‘악의’로 가득하다. 이 소설은 타인을 돕는 선의가 악의적인 일에 이용된다면 얼마나 폭력적인 결과를 낳는지 보여준다. 채팅방에서 이뤄지는 이들의 대화는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일마저도 가볍게 여기기에 끔찍하다. 목적 달성을 이루려는 이들의 대화가 서늘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해민과 도경, 주영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서늘한 기운을 떨쳐내게 된다. 해민과 도경이 뜻밖의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질투하는 주영, 자신의 비밀을 주영에게 터놓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는 해민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또래 아이들의 흔한 고민과 마주하게 된다. 때로는 사소한 고민에서, 악의적인 고민까지 강약을 조절하며 이야기를 아우르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비뚤어진 개인의 욕망과 아이들의 선의가 어우러진 이 소설을 만나 보시기를. 흡인력 있는 이야기에 이내 빠져들게 될 것이다. 세 아이가 만들어가는 선의의 연대가 눈부신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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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항해
앤 그리핀 지음, 허진 옮김 / 복복서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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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로지의 딸 시어셔는 8년째 실종된 상태다. 로지는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지만, 휴는 그런 로지를 보는 게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대니가 로어링 베이로 돌아와 페리 선장직을 맡아줄 것을 제안하고, 휴의 지지로 로지는 로어링 베이로 향하게 된다.

저자는 딸의 실종으로 무너지는 가족의 심리를 탁월하게 비춘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이가 살아있을 것이라 믿으며 희망을 놓지 않는 로지와 이제 그만 받아들여야 한다는 휴의 충돌 과정을 보고 있으면 누구의 편도 들 수 없어 안타깝다. 아이의 생존을 믿고 싶은 마음도 이해되고, 이제 그만 죽음을 받아들이고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휴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과거를 복기하며 사소한 일에서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의 선택으로 실종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자책하기도 하는데 이들의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휴도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물론 로지의 상황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해 보일 정도로 위태로워 보였다.

한 가족의 무너지는 삶을 보는 게 쉽지 않았다. 상처와 치유의 과정이 드러나는 책이지만, 읽는 내내 로지를 바라보는 마음이 괴로웠다. 이 소설의 특별한 점은 실종된 시어셔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의 삶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시어셔의 실종과 관련된 사건에 주목하지 않고, 로지의 관점에서 서술되기 때문에 독자도 이들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밖에 없다.

‘시간이 멈춰버린다’라는 말의 의미를 온전히 깨닫고 싶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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