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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김선희 엮음, 이종옥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4월
평점 :
2007년 이미 어른들을 위한 [신도 버린 사람들] 책이 나와 있었다.
이번 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다.
이 이야기를 읽기 위해서는 인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중간 중간에 설명이 나오지만~
인도의 계급제도...
카스트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이렇게 4개의 계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몇 십개의 카스트로 나뉘며~
4개의 계급에도 들지 못하는 불가촉천민들도 있단다.
달리트라고도 불리는 그들은 정말 인간의 대우를 받지 못하는,
물도 그냥 마실 수 없는 이들이다.
책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그들의 숫자는 인도 전체 인구의 15% 정도나 된단다.
3500년이 넘도록 내려온 인도의 계급제도.
사실상 법적으로 카스트를 철폐한다고 되어있지만~
그것은 이름뿐이고 여전히 그들의 삶속에서는 지워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은 불가촉천민인 다무의 이야기이다.
그의 아버지는 마하르로 '마을의 의무'란 것을 지켜야했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고향의 마을 사람들을 위해(계급이 높은 이들)
여러 가지 일들을 해야만 했다. 이것이 '마을의 의무'이다.
마을 사람들은 쓰레기통에나 버릴 만한 음식을 가지고
자비를 베풀 듯 거만한 표정으로 아버지의 그릇에 담아 준다.
그것은 자비를 베푼 것이 아니라,
자기들에게 있는 더러운 기운을 다 가져가란 뜻이란다.
먹을 수 있는 것을 주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그들은 자신들이 믿는 힌두교의 사원에도 들어갈 수 없단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힌두교에서 뿌리내린 그 계급제도~
고통만 주는 그 불가촉천민들은
그들이 믿는다는 신조차 마음껏 섬길 수 없게되어 있다.
다무의 아버지는 마을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전염병이 있는 곳에서
일을하다가 그만 그 전염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 후 다무는 미시바바라는 여자 아이를 만나게 되었고,
그녀의 아빠가 다무에게 처음으로 인간다운 대우와 베풂을 주었으나
그녀의 가족은 영국으로 돌아가게 되어 더 이상 다무와 함께 하지 못하게 된다.
그 때 신문보급소에서 일을 하게 해줬던 강가람의 죽음으로 슬퍼하다가
무작정 찾아간 철도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일하게 된다.
그리고 다무는 토 마스터를 만나게 되고,
마하르 최고 지도자였던 바바사헤브의 연설을 듣게 된 후,
그를 영원한 지도자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다무는 작고 예쁘고 용감한 소누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마을의 의무' 때문에 철도회사도 그만두고
소누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결국 불의하고 불공평한 '마을의 의무'를 채우지 못하게 되고,
그는 결심한다.
나은 삶을 보여주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며,
죽을 용기로 살겠다고.
그 때쯤 다무는 '달리트 운동'을 하는 웁슘 선생을 만나게 되고,
비서의 일을 하게 되었다.
6명의 아이들과 어머니, 여동생, 소누와 다무는
1956년 10월 ~
그들의 운명을 짓누르고 있었던 계급제도가 없는 불교로 개종을 하게 되었다.
다무의 첫째 아들은 공무원이,
셋째 디나는 권투선수가,
막내 츠호투는 최우수 해외유학생으로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국제적인 경제학자가 되었단다.
그리고 다무는 힌두교 정월 초하루, 세상을 떠났다.
아이들에게 '용기'란 소중한 유산을 남기고.
처음에 제목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신도 버린 사람들"
아니 이상하다기 보다 낯설은 느낌이었다.
난 기독교인이다.
신을 버린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하나님이 날 버리신다는 말이 있다면 맞겠지만.
아무튼 책을 끝까지 본 후 이해하게 되었다.
그들이 믿고 있었던 신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종교로부터 흘러나온 계급.
그 계급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간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들의 종교로부터 벗어나야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아직 은비가 읽기에는 어려운 내용이다.
조금 더 크면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종교를 떠나서~
다무의 삶을 통해~
그들의 가족, 자녀들이 용기를 가슴에 안고 살았던 것처럼~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그리고 내가 얼마나 감사해야할 것이 많은 환경에 살고 있으며,
그들처럼 마음 속에 세상에 대한 용기를 품고 살아가야 되는 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