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결정을 위한 뇌과학
조엘 피어슨 지음, 문희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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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직관(Intuition)이라는 것을 흔히 영적인 계시나 근거없이 스치는 생각 등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 직관은 뇌가 평소에 학습하며 누적하였던 것을 무의식 중에 꺼내 놓는 것에 가깝다고 한다. 이는 뇌과학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며, 과학적으로 뒷받침되는 현상인 만큼 직관에 대해 이해하면 그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도 있게 된다. <더 좋은 결정을 위한 뇌과학>의 저자 조엘 피어슨이 정의하는 직관이란, 더 나은 결정과 행동을 위해 무의식적 정보를 학습하고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비과학적 개념으로 여겨졌던 직관은 이제 뇌과학을 통해 실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흔히 자기계발서 스타일의 책에서 읽을 수 있는 긍정적 언어와 자기암시의 힘은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을 것만 같지만, 무의식과 직관 사이의 메커니즘에 대해 이해하면 의외로 근거가 있을 것도 같다. 말하자면 평소 일상적으로 인식하고 저장하였던 정보들이 무의식적으로 생각에 켜켜이 남아 직관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무의식적 세계가 좋은 언어들로 가득 채워져있다면, 당연히 부정적인 언어로 가득 채워진 경우보다 긍정적이고 활기찬 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두뇌손상 사고로 시각을 인지하지 못하게 된 환자 중에는 반사적으로 앞의 장애물들을 피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맹시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직접 인지를 하지 못해도 무의식이 정보를 받아 자신도 모르게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마주하는 정보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를 활용하면 좋은 직관을 쌓고 이용할 수 있다.

직관은 매우 유용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잘못된 선택의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스티브 잡스는 고객들이 직관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고, 그 과정에 자신의 직관적인 판단을 적극 활용했다. 그는 직관의 중요성을 알고있었으며, 자신이 쌓아온 직관에 확신이 있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아는대로 세계적인 성공이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도 같은 직관으로 판단하는 치명적 실수를 했다. 췌장암에 대해 수술을 거부하고 식이요법과 생활개선만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조기발견하여 충분히 나을 수 있었던 작은 종양을 몇년간 키운 끝에 불과 50대 중반의 나이로 사망하고 말았다. 과학적이고 합리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자신의 직관만을 믿은 결과였다.

뇌의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직관을 형성하고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읽다보면, 한편으로는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어떠한 정보나 감정을 심고 그것이 행동이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이 원리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게 되면 잘못 형성된 직관을 해결하고, 긍정적인 직관을 키워 성공적인 판단을 내리고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 같다.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뇌과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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