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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스터츠의 내면강화 - 흔들리면서도 나아갈 당신을 위한 30가지 마음 훈련
필 스터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필 스터츠는 뉴욕의 라이커스 교도소에서 근무한 경력의 정신과 의사로, 개인진료를 시작한 이후 다수의 헐리웃 스타들을 상담하며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의 상담자였던 배우 조나 힐이 그의 독특한 진료 방식과 철학을 담아 만든 다큐가 넷플릭스를 통해 상영되면서 세계적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그에게는 상담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때로는 차갑게 느껴질 만한 현실적인 조언들을 하는 특징이 있는데, 그러면서도 영적인 힘을 믿고 삶을 관조할 것을 강조한다고 한다.
필 스터츠가 하는 말의 상당부분은 정말 현실적이다. 우리의 삶은 원래 고통스러운 것이며, 미래는 불확실하고, 개개인들은 딱히 특별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살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공격과 위험들은 당연한 것이며,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울 정도로 완벽하게 차단될 수는 없다고. 얼핏 오독되기 쉬운 말 같다. 비관주의나 염세주의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현실인식은, '정확히 아는 것'에 가깝다. 일단 알아야 받아들인다. 이 세상은 원래 차갑다는 사실을 알고 또 인정해야 이 세상의 따듯한 면도 돌아볼 수 있다. 그의 조언들은 의미없는 기대나 환상을 거두고 현실을 대비하며 또 마주할 것을 강조한다. 현실에 도사리는 위험이 나를 피해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위험을 어떻게 피할 것인지 혹은 미처 피하지 못했을 때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또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차가운 현실이 사실은 누구나 마주치는 것이며 나 역시 예외가 아님을 알게 되었을 때, 닥쳐온 시련은 거꾸로 별게 아닌 것으로 인식되고 극복될 수 있다.
인생과 심리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 갖는 개인적인 깨달음이 있는데, 전략은 앎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정확한 현실을 인지하고 그것을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만, 객관적 사실을 유리하게 이용할 계획을 어떻게 세울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진다. 이는 삶의 방향부터 일의 방향과 지금 내가 취할 작은 행동까지 모든 것에 통용되는 메커니즘이다. 필 스터츠의 저서 또한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필 스터츠는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결론은 세상에 나눌 수 있는 사랑, 그리고 물질적 가치 그 너머에 존재하는 영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분히 추상적이지만, 차가운 세상만큼이나 그러한 비물질적 가치도 실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진심으로 믿고 또 이해할 때, 더할나위 없이 풍족한 삶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것이 물질적인 성공까지 업어올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