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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전 세계의 컴퓨터 대다수를 지배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가 쓴 자서전이 나왔다. 마이크로 소프트를 설립하기까지의 이야기로, 유년기에서부터 성장기의 기억들이 상당히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고 비로소 한숨 돌리는 단계에서 이 책은 막을 내린다.
빌 게이츠는 총 3권의 자서전을 낼 것이라 한다. 유년기에서부터 회사 설립 초기까지를 다룬 이 책은 그야말로 비긴즈이고, 마이크로소프트를 한창 운영하던 시절의 자서전, 그리고 현재의 삶과 게이츠재단 활동에 대한 세번째 책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주위의 온 기대를 받는 입장은 아니었다. 오히려 돌아보면 자폐가 의심될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무언가 하나에 꽂히면 집착할 정도로 파고드는 성격이었고, 학교에서 컴퓨터를 처음으로 접하면서 몇 안되는 친구들과 코딩에 몰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60년대였던 당시 세계에는 컴퓨터 보급이 희박할 때였으나, 우수한 학교 선생님과 여유있는 학부모들의 지원으로 마련된 컴퓨터센터에서 그들은 컴퓨터를 미리 접해볼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빌게이츠는 컴퓨터센터에서 훗날 함께 마이크로 소프트를 만드는 친구, 폴 앨런을 만난다. 그러나 그 전에 켄트 에번스가 있었다. 켄트는 빌게이츠에게 가장 각별한 친구였으나, 학창시절 산악등반 중에 실족하여 그대로 사망하였다고 한다. 당시 마음을 나눈 다른 친구와 함께 전설적인 회사와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미래를 생각하면 정말 안타까운 이별이 아닐 수 없다. 빌과 켄트는 컴퓨터 센터에서 2살 연상의 폴과 그의 친구 릭웨일랜드를 만나 4인조 무리가 되었으며, 고학년이던 폴은 이때부터 빌의 한계를 시험하듯 질문을 던지곤 했다고 한다. 그는 후에 폴과 6:4로 창업회사의 지분을 나누기를 제안한다. 물론 자신이 6이었다. 민감한 부분이지만 욕심과 열정이 더 넘치는 사람이 많은 몫을 가져가게 되었고, 그렇게 역사가 시작된다.
빌게이츠의 소년기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으로 연결되기에, 이 책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년기의 좋은 환경이 어떻게 삶 전체로 이어지는지, 좋은 인연이 어떻게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는 힘으로 자라나는지, 그리고 초기의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어땠는지를 알 수 있다. 따분할 것 같은 편견이 있지만 오히려 읽기에 재미있다. 다만 본격적인 회사 운영을 시작하는 즈음에서 끝나는 만큼, 몇년 뒤 출간될 다른 자서전도 함께 보아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