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오디세이 - 운명을 짊어진 개미의 여정
오드레 뒤쉬투르.앙투안 비스트라크 지음, 홍지인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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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레 뒤쉬투르와 앙투안 비스트라크는 프랑스에서 상당히 인정받는 동물행동학자라고 한다. 또 과학을 대중에게 쉽게 소개하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데, 이들의 주전공이 바로 개미라고 한다. 말하자면 이 책은 '개미학'의 세계적 전문가가 집필한 개미 에세이이다. 두 사람이 13개 파트의 주제에 따라 개미에 대한 단편적인 에세이들을 담았다. 각 에세이들의 제목은 영화에서 따왔는데, 개미들에 대한 정보와 관찰에 기반하였지만 드라마틱함을 더하여 서술하고 있다.

개미들은 사실 우리와 다른 세계에 살고있다. 그들이 사는 축소형의 세계에서는 물리법칙이 우리와 다르게 적용되는 면이 있다고 한다. 소우주에서는 모든 것들이 넓은 표면과 작은 부피를 가지고 있어 소량의 물이 끈끈한 방울이 되고, 개미의 피부는 무적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규모 효과'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그 때문에 인간과 비교하면 보잘것 없는 개미임에도, 그 작은 것들의 축소세계에서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와 같이 움직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개미들은 개별로 존재할 때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에 비해, 단체로 모이면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는 위력을 가진다. 마치 각 개미들이 개별적 존재가 아니라, 개미들의 거대한 무리 자체가 하나의 신경으로 이어진 유기체인 것처럼 움직인다. 개별 개미들은 길을 잃기 쉽지만, 수많은 개미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리딩을 바꾸어가면서 목적지인 집으로 향하는 바른길을 유지한다. 재미있는 것은 앞서서 리딩하던 개미가 금방 방향을 잃으면 그와 동시에 새로운 개미가 나서서 방향을 바로잡으며, 방향을 잃은 전 리더는 바로 뒤로 빠져 짐을 뒤에서 옮긴다는 점이다. 그외에도 사냥과 채집 등 다수의 활동에서 일개미들 사이에는 각자 역할 분담이 있지만, 그것은 절대적이지 않고 유동적으로 어디까지나 전체의 밸런스를 위해 효율적인 부품으로 기능한다. 일개미들은 그저 기계처럼 나가서 먹이를 수렵해서 집으로 운반하고 배달이 끝나면 새 먹이를 모으기 위해 다시 나간다.

인간사회도 저렇게 개미들처럼 구조화되어 개개의 존재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하고, 인류라는 거대한 사회 속의 일부로서만 기능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분명 개미들 사이에도 용감하게 행동하는 개체와 상대적으로 보조에 힘쓰는 개체 등의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각자의 역할을 유기적으로 수행하는 거대한 군체의 일부이다. 지능이 고도로 발달하여 개인의 개성과 개별적 사고가 발달한 인간조차도, 사실은 큰 사회의 발전을 위해 각각의 개체들이 때로 허망하게 사라져가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작은 곤충들이 고도의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이 충격적일 정도로 흥미롭고, 또 인간과 비교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때로는 자연이 미지의 우주만큼이나 신비하게 느껴진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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