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 - 인생이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명상록 읽기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지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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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미 이치로는 일본에서 알프레드 아들러 심리학을 소개하면서 화두를 던져 한국에서까지 크게 유행했던 <미움받을 용기>의 작가이다. 그는 대학원에 입학하던 시기, 공교롭게도 어머니가 큰 병에 걸리면서 수시로 간호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시기에 그는 로마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남겼던 저술을 모은 <명상록>을 틈틈이 읽으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짧은 글 위주로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주는 글이기에 혼란스러운 병원생활 와중에도 읽기 좋았다고 한다. <죽을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은 기시미 이치로가 픽업한 <명상록> 문장들을 함께 읽고 직접 해설해주는 책이다.

로마의 긴 역사 가운데 강력한 권력을 가진 황제가 현명한 통치로 번영을 이끌었던 오현제 시기, 그 다섯 황제 중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 아우렐리우스이다. (아우렐리우스가 물려받아 이끌던 로마의 번영은 황제의 자리를 이어받은 그의 아들 콤모두스에 의해서 파괴되기 시작하였다.) 그는 직접 앞장서서 전장을 누빈 후에 승리를 쟁취하는 군주였고, 전쟁터에서 삶의 상당부분을 보냈다. 39살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황제가 된 그는 몇년 후 전쟁터 막사에서 촛불에 의지하여 자기 스스로와의 대화를 메모형식으로 적어내려갔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모국어인 라틴어가 아니라 사상적 기반이 되었던 스토아철학의 그리스어로 적었는데, 아마도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외국어를 통해 마음을 더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으며 철학적 표현을 구사하기도 좋은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사실 사람들은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에서도 솔직하지 않을때가 많다. 자기 스스로를 속이고, 그 사실조차 모르기 쉽다. 아우렐리우스는 그러한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최대한 솔직한 자신을 발견하고자 스스로 끝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아우렐리우스는 결국 전쟁터에서 병에 걸린뒤 약과 식음을 전폐하더니 얼마 안가 죽었다. 전장에서 마지막까지 스스로와의 대화를 나누다 죽은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죽을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인 이유이다.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다스리는 자조적인 모습과 전쟁군주라는 강인하고 진취적인 모습이 모두 혼재하는 것이 아우렐리우스이다. 그 근원에는 자신과의 끝없는 대화를 통하여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구분에 따라 확실하게 행동한다는 이성적 사고가 깊이 자리한다. 어차피 나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들은 그저 받아들일 따름이지만, 그 와중에 내가 노력함으로써 바꿀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얼핏 자조적으로 오해할 수 있는 생각이 정 반대로 진취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원천은 잠시 멈춰 숨을 고르며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솔직한 자신을 발견하고 아는 것에 있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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