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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니블렛의 신냉전 - 힘의 대이동, 미국이 전부는 아니다
로빈 니블렛 지음, 조민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8월
평점 :
우리나라는 중세까지는 세계정세의 변방에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가 신경쓸 것은 중국대륙에서 강력한 단일국가가 형성되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었고, 넓게 개방되어 있는 중국대륙은 특성상 강력한 세력이 긴 역사를 이어가기 어려웠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치명적인 몇번의 침략 외에는 전반적으로 외침보다는 내부의 싸움이 끊이지 않았던 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러한 지형이 일본이 통일된 중앙집권 국가로서 단일대오를 갖추면서 한차례 변하였고, 서구 열강들이 등장하면서부터 더욱 크게 변하기 시작한다. 구한말 우리나라의 외교이슈는 1차로 청나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으나 사실 당시 청은 종이호랑이에 불구했고, 진짜 무서운 것은 새역사를 쓰고 있는 일본제국이었다.
그후 식민지 생활을 청산하고 독립하게 된 우리나라는 곧바로 "한국전쟁"이라는 강대국들 사이 냉전시대의 개막과도 같은 빅 이벤트의 주요무대가 된다. 공산국가를 더하고 이데올로기의 세력을 넓히기 위하여 밀고 내려온 소련과 공산권의 확장을 막으려는 미국이 한반도를 처음 각각 점령한 이래로, 지금까지 한반도는 국제정치구도의 한가운데에 놓이며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덕분에 대한민국은 미국에게 업혀 급속도로 성장해온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 대한민국이 한국전쟁의 원흉 중 하나였던 중국과 수교를 재개하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수혜를 받은 것이 현재의 사정이다. 낙후되었으나 급성장하는 중국시장에 많은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여 큰 이익을 보았다. 때문에 중국에서 한국 기업을 제재하기 시작하면 직접적으로 한국 경제가 타격을 받는다. 최근 중국이 주는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지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이웃의 거대한 시장은 우리에게 영원한 숙명일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부터 반도체전쟁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지원 속에 성장하였고, 그러면서도 상당부분은 이웃국가인 중국과의 교역으로 먹고살고 있다.
소련은 시간속에 해체되어 사라졌으나 이제는 그 자리에 급성장을 넘어 거대해진 중국이 서있다. 미국이 완벽하게 장악하였던 세계가 다시 새로운 냉전의 시대에 돌입하였다. 중국은 소련과 다르다. 경제를 개방하고 공산권 외의 국가들과도 교류한다. 과거의 소련과 현재의 미국보다도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소련해체의 전례를 따르지 않기 위해 정치적으로는 극도로 폐쇄적인 입장을 고수한다.
<로빈 니블렛의 신냉전>은 영국에서 손꼽히는 국제정치 전문가 로빈 니블렛이 2024년 출간하여 세계적으로 극찬받은 세계정세 서적이다.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이라 부를만큼의 갈등구도에 접어들었으나, 과거와 달리 신냉전 상황에서는 모두 공존할 기회가 있다. 이미 과거의 역사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으며, 동반자살을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어판을 내면서 특별한 위치의 한국에 따로 코멘트를 하였는데, 신냉전에서 한국이 처한 문제의 관건은 '중국을 끊어내려는 미국의 비위를 어디까지 맞춰줄 것인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너무 얽매이지 않고 국익을 추구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남긴다. 모든 나라가 한국이 중간에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며, 오히려 한국이 절묘한 줄타기 끝에 모범을 보인다면 상당수의 국가들이 그 뒤를 따라갈 것이라고 한다.
한편 저자는 현시점에서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미국 대선이며,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을 예상하는 듯 하다.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미국은 자국중심주의로 돌아가 중국에 대해 더욱 날을 세울 것이지만,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상대의 동맹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뿐일 것이라고.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