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8일, 일본 주식시장에 갑작스러운 매도 폭탄이 떨어진다. 신규상장회사인 제이컴의 주식을 누군가가 하한가에 무려 61만주를 던져버린 것. 이는 실시간으로 트레이딩을 진행하던 모든 이들의 이목을 끌었고,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자 했다. 엄청난 규모의 매도에 보유자들 상당수가 패닉셀에 동참하였고, 이 현상은 당일 시장 전체의 하락을 촉발하였다. 그런데 이 현상이 단순히 누군가의 실수 혹은 잘못된 매도라 생각하고 대량의 주식을 사들인 개인 트레이더들이 있었다. 이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한 증권사 직원이 61만엔 1주 매도를 1엔에 61만주 매도로 잘못 주문하여 벌어진 해프닝으로 드러났고, 과감히 큰 물량을 베팅하였던 이들은 순식간에 가공할 금액의 돈을 벌어들였다.
이것이 일본의 전설적인 '제이컴 주식 오발주 사건'으로, 이 사건의 여파로 증권사와 도쿄거래소간 소송전이 일어나고 다수의 증권사들이 사건으로 인한 이익을 반환하는 등 당시 일본 증권시장에 큰 파장이 일어났다. 이날 업데이트된 대량보유상황 보고서에 '직업: 무직'으로 기재된 한 개인 트레이더가 20억엔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밝혀지며 '무직의 억대 부자 제이컴남'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그는 BNF라는 닉네임을 쓰는 젊은 남성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일본의 대중에게 주식 트레이더의 세계를 알린다.
이 날 사건에 확신을 갖고 참여한 사람이 BNF만은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 CiS도 그날 10분만에 6억엔의 수익을 올렸다. 폭락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그는 IPO자료를 빠르게 열어 기발행 주식수량을 살펴본 후, 주문이 발행주식의 40배 이상 들어간 것을 보고 이 주문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가능한 많은 물량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운 순간판단력이다. 그리고는 잠시후 주문취소에 실패한 증권사가 다시 매입하자 주식은 곧 상한가에 들어갔고, CiS는 아까의 사태가 오류주문이었던 것이 확실한 만큼 자신의 매수와 수익이 무효로 돌아갈지도 모른단 생각에 상한가에 바로 매도하고 즉시 수익을 출금까지 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사후에도 이어진 증권사 직원의 수많은 구제요청에도 결과적으로 주문은 무효가 될 수 없었고 그날의 가장 큰 승자는 매수후 홀드한 BNF가 되었지만, CiS도 빠른 판단력과 모든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는 디테일한 행동으로 확정적인 큰 수익을 얻었다.
<CiS의 주식투자법칙>은 '개인의 힘으로 니케이 지수를 움직이는 사내'라고 불리는, 일본의 단기 트레이더 CiS가 투자 관련하여 자신의 생각들을 담은 책이다. 구체적인 매매 기술을 가르치는 책은 아니고 일종의 에세이집에 가깝다. 제이컴 오발주 사건을 비롯한 자신의 경험과 매매에 대한 관점, 원칙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그의 스타일은 전형적인 추세추종으로, 빠르고 잦은 손절에도 가끔씩 나는 큰 이익이 모든 손실을 커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