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에 월드와이드웹이 처음 등장하여 전세계를 묶어온 이래로, 사회에 새로운 계층이 생겨났다. 이른바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이들은 그야말로 유명해서 유명한 사람들이다. 물론 그 이면엔 각자의 이유와 동력이 있게 마련이지만, 대체로 그의 전문적인 직업을 지칭하기 애매하고 유명해서 유명한 사람들을 지칭할 때 인플루언서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인터넷에서의 흐름에 따라 플랫폼과 그 활동형태의 차이는 있겠으나, 이 인플루언서들은 당대의 주류 플랫폼을 이용하여 뛰어난 외모 혹은 재능, 관심분야에 대한 깊이감 등 가진이 가진 것을 드러내보이고 스스로를 마케팅하는데 능하다. 마케팅으로 스스로를 띄운만큼 일각에서 이들을 조롱하고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터넷환경의 개선 및 발전, 그리고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한 인터넷의 모바일화는 그들에게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쥐어주었다. 이제는 인플루언서가 디지털 권력을 가진 새로운 계층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올리비아 얄롭의 <인플루언서 탐구>는 이러한 현상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다루었다. 인플루언서 현상에 그 자체에 대한 밀착보도에서부터, 그 근원의 배경과 메커니즘, 커져가는 영향력과 그에 대한 안티테제로써 감시하고 단속하는 시선들, 그리고 그 안티조차 새로운 인플루언스로 떠오르는 현상,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급기야는 스스로를 잡아먹어가는 모습까지. 기존 레거시미디어 전문가가 새로운 현상을 틀에박힌 관점에서 비판하거나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현상에 깊이 잠입한 미디어 전략가의 내부보고서에 가깝다.
인플루언서라는 새로운 집단이 등장하고 온라인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지만, 도리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끝없는 변화가 새로운 인플루언서들의 강화를 막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빠르고 짧은 플랫폼인 틱톡이 성장하면서, 이제 짧은 영상 하나가 바이럴되기는 더 쉬워졌지만 그것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모두가 바이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바이럴 콘텐츠 생산자'가 아니라 '바이럴 인간' 그 자체가 되어야만 인플루언서로써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소셜미디어서비스들이 성장해 온 결과의 끝으로, 플랫폼들이 정치적 시위와 쿠테타를 생중계하고 또 부추기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언급하며 이것이야말로 소셜미디어서비스와 인플루언서 문화의 결말이 아닐까 말한다. 급기야는 정치권력을 바꾸는데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치선동에 대해 플랫폼들은 대응했다. 트위터는 도널드트럼프와의 상호작용을 제한하고, 페이스북은 일부 계정들을 제한하면서 영상과 사진을 삭제했으며, 유튜브는 영상들을 검열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의 원서는 2021년 출판되었다. 그 사이에 소셜미디어의 어떠한 검열에 크게 반발한 억만장자 일론머스크가 순전히 개인의 힘만으로 트위터를 인수해버리는 대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그 후 트위터는 일체의 정치적 검열을 철폐하고 블루체크 유료멤버쉽 및 크리에이터 수익창출모델을 만들어냈다. 정확히 같지는 않지만 유사한 흐름속에 암호화폐로 멤버쉽과 수익화를 동시에 실현하는 한층 더 진화한 소셜미디어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 문화에 또 어떠한 지형변화를 가져올지 흥미롭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와 같은 개인이 새롭게 떠오를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