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월터스 겜블러 - 위험한 삶에서 얻은 비밀
빌리 월터스 지음, 김재서 옮김 / 예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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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권의 스포츠산업이 지금처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원인 하나는 아마도 그 뒤에 자리잡고 있는 베팅산업일 것이다. 아주 원시적인 승부 내기가 점차 시스템을 갖춘 산업으로 진화하여 천문학적인 금액이 오가는 합법적 도박판으로 자리잡아 사회의 일부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놀이로, 혹은 일확천금을 위한 도박으로 참여하는 스포츠 베팅의 세계에서 빌리 월터스는 정밀한 분석에 의한 베팅으로 확실한 승부를 건다. 그는 수십년간 성공적인 베팅으로 큰 돈을 벌었고, 그를 밑천으로 진행한 더 큰 투자와 사업들에서도 성공하여 전설적인 입지를 구축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처음부터 그렇게 대단한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다.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 거의 고아나 마찬가지인 환경에서 자랐고, 폭력과 범죄에 노출된 빈민층의 삶을 살았다. 술을 비롯한 각종 중독증으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였고, 훗날의 분석적 베팅과는 거리가 먼 도박 중독자였다. 게다가 불륜을 저지르고 두번의 이혼까지 겪은 그는, 세번째 부인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 진정한 사랑에 의지하여 올바른 삶을 살기위한 의지를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포츠 베팅이 양지의 문화도 아니고 이미지가 좋지 않지만, 빌리 월터스가 승부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것이 단지 가벼운 도박이 아니라, 근거와 확률에 기반한 철저한 행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눈감고 요행을 바라는 행위라기 보다는 마치 주식에 투자하는 것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심지어 회사를 만들어 경기 결과를 예측하기 위한 분석팀을 운영할 정도이니 이제는 감 좋은 개인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

분석결과와 확률을 바탕으로 투자에 가까운 베팅을 하는 철저한 분석가로서의 면모와 밑바닥 삶에 큰 반전을 일으켜 입지전적인 인물이 된 과정, 두 측면에서 관심이 가서 읽게된 책이었다.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스포츠베팅에 대한 기초를 알려주고 싶었던 듯, 빌리 월터스의 자세한 베팅 방법과 관점에 대해서도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그는 자신과 같이 중독으로 고통속에 빠져 있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베팅을 가르치기 위해, 또 억울하게 내부거래 불법도박 혐의로 유죄를 받은 자신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개차반이었던 젊은 날에도 겪지 않았던 범죄자 취급을 자수성가한 삶의 말년에 뒤늦게 당하며 교도소 생활을 한 것이 그로 하여금 자서전을 집필하게 한 동기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의 진실이 먼 이국땅의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마는, 확실한 승부를 거는 태도와 방법론으로 삶의 고난을 헤쳐온 용기만큼은 충분히 배워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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