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어트 파동이론 - 최초 저작물부터 유작까지 망라한 전집
R. N. 엘리어트 지음, 로빈 창.윤지민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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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를 하는 거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엘리어트 파동이론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주가의 움직임을 구성하는 파동에 일정한 규칙이 있으며 특히 5가지 단계의 구성을 가지며, 또 그 전체 파동은 더 큰 파동의 한 단계를 구성한다는 이론 말이다. 하지만 그 자세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용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모든 투자자들이 한번쯤은 들었지만 사실 또 제대로 공부해 본 사람은 흔하지 않은 것이 이 엘리어트 파동 이론 같다.

R.N.엘리어트는 본래 금융계에 속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그가 이 파동이론을 발표한 것은 무려 60대에 들어선 이후였다. 50대 중후반에 5년간의 투병생활을 하는동안 병상에서 주식시장을 연구하며 시간을 보낸 결과였다. 그는 무료한 투병기간 동안, 세상의 모든 것이 일정한 법칙과 흐름 속에서 진행되는 것과 같이 주가의 움직임 역시 일정한 법칙을 따른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렸다고 한다. 이는 얼핏 뜬구름 잡는 사이비 이론처럼 들릴 수 있으나, 자연의 법칙은 사실이고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니, 인간 심리로 구성되는 주가의 흐름 역시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그의 투병 기간은 1927~1932년이고, 미국 주식의 일간 가격 변동 기록은 1928년에 처음 도입되었다고 한다. 마침 투병하며 주식시장을 살펴보는 것 외에 별다른 활동은 제약되던 시기에 주가 변동 기록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그 기록을 분석하던 엘리어트가 일정한 규칙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자연의 법칙과 맞물려 이해 가능하다는 의견은 사주명리 이론과 주식시장이 닮아있다는 의견과도 상통하는 구석이 있다.(물론 마찬가지로 사이비처럼 들릴 수 있다.) 바로 순환하는 사이클에 대한 이해를 바탕에 깔고 있다는 점이다. 명리학 역시 자연을 구성하고 순환하는 이른바 음양오행의 법칙에 따라 모든 것이 순환하고 상생하며, 이러한 법칙이 인생과 인간 그 자체에도 어느 정도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깔고 있다. 여전히 이를 미신으로 조롱하는 이들이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는 "투자는 심리게임"이라는 코스톨라니 같은 투자대가들의 생각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파동이론은 주가의 흐름에 대한 디테일한 분석이기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 중 하나로 이용할 만 하다고 본다. 단지 이 파동 이론만이 투자의 전부인 것은 결코 아니겠지만, 인간 심리를 비롯한 여러 요소들이 작용한 결과로 주가 흐름에는 일정한 사이클이 존재하게 된다는 근본적인 아이디어 자체가 깊은 통찰이다. 무턱대고 이를 무시한다면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해 쉽게 말하는 우를 범하는 게 아닐까? 심지어 이 책의 추천사와 역자의 말에서도 엘리어트의 저작들을 깊이 살펴보기 전에는 파동이론에 의구심이 앞섰으나, 그 바탕과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고 난 후 통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하고 있다.

<엘리어트 파동 이론>이 기존 출판에 비하여 그의 생전 모든 저작물들을 망라한 전집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최초 저작물과 금융지 파이낸셜 월드 기고문, 교육용으로 만들었던 유인물 자료와 시장 해설 및 예측 서비스에서 제공하였던 서신까지. 모든 것이 망라되어 그의 사상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엘리어트는 예순여섯이라는 황혼의 나이에 금융계에 혜성같이 나타나 충격과 논란을 일으키다가 활동 10년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너무나 뻔하게도 당시에 화제를 일으킨 만큼이나 질시와 음해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의 뷰가 충분히 대접받기에는 너무 이른 시대가 아니었나 싶다. 자연법칙과 싸이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식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읽고 그를 바탕으로 구독서비스까지 진행했던 그는 마치 미래인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떨어진 듯하기도 하고, 예지력을 갖춘 선지자 같기도 하다. 지금 세상에 인터넷 메일링과 SNS, 콘텐츠 플랫폼을 통한 구독서비스로 떼돈을 버는 엘리어트를 상상해보라. 훨씬 잘 어울리지 않는가. 100년을 앞서간 이 인물의 이야기가 유연한 아이디어를 유지하려는 투자자들에게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해줄 것이라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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