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 - 수학 중독자들이 빠지는 무한한 세계
이상엽 지음, 이솔 그림 / 해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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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나는 수포자였다. 아무리 수학에 시간을 쏟아도 도무지 성적이 오를 기미가 안보였다. 유일한 방법은 교과서를 여러번 정독하여 문제 하나하나를 외워서 숫자만 바꿔 그대로 나오는 내신 시험을 잘보는 수밖에 없었다. 문제의 구성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여지없이 빠르게 푸는데 실패했고, 내신시험이 그렇게 과도한 변경을 시도하는 날에는 여지없이 실망스러운 점수를 받아들고 낙담하였다. 고2 후반기부터 고3 여름방학까지 상당시간을 수학 전문 학원에 다니면서까지 몰두하였지만, 전혀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는 것을 보고 결국 나 혼자서 수학을 아예 접어버렸다. 수학 점수를 따지지 않는 일부 문과 수시전형에 지원을 하기로 한 것. 그 뒤로 원래부터 성적이 잘나오던 국어와 조금만 더 하면 문제없을 영어, 그리고 논술시험 대비에만 시간을 쏟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했던 경험.

그래서 나는 수학에 관심을 갖고 재미있어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갔다. 재미있는 주제가 넘쳐나는 문과계열을 두고 기본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수학적 계산이 필요한 이과계열로 진학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됐다. 그런데 살다보니 이러한 수학에 흥미를 갖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들은 대체 무엇때문에 수학에 흥미를 느끼고 심지어 학교에서 강요하지도 않는데 수학을 자발적으로 공부하는걸까?

<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는 수학을 전공하고 또 수학강사로 활동중인 유튜버 이상엽이 수학을 소재로 한 농담들을 짧은 카툰으로 그린 책이다. 다양한 인터넷 밈들을 수학적 요소와 적절히 섞어 귀여운 그림체로 그렸다. 초동학교 수준의 쉬운 수학 요소부터 나름대로 난도가 높은 농담까지 차례대로 배치되어 있다. 사실 처음에 책을 펼쳤을때는 농담이라해도 수학 관련 드립들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난감했다. 이해가 어려운 상태로 한참을 뒤적이다 책 뒤쪽이 펼쳐졌는데 그곳에 각 농담들에 대한 수학적 해설이 있어 무릎을 쳤다. 친근한 농담으로 수학적 개념들을 제시하고 설명은 뒤쪽에 부록으로 실어두어 각 개념에 대해 알아둘 수 있게 한 구조이다.

저자는 근거와 논리로 물음표를 풀어나가는 것이 수학이라고 한다. 그러한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순수하게 궁금증을 논리적으로 해소해나가는 과정에 흥미를 느끼는 모습 또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이 책은 그러한 의도로 수학에 더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그리고 재미있는 농담 속 수학으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궁금증을 유발하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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