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프 코드 - 나이키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는가?
김병규 지음 / 너와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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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언제나 유행의 중심에 있던 브랜드이지만, 언제부터인가 한정판과 프리미엄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제는 나이키 한정판 발매시마다 온국민이 응모를 하고 희귀한 확률로 당첨이 되면 그제서야 돈을 지불하고 정가에 구매를 할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판매된 나이키 운동화는 온라인 거래사이트에서 몇배의 프리미엄이 붙은 채 수집품으로써 거래된다.

나이키 운동화가 이렇게 된 이유가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하이프"이다. 하이프란 본래 거품을 의미하는 단어로, 근래에는 '트렌디하고 폭발적인 인기 혹은 그러한 지지나 인정' 정도의 의미로 쓰이곤 한다. 나이키는 자신의 브랜드에 하이프가 형성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고안하고 치밀하게 실행해온 것이다.

나이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에어맥스1의 디자이너 마크 파커가 자사의 CEO에 등극하면서 나이키의 21세기 혁신은 시작된다. 그는 출신만큼 창의적인 CEO였으며, 나이키가 더욱 자유로운 브랜드가 되기를 원했다. 일본의 1세대 힙합DJ이자, 스트릿패션 사업가인 후지와라 히로시를 만난 이후 그와 협업하면서 스트릿 패션계에서 이미 쓰이고 있던 드롭이라는 새로운 발매 방식을 도입하고, 슈프림과 같이 하이프를 받는 유수의 스트릿 브랜드들과 협업한다. 칸예웨스트, 버질 아블로, 트래비스 스캇 등 힙합 뮤지션 혹은 디자이너와 새로운 라인을 과감하게 런칭하기도 한다.

나이키는 공고한 레거시를 갖고 있으면서도 힙하고 트렌디하며, 동시에 길거리 패션을 대변하면서도 희소하고 비싸다. 하이프를 받고 있는 브랜드와 적극적으로 협업하면서도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은 오히려 더 강화해나간 결과다. 협업한 이들의 면모에서도 느껴지듯,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나이키는 이미 단순 스포츠웨어를 넘어서서 패션 서브컬쳐의 거대한 축이 되었다.

<하이프코드>를 통해 나이키의 이러한 변화 과정을 읽는 것은 꽤 즐거웠다. 이는 나이키의 내러티브일 뿐 아니라, 스트릿 패션의 진화사이기도 하다. 마케팅과 브랜딩에 관심있는 이들부터 패션과 스니커즈 매니아들, 그리고 서브컬쳐에 관심있는 이들까지 누구나 흥미롭게 빠져들 만한 책.

*출판사에서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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