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매도할 것인가 - 이익매도, 손절매도, 공매도, 선물매도 알렉산더 엘더가 알려주는 매도의 모든 것, 개정2판
알렉산더 엘더 지음, 신가을 옮김, 오인석 감수 / 이레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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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시장은 계속 변합니다. 코로나 쇼크, 금리 인상, 변동성 장세... 예전 전략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시대가 됐죠. 이번 개정판은 이런 변동성이 극심한 최신 증시 환경을 반영해서 내용을 대폭 보강했다고 합니다.

이 책의 핵심은 매도전략입니다. 그래서 2부에 가장 많은 지면이 할애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장가격보다 높은 목표가에 매도하기입니다. 수익이 났을 때가 가장 어렵습니다. "조금만 더 오르면..." 이러다가 다시 떨어지는 거 다들 경험해보셨죠? 저자는 이익 매도의 핵심이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고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내가 목표한 수익률까지 왔으면 일단 일부는 팔아라", "추세가 꺾이는 신호가 보이면 더 이상 욕심내지 마라" 같은 구체적 기준을 세우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보호 스톱(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손절가)을 사용해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기꺼이 매도하기입니다. 손절매라고도 하죠. 손실 상황에서의 청산은 더 어렵습니다. "본전만 되면 팔아야지" 하다가 -30%, -50%까지 가는 경우 많죠. 저도 그런 종목들이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손절의 핵심은 감정 통제라고 강조합니다. 매수 전에 미리 손절선을 정해놓고, 그 선을 절대 넘기지 않는 규칙을 세워야 한다고요.

세 번째는 시황이 변해 더 이상 보유하고 싶지 않아 목표가나 스톱에 이르기 전에 매도하기입니다. 요새 일명 말하는 모멘텀 투자. 뛰어가는 말에 올라타는 것인데요. 이 모멘텀이 약화되었을 때 청산을 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잡음에 청산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시장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은 통제할 수 있죠. 매도는 바로 그 통제력의 시험대입니다.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내가 세운 원칙대로 움직일 수 있느냐가 성공적인 투자의 핵심이라는 메시지가 강력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실전 사례와 연습문제가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이론만 설명하는 게 아니라, 실제 차트를 보여주고 "여기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를 묻는 식입니다. 마치 투자 트레이닝 센터에서 코칭 받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 책의 단점도 있습니다. 이 책은 초보자에게는 좀 어려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공매도나 선물 매도 같은 고급 전략 부분은 기본기가 없으면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래도 이익 매도와 손절 매도 부분만 제대로 읽어도 충분히 값어치는 하니까, 너무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중급 이상 투자자라면 이 책이 정말 보물 같을 거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매도할 때 조금은 확신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지금 파는 게 맞나?" 하고 계속 고민했는데, 이제는 제가 세운 기준에 따라 딱딱 결정하려고 합니다. 물론 그게 항상 최선은 아니지만, 덜 후회합니다. 후회를 아예 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구요. 내가 정한 원칙대로 움직이려고 하니까요. 그래서인지 손절하는 게 덜 아파진 느낌입니다. (여전히 아프긴 합니다)


천사 전우치 : 실력 평가용 연습 문제를 통해 정말 제대로 이해했는지 메타인지가 가능하다.

악마 전우치 : 투자 기본기가 없는 초보자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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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더 인사이트 - 평생 투자할 당신이 알아야 할 월스트리트 돈의 논리
이용준 지음 / 에프엔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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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승자는 시장을 예측하는 자가 아니라, 시장을 이해하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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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하는 공부는 시스템이다 - 초단기 합격의 신이 알려주는 5가지 절대 법칙
이형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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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저는 늘 공부법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매년 자격증을 최소 한 개는 따보자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직장인이다보니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싶습니다.

저자 이형재는 신림동의 전설입니다. 행정고시를 1년 만에 합격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국제 CPA, 국제재무분석사, 공인중개사 등 10여 개 시험에 붙었습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천재 아닌가?' 고승덕같은 사람이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천재가 아니었습니다. 시스템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책은 먼저 독자들에게 강력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어떤 타입의 수험생인가? 저자는 5가지 카테고리로 떨어지는 사람과 합격하는 사람을 명확히 나눠 이야기합니다.

선택의 기준에서부터 차이가 드러납니다. 떨어지는 사람은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맹목적으로 따라가며 공부의 밑도 끝도 모른 채 방향을 잃습니다. 반면 합격하는 사람은 "나에게 필요한가? 내가 할 수 있는가?"라는 냉철한 질문으로 자신만의 전략을 세운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시작점의 차이라고요.

시간 관리 측면이 제일 흥미로웠습니다.. "오늘 10시간 앉아 있었으니 뿌듯해"라며 투입 시간에 집착하는 사람과, "지루한 시간은 내 공부 시간이다"라며 투자한 시간 대비 성과에 집중하는 사람. 전자는 공부의 '양'에, 후자는 '질'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죠. 합격하는 사람은 자투리 시간을 스터디 시간으로, 소비한 시간을 철저히 구분하며 효율을 극대화한다고 합니다.

공부 방식에서도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강의 더 들으면 될 거야"라며 인강 중독에 빠진 사람은, 사실상 수동적 학습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죠. 반면 "똑같은 문제를 틀려서는 안 돼"라는 신념으로 아웃풋 중심의 시험 직전까지 단권화된 노트로 반복하는 사람은, 능동적 학습으로 장기 기억을 만듭니다.

멘탈 관리 부분에서도 "나는 의지력이 부족해"라며 감정에 휘둘리고 자기 합리화에 수시로 빠지는 사람과, "의지가 아니라 루틴으로 버틴다"며 의지력에 기대지 않고 루틴으로 감정을 제어하는 사람. 장기 수험생과 초단기 합격자를 가르는 핵심 요소라고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객관화 능력에 대해 설명합니다. "운이 없어서 떨어졌어"라며 슬픔적으로 외부 환경이나 운을 탓하는 사람은 성장할 수 없다고요. 하지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며 자신의 위치를 수치화로 파악하고,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변수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매 시험마다 성장한다고 말합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 "합격은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시스템을 가졌기 때문이다." 저자 자신도 처음에는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반복된 실패 끝에 '합격 기계'가 되는 공부 시스템을 터득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결과 1년 만에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이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10여 개의 시험에 초단기 합격할 수 있었다고요.

무엇보다 이 책은 '실천 가능한' 방법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추상적인 조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단계와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당장 오늘부터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뿐만 아니라, 자격증 준비생, 직장인, 학생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보편적 학습 원칙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시스템에 대해서 이야기하다보니 개별 수험전략 등은 조금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직장인이라면 저자의 전작인 <직장인 공부법>을 읽어보고는 것을 추천드리고, 수험생이라면 전작인 <초압축 암기법>과 같이 읽으면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천사 전우치 : 초단기 합격의 신이 알려주는 5가지 절대 법칙.

악마 전우치 : 직장인은 전작인 직장인 공부법이 낫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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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감의 힘 - 촉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로라 후앙 지음, 김미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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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제가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였습니다. 모든 데이터는 A안을 지지했습니다. 시장 조사도, 재무 분석도, 동료들의 의견도 모두 A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안에서는 계속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는 막연한 감각. 하지만 저는 그 느낌을 무시했습니다. "데이터를 믿어야지, 느낌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잖아." 결과적으로 그 프로젝트는 실패했고, 저는 그때 제 직감을 믿지 못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때로는 데이터가 더 옳을 때가 있지만요.

저자 로라 후앙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입니다. 그녀는 수년간 성공한 기업가들과 리더들을 연구하며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데이터와 분석에만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순간에 직감을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맹목적인 감각이 아니었습니다. 경험과 학습으로 다듬어진, 훈련된 감각이었습니다.

책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 감각에 대한 재정의였습니다. 우리는 보통 '촉'을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깁니다. 감정적이고, 과학적이지 않으며,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정반대로 말합니다. 촉은 무의식적 데이터 처리의 결과라고. 우리 뇌는 의식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수많은 정보를 계속 받아들입니다. 표정, 목소리 톤, 분위기, 타이밍, 미묘한 신호들. 이 모든 것을 뇌는 무의식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촉'이라는 형태로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책에 나온 한 기업가의 사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신규 파트너와 계약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모든 조건은 완벽했습니다.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었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과 회의를 할 때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말은 완벽했지만, 눈빛이 진지하지 않았습니다. 웃음이 자연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는 느낌에 따라 계약을 보류했고, 얼마 후 그 파트너가 다른 회사와의 소송에 휘말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뇌는 의식보다 먼저 위험 신호를 감지했던 것입니다.

저자는 직감과 직관을 구분합니다. 직감은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느낌입니다. 갑자기 "이게 답이다" 혹은 "이건 위험하다"는 감각이 옵니다. 하지만 직관은 다릅니다. 직감을 검증하고 정제하는 과정입니다. 데이터로 확인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는 것입니다. 성공하는 리더들은 직감을 출발점으로 삼되, 맹신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검증 과정을 거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제 실수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프로젝트에서 저는 제 촉을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느낌은 비과학적이니까"라고 생각하며 데이터만 믿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느낌만 맹신했어도 위험했을 것입니다. 필요한 것은 균형이었습니다. 이 느낌을 인정하고, 그것을 시작점으로 삼아, 더 깊이 파고들었어야 했습니다.

책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촉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넘쳐나는 정보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분석할 시간은 없습니다. 빠른 결정이 필요합니다. 이럴 때 촉이 빛을 발합니다. 촉은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하고, 핵심을 포착하며, 빠른 행동을 가능하게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감각의 한계도 인정합니다. 바로 편향성입니다. 과거의 나쁜 경험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선입견이 직감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각을 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강력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쌓으세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실패에서 배우세요. 다른 사람의 관점을 경청하세요. 자신의 직감을 기록하고 돌아보세요."

책을 읽고 나서 저는 달라졌습니다. 이제 저는 제 직감을 존중합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면 멈춥니다. "왜 이런 느낌이 들까?" 질문합니다. 그리고 검증합니다. 데이터를 다시 봅니다. 동료들과 이야기합니다.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봅니다. 촉을 시작점으로 삼되, 맹신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책에도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직감이 실패로 이어진 사례, 또는 너무 의존해서 문제가 생긴 경우에 대한 분석이 부족합니다. 성공 사례 중심이다 보니, 독자가 쎄한 느낌이나 잘될 것 같다는 느낌을 과신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 감각의 한계와 위험성에 대한 더 심층적인 논의가 있었다면 균형이 잡혔을 것입니다.

이 책은 저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촉'은 타고나는 신비로운 능력이 아닙니다. 훈련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데이터와 직감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입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직감은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천사 전우치 : 직감을 과학적·실용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줌.

악마 전우치 : 직감의 한계와 실패 사례에 대한 심층적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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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인간답게 읽는 시간
전대호 지음 / 해나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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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저는 자연과학을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물리와 화학 수업은 악몽이었습니다. 외워야 할 공식들, 이해되지 않는 개념들, 차가운 숫자들. 과학은 저와 전혀 상관없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만의 세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서 과학을 아예 모르고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고, 아이를 키우면서 최소한의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선택하였습니다.

전대호 저자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철학도 공부했습니다. 시인이기도 하고, 과학책 전문 번역가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정체성이 한 사람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가 쓴 사이언스 이야기는 딱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따뜻하고 인간적이었습니다.

책에서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것은 피보나치의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피보나치 수열을 수학 교과서에서 배웁니다. 하지만 왜 그가 아라비아 숫자를 유럽에 보급했는지는 배우지 않습니다. 피보나치는 상인의 아들이었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북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아라비아 숫자의 편리함을 깨달았습니다. 로마 숫자로는 복잡한 계산이 어려웠습니다. 그는 상인들을 위해, 실용적인 필요 때문에 아라비아 숫자를 소개했습니다. 괴학은 이렇게 삶의 필요에서 시작됩니다. 과학과 기술의 구분, 그 둘의 통합에 관한 글이 무척 인상깊었습니다.

마리 퀴리의 이야기도 가슴을 울렸습니다. 그녀는 라듐을 정제하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특허를 받았다면 엄청난 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특허를 포기했습니다. 지식은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뢴트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엑스선을 발견했지만 특허를 내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과학자이기 전에 인간이었습니다. 이익보다 더 큰 가치를 추구했습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과학자들은이 단순한 지식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봉사자도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슈뢰딩거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양자역학의 대가였던 그는 나이 오십이 넘어 생물학에 도전했습니다. 전공도 아닌 분야였습니다. 동료들은 말렸습니다. 하지만 그는 호기심을 따랐습니다. 그가 쓴 책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분자생물학의 탄생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DNA 구조를 밝힌 왓슨과 크릭도 이 책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호기심과 용기가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저자는 자연과학의 어두운 면도 숨기지 않습니다. 현대과학은 점점 거대해지고 있습니다. 빅사이언스의 시대라고 합니다. 한 편의 논문에 수천 명이 공동 저자로 참여합니다. 개인의 목소리는 희미해집니다. 거대 프로젝트 속에서 과학자는 부품처럼 느껴집니다. 이것이 과학발전의 대가일까요? 저자는 묻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과학이 인간성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가.

책을 읽으며 저는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르며 무척 아쉬웠습니다. 만약 그때 이렇게 배웠다면 어땠을까요. 공식 암기가 아니라 과학자들의 이야기로. 실험 결과가 아니라 그들의 고민과 선택으로. 과학은 훨씬 더 흥미로웠을 것입니다. 제 인생도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1783년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하늘을 날고 싶어 했습니다. 이카로스의 신화부터. 그 꿈을 이룬 것은 화학의 힘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화학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날고 싶다는 인간의 열망이었습니다. 자연과학은 그 꿈을 실현하는 도구였을 뿐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세상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스마트폰을 볼 때, 약을 먹을 때,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볼 때. 그 안에 담긴 괴학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만든 사람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호기심, 열정, 실패, 성공. 과학은 더 이상 차갑지 않습니다. 따뜻합니다. 인간적입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미적분학을 두고 다툰 이야기도 나옵니다. 누가 먼저 발견했는지. 자존심 싸움이었습니다. 과학자도 질투합니다. 화를 냅니다. 실수도 합니다. 완벽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오히려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이기적인 인간이니까요.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책은 주로 과학자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니 과학적 원리 자체에 대한 설명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개념들이 있었지만, 간략하게만 소개되고 넘어갑니다. 또한 서양 과학사 중심입니다. 동양 과학, 한국 과학자들의 이야기는 거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이 책은 제게 과학과의 화해를 선물했습니다. 그것은 차갑고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것이었습니다. 이 책은 자연과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천사 전우치 : 과학을 인간적 맥락에서 풀어내 독자에게 친근하고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줌.

악마 전우치 : 사례 중심 설명이 많아 과학적 원리 자체에 대한 심화 분석은 다소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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