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벨 꽃집 문학과지성 시인선 427
최하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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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장소로 엮어가고 있나? 한번 읽고서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집 상당수에서 시간과 장소로 제목을 잡은 시를 볼 수 있었다. 장소는 꽃집 혹은 화원을 말한다면, 시간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솔직히 시인이 팅커벨 꽃집에서 무엇을 경험했는지 나는 읽으면서 느끼지 못했다. 내 이해력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통인시장에서 꽃을 산 시기는 봄이며 꽃이 사라지는 건지 화자 스스로가 사라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은 팅커벨 꽃집이었다. 팅커벨이 의미하는 바가 어떤 다른 차원의 시간인지....

 

 

저자는 제목에 화원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시가 6개에 표제시의 꽃집까지 하면 총 7개의 시가 들어가 있다. 또한 '초사흗날 아침'부터 시작해서 '안식일날 정오, 아흐렛날 저녁, 이렛날 자정, 여드렛날 아침, 그믐날 오후, 7월 6일'까지 확연히 드러나는 시간만 7개이다. 이런 시간과 화원이 어떤 관계인지 궁금했다. 그렇다고 더 읽어서 분석해낼 자신도 없고 그런 방식으로 책을 읽을 이유도 없기에 관두었지만 호기심만은 여전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는 '그믐날 오후'와 '심장과 손톱 사이'였다. 심장과 손톱 사이에 가시나무를 한 그루 심었다고 한다. 손톱 끝에도 가시나무 꽃이 피고, 사랑 같은 것들이 따가웠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같은 것'의 정체는 무얼까. 저자는 그 손톱으로 허공의 동맥을 그었다. 피를 다 마신 자리에 날개가 떠오르지 않고 가라앉고 있다. 손톱의 자리에 생긴 흉터는 가시나무 가지와 같은 것이리라. 오래된 약속은 꺼내 보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아물고 있다. 오래된 약속은 사랑의 반대 같은 것일까, 사랑 같은 것일까. 사랑이 오래되면 따가워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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