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의 방법"을 유종호 시인에게서 듣다

시 읽기의 방법
유종호 지음 / 삶과꿈 / 2005년 4월

'시를 읽는다'는 표현은 매우 설명하기 힘든 상황을 간명하게 요약한 것이다. 시는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의 간격 사이에서 태어나는데, 복잡한 수식만큼이나 난감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약간은 시인의 마음 속에서 떠오른 3차원 이미지와 리듬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생각이 불순물처럼 퍼져 있기 때문이다.

"시 읽기의 방법"은 유종호 시인이 50편의 시에 대해 분석과 감상을 적은 책이다. 어려운 교본과 같은 책이 아니라 쉬운 가이드 형태의 책이라 생각된다. 정현종 시인은 추천사에서 이 책의 성격을 잘 말해주고 있다. 독자의 대상은 일반인으로 부터 전문가까지 포함되며, 시를 어려워 하는 사람부터 이를 배우고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길잡이가 될 것이라 한다.

즉, 시에 대한 감상을 배경으로 각각의 시의 구조, 이미지 등을 분석이 아닌 쉬운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이해도 안목도 성의도 없이 쓴 단평들을 모은 감상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시를 읽을 줄 모르면서 비평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준다'고 한다.

즉 아마추어부터 평론가까지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50편의 시를 시대흐름에 따라 3부로 나누어 분류하였다. 각 시마다 설명을 해주어 이해를 돕고 있다.

(1) 시를 많이 읽지 못한 사람은 쉬운 안내서적 같은 "시 읽기의 방법"을 통해 읽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보통 교과서나 참고서는 감상이 없고 단어의 분해가 주된 구성이어서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

(2) 또한 평론처럼 어려운 의미의 연속으로 해석하지도 않아서 매우 읽기 쉽다. 다시 말해 일반적 평론집도 아니다.

(3) 가장 큰 장점은 시를 읽고 내 속에 떠오른 느낌을 유종호 시인의 말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시대변화에 따른 50편의 작품을 보면서 한국시의 흐름을 알 수 있었다. 1부는 해방전이며, 2부는 해방 후부터 60~70년대 까지이고, 3부는 현대까지를 다룬다. 2부 윤동주, 김수영, 김춘추 부터 월등히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3부 황동규 부터 시작되는 현대의 작품들이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최근의 시를 쓰는 작가들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