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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다 ㅣ 단비청소년 문학
김영주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청소년 / 2021년 2월
평점 :
서툴러도 우리는 천천히 가족이 되었다.
이제 우리가 이어 놓은 이음새는 어딘지 찾을 수 없다.
가족이라는 귀하고 아름다운 사람만이 존재할 뿐.
'가족이 되다'는 책 뒷표지 작가의 세 문장의 글로 책내용을 모두 전달하고 있다. 유기견조차 선뜻 입양하기가 쉽지않은 세상이다. 그래서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입양은 더 신중해야하고 완벽한 책임을 동반하기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아픈 엄마의 식사를 챙겨놓고, 2살난 동생을 챙겨서 어린이집 버스에 태우고나서 학교에 가는 서우. 그런 서우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지만 말썽을 피워서 어머니를 부르는 일이 없게 하도록 참는 나날들. 아침마다 아파트 입구를 막고 서있는 어린이집 버스들로 인해 소리를 지르는 아줌마가 있다. 그 아줌마는 윗집 아이들이 시끄럽게 층간소음을 내는 것에도 예민해있다. 그렇지만, 바른 말을 하고 서우가 어려움에 처했을때는 대변인이 되기도하고, 도시락 천사가 되기도 했다.
그런 어느 날 엄마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자랐던 보육원으로 서우는 서준이를 데리고 가서 살게된다. 까칠했던 예원아줌마는 보육원으로 봉사를 오고, 둘은 서로 기다리고 보고싶어하는 긴 시간들을 거쳐 가족이 되었다.
"원장할머니를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것은 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함이다." "남을 먼저 생각한다기보다, 제일 큰 고통은 엄마를 잃어버리는 것이었으니까. 제가 겪어 내야 할 몫의 고통이라고 생각해요."(p139)
"돈으로 사는 것은 아주 쉬운 거야."(p160)
"제게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p162)
"이제 나는 우리가 이어 놓은 이음새가 어딘지 찾을 수 없다. 아빠와 엄마, 나 그리고 서준이가 이곳에 함께 있을 뿐이다."(p164)
서우의 가장의 무게와 엄마와 동생을 돌보는 힘겨운 날들을 보면서 그럼에도 원망이란 단어를 쓰지않는 서우의 어른스러움에 눈물이 멈추지않았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예원아줌마의 까칠함이 서우로 인해 변해가는 모습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내가 서우가 되어 함께 아파하고 눈물흘리며 진정한 가족으로 탄생할때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지금 힘들고 어렵게 사는 친구들도, 아이로 인해 마음아파하는 어른들도 모두 이 책을 읽고 희망과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