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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직업! 저승 차사 ㅣ 단비어린이 문학
정종영 지음, 미우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3월
평점 :
삭막한 인간세상에서 착한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천상국보다 저승국으로 가는 사람들이 늘자, 옥황상제는 머리가 아프다. 상제는 13살 인성에게 일을 맡긴 옥황상제는 부고기사를 넘기고 인성은 저승명부를 보러 간다. 이승에서 컴퓨터를 사용해봤던 점과, 제사 문제를 해결한 점을 높이 사 저승사자들과 현장 조사를 나간다.
월직차사, 명부차사, 이원차사와 함께 이상한 부고기사를 찾던 중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서전을 쓰며 "미래 부고 기사"와 인성이 가져 온 공책의 내용이 같음을 알게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운명이 바뀌는 건지. 미래 부고 기사가 아이들 꿈을 이루게 도와준 것 같기는 한데,...."(p86)
"상례청 저승사자의 사직서이옵니다."(p97)를 보고 옥황상제는 상례청의 업무가 힘들어 인성에게 이승에 가서 문제점을 알아오라고 지시한다. 사람이 죽어서 초상준비를 하고, 수의, 조발낭, 입에 넣는 쌀, 노잣돈, 발인식 준비, 꽃상여 등 전통장례가 자세하게 그려져있다.
"살기 위해 죽는 것도 알지 못하고, 죽는 순간까지 일해야 하는...(156)
"이승에서 힘들게 살았는데, 여기서라도 편안해야지. 그래야 세상이 공평하잖아."(p175)
성형수술로 인해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는 월직차사의 말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고, 저승에서도 컴퓨터를 쓴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문왕신은 물론 집의 우두머리인 성주신, 집터를 보살피는 터주신, 부엌을 지키는 조왕신, 장독대를 맡은 철융신까지 이 집을 지키는 모든 가택신..."(p111)에서 보듯이 저승사자나 조상신들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택배 기사의 근로 환경을 보고 저승에 새로운 부서인 특례청을 만들고, 교통안내국도 만들어 저승을 평화롭게 만든 인성의 슬기로움에 현실에서 고생하는 극한 직업의 종사자들의 삶이 위로가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작가의 말처럼 죽음을 소재로 다뤘지만, 인생을 더 재미있게, 더 정직하게, 더 성실하게 살아야 후회가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 연습이 없으니까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아직 얼마 안됐지만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며 느꼈던 허전함과 그리움을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은 위로받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