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요, 바빠!
이정빈 지음 / 이야기꽃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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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쨍한 원색의 초록이 반기는 <바빠요, 바빠!>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 속에서 누가 제일 바쁠까요?
정상회담을 하러 가는 VIP 리무진?
아니면 출산을 앞두고 있는 구급차?
아니면 도둑을 잡으러 가는 경찰차?



탈 것을 좋아하는 작가님의 첫째 자녀분의 이름 '모세'에서 책의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하니 조금은 결말이 예상이 되죠? 도로 위 모세의 기적이랄까?


<바빠요, 바빠!>를 읽다 보니 마가렛 마요의 <큰일났어요!>가 생각나더라고요.
<큰일났어요!>도 탈 것 그림책이거든요.

매 장마다 탈 것이 등장하고, 탈 것에 관한 스토리가 있고. 예를 들면 도둑이 도망가고 있는데 경찰차가 온다던지 폭설로 차가 멈춰서 제설차가 오는 상황들이 그려져 있어요.

<바빠요, 바빠!>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각각의 장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아요. 모두 독립적인 이야기들이죠. 하지만 <바빠요, 바빠!>는 동 시간대 도로 위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거든요. 도로 위에서 가장 빨리 가야하는 탈 것은 누구인지 알려주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저는 <바빠요, 바빠!>를 보며 아이들에게 저의 추억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이건 엄마가 어릴 때 많이 먹던 아이스크림 포장지 그림하고 비슷하고. 저건 '슬램덩크' 라는 만화의 주인공, 등번호 10번인 강백호인데 엄마가 무척 좋아했어.



이렇듯 <바빠요, 바빠!>에서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아이템들이 있으니 유심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탈 것 그림책이라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보드북으로도 나와서 양장본이 익숙하지 않고 날카로운 모서리가 위험한 어린 유아들도 읽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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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악어가 오딜을 삼켰대!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02
마리 도를레앙 지음, 안수연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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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그려진 악어에 손을 대보니 거친 촉감이 느껴집니다. 악어와 오딜 사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맙소사, 악어가 오딜을 삼켰대!>



프랑스어로 악어는 크로크오딜(crocodile, 줄여서 오딜)인데 결국 오딜이 오딜을 삼켰다는 의미네요? 뭔가 작가의 의도가 있는 제목이지 않나 싶습니다.

방학을 맞아 오딜과 부모님은 동물원에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오딜은 외출하기가 싫은건지 계속 투덜거려요. 자신의 목도리도 싫고, 걷는 것도 싫고.



동물원에서 투덜이 오딜은 장난삼아 악어 주둥이를 쓰다듬었는데 악어가 오딜을 꿀꺽 집어 삼켜요. 이제 어떡하죠?

하지만 왠걸요.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걱정과 염려와는 무관한 듯 오딜은 악어 배 속에서 너.무.나. 잘 지내고 있는거죠.

그동안 하기 귀찮았던 양치 안해도 되고, 방 정리 하지 않아도 되고, 걷지 않아도 되고요. 먹을 음식도 충분합니다.



부모님의 온갖 노력에도 오딜은 밖으로 나오지 않았는데, 갑자기 부모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언제 부모님이 보고 싶었을까요?
악어 배 속에서 먹을 음식이 떨어지고 나니 오딜은 부모님이 간절해집니다.

저 역시도 그랬던 것 같아요. 저 잘난 맛에 살다가 뭔가 부족하고 힘들어질 때 꼭 부모님이 생각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항상 저를 품어주시고. 내리사랑 앞에 숙연해지는 순간들을 경험해봤기에 오딜의 모습에서 저를 발견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딜은 다시 악어에게 돌아가지 않았을까요? 질문을 다르게 해볼까요? 오딜은 다시는 부모님 속을 썩이지 않는 아이가 되었을까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본다면 책을 보지 않아도 정답이 눈에 보이죠. "악어가 오딜을 또 삼켰대!" 라는 말이 나올지는 책으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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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사냥꾼 모두를 위한 그림책 35
안니켄 비에르네스 지음, 마리 칸스타 욘센 그림, 손화수 옮김 / 책빛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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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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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자녀의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죽음이 주는 단어에는 감정의 억누름이 수반되고는 하는데 심지어 그 죽음의 대상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나의 아이라면 그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풍선 사냥꾼>은 제가 그림책에서 보지 못했던 어린 아이의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심연의 슬픔과는 상반된 분위기로 독자들을 맞이합니다.


이것이 그림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슬픈 상황이 더이상 슬픔에 젖어있지 않도록 하는 것. 슬픔 너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게 그림책이지 않나 싶어요.


침대에 갇혀 사는 소년이 있습니다. 침대는 소년에게 일상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이런 소년을 위해 아빠, 엄마 그리고 누나는 별이 가득한 천장을 꾸며주면서 소년이 꿈꿀 수 있도록 합니다.



우주 비행사가 되는 꿈, 천사가 되고 싶은 꿈...

하지만 때로 그러한 꿈들이 허황된 것은 아닐까 소년은 자신없어 하지만 가족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무엇이든 소년은 할 수 있다고 해요.

"아빠는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했어."

"엄마는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했어."



누나는 동생의 침대에 와서 풍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부르며 동생과 시간을 보냅니다.

이런 시간의 바탕 위에서 동생은 풍선을 통해 자유로움을 꿈꿀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커다란 풍선을 타고 높이높이 올라가고 싶어."


시간이 흘러 소년은 새로운 세상으로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지만 마음 속에 그린 꿈을 이루며 살아갔을 거에요. 풍선 사냥꾼이 되어, 가족과의 이별에 따른 슬픔의 감정은 접어두고서. 왜냐하면 소년은 아빠, 엄마 그리고 누나와 함께 그 꿈을 그려 나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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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사냥꾼>은 <안녕>, <터널>, <3 2 1>, <나의 작고 커다란 아빠>에 이어 책빛 출판사에서 출간된 마리 칸스타 욘센 그림의 다섯 번째 그림책입니다.

저는 <안녕>을 시작으로 마리 칸스타 욘센 작가님의 팬이 되었는데 다른 그림책에서는 보기 힘든 색감이라던가 그래픽 아트에 가까운 스케치가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내년 1월에 마리 칸스타 욘센 작가님의 신간이 나온다고 하니 두 손 모으고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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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마리 개구리 형제의 이사 대소동 노란우산 그림책 35
키무라 켄 지음, 무라카미 야스나리 그림, 정희수 옮김 / 노란우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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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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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단으로 그림책을 제공받아 쓰는 글이라 제 마음이 제대로 전달될까 싶은데, <999마리 개구리 형제의 이사 대소동> 진짜 아이들이 좋아하네요. 오늘만 이 책을 10번 읽었어요.



워낙 요즘 개구리, 그리고 개구리의 천적에 관심이 많기도 해서겠지만 예상치 못한 전개에 아이들은 웃고 또 웃습니다. 아이들 웃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웃게 되고요.


새로운 집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 개구리 가족. 천적을 만날까봐 바짝 긴장한 아빠, 엄마 개구리와 달리 아기 개구리들은 바깥 세상이 신기해서 와글와글 시끄럽습니다.



이러다가 뱀이 나타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아빠 개구리에게 아기 개구리들은 뱀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고 물어봐요.

설명을 들은 999마리의 개구리들이 힘을 합쳐 끌고 온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여기에서 아이들의 웃음이 터졌습니다.
아빠, 엄마 개구리가 무서워하는 뱀을 직접 끌고 오는 아기 개구리들이라니. 천적을 제 발로 데리고 오다니 어쩜 이럴수가!!!



뱀과의 해프닝이 끝난 후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옵니다.
개구리 가족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요?

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줄줄이 붙잡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곰이 강을 따라갔을 때>에서 폭포를 눈 앞에 두고 서로의 손을 붙잡았던 동물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각자가 정의하는 가족의 의미가 다 다르겠지만,
그리고 내 마음의 상태, 시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오늘은 '내 곁을 지키는 사람이 가족이다'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힘들고 곧 쓰러질 것 같은 순간에 나를 붙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나의 가족이다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 KBS1 TV에서 '그림책이 달린다'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었어요. 거기서 이수지 작가님이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의 눈에 대해 이런 말을 하셨어요. 재미없으면 덮는다. 가차없이 덮지만 그게 맞는거다.

아이들의 눈을 정확하죠. 제 아무리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고 하더라도 지루하고 재미없으면 덮어요. 그런데 이 책은 덮지 않았어요. 계속 읽어달라고 합니다. 도서관에서 이 책이 보이거든 걸음을 멈추고 꼭 아이에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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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했다 인생그림책 7
이혜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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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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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했다>는 그림 에세이 같아요. 한 줄의 글과 글에서 다하지 못한 말은 그림으로 대신하는.



작가는 동물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사람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 통찰력을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특이한 점이 많았는데, 우선 그림책의 전개가 위에서 아래로 이루어집니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가는 방식이 아니에요.

또한 그림에 따라 글씨의 방향이 달라져서 글과 그림의 경계도 모호해지는 것 같습니다. 글과 그림이 한덩어리처럼 느껴지거든요.

마지막으로 오로지 흑색과 적색만을 사용한 스케치 때문인지 책에 대한 몰입도가 높았어요. 그래서 책의 문장 하나 하나에 집중하다보니 펼침 제본, 별색 인쇄 그리고 책 옆면의 붉은색 마무리와 같은 세심한 편집 포인트는 시간이 좀 흐른 뒤 눈에 들어오는 책이었습니다.

발레리노 같은데 발레리나의 발레복을 입은 누군가가 보입니다. 남성과 여성의 구분은 무의미함을 나타내기 위함이었을까요? 그 또는 그녀는 암컷이 아닌 수컷이 알을 부화시키는 해마를 들고 있습니다.



"너무 복잡하든, 너무 별나든, 너는 너로서 충분해."

너는 참 유별나다고, 특이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에게 너는 너로서 충분하다는 말은 가장 큰 위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마의 삶이 보여주는 작지만 단단한 힘으로 인해 우리의 걸음은 휘청거리지 않고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달팽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세요?
인내? 꾸준함?



"가만히 앉아 쉬는 것도 삶의 일부야."

달팽이의 쉬엄쉬엄을 바라보며 잠깐의 쉼표를 배우게 됩니다.

작가는 이 책을 발간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동물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어떻게 스스로를 돌보아 주어야 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어떤 우아한 노련함을 가지고 있다."

<...라고 말했다>는 우아한 노련함을 가진 동물들이 나 자신을 제대로 보는 법을 알려주는 책 같습니다. 흩어져 있어서 흐릿하게만 보였던 나 자신에 대한 조각들이 제 위치를 찾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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