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악어가 오딜을 삼켰대!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02
마리 도를레앙 지음, 안수연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표지에 그려진 악어에 손을 대보니 거친 촉감이 느껴집니다. 악어와 오딜 사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맙소사, 악어가 오딜을 삼켰대!>



프랑스어로 악어는 크로크오딜(crocodile, 줄여서 오딜)인데 결국 오딜이 오딜을 삼켰다는 의미네요? 뭔가 작가의 의도가 있는 제목이지 않나 싶습니다.

방학을 맞아 오딜과 부모님은 동물원에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오딜은 외출하기가 싫은건지 계속 투덜거려요. 자신의 목도리도 싫고, 걷는 것도 싫고.



동물원에서 투덜이 오딜은 장난삼아 악어 주둥이를 쓰다듬었는데 악어가 오딜을 꿀꺽 집어 삼켜요. 이제 어떡하죠?

하지만 왠걸요.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걱정과 염려와는 무관한 듯 오딜은 악어 배 속에서 너.무.나. 잘 지내고 있는거죠.

그동안 하기 귀찮았던 양치 안해도 되고, 방 정리 하지 않아도 되고, 걷지 않아도 되고요. 먹을 음식도 충분합니다.



부모님의 온갖 노력에도 오딜은 밖으로 나오지 않았는데, 갑자기 부모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언제 부모님이 보고 싶었을까요?
악어 배 속에서 먹을 음식이 떨어지고 나니 오딜은 부모님이 간절해집니다.

저 역시도 그랬던 것 같아요. 저 잘난 맛에 살다가 뭔가 부족하고 힘들어질 때 꼭 부모님이 생각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항상 저를 품어주시고. 내리사랑 앞에 숙연해지는 순간들을 경험해봤기에 오딜의 모습에서 저를 발견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딜은 다시 악어에게 돌아가지 않았을까요? 질문을 다르게 해볼까요? 오딜은 다시는 부모님 속을 썩이지 않는 아이가 되었을까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본다면 책을 보지 않아도 정답이 눈에 보이죠. "악어가 오딜을 또 삼켰대!" 라는 말이 나올지는 책으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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