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의 우주야 웅진 세계그림책 210
앤서니 브라운 지음,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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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종일 부대끼며 지내다보면 긍정적인 말보다는 부정적인 말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됩니다.

이건 이래서 안돼고 저건 저래서 안돼고...

내일은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돌아보면 늘 제자리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림책을 고를 때 아이들 마음에 긍정의 단어를 심어줄 수 있는 책에도 관심을 갖게 되네요.

<넌 나의 우주야>

넌 나의 우주야...아이의 마음에 이 문장이 새겨졌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으로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었습니다.


살면서 누군가 나에게 넌 나의 우주라고 말해준다면 아무리 힘든 하루를 보냈을지라도 내일을 맞이할 한 주먹의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이에게 의식적으로 넌 나의 햇살이고 에너지고 우주라는 말을 해주고 싶은데, 왜 아이들이 깨어있을 때는 생각이 안나고 자고 있는 아이를 바라볼 때 생각나는지 모르겠어요. 내일은 꼭 말해줘야지 하는 반성의 시간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런 저에게 <넌 나의 우주야>는 효과 만점의 처방전과 같은 책이었습니다. 아이 주변에 이 책을 놓아두고 책표지에 시선이 갈 때마다 아이들에게 말해줬거든요. 너희들은 엄마의 우주라고.


<넌 나의 우주야>는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아빠>나 <우리 엄마>에서처럼 동물에 빗대어 딸을 묘사하기도 합니다.

판다처럼 나무를 타고,

개구리처럼 폴짝폴짝 뛸 수도 있어요.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엄마는 어떤 동물로 묘사될 수 있는지 아이는 어떠한지 문장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는 활동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천하무적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은 첫째는 "난 말처럼 많이 먹고 고릴라만큼 힘이 세질거야."라고 말하더라구요.

<넌 나의 우주야>는 딸에 관한 책(원서 제목은 our girl)이지만, 아이들의 앞날이 반짝반짝 빛나길 바라는 작가의 응원이 그리고 부모의 바람이 아들이든 딸이든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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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명작동화 2 : 장난감 병정 / 커다란 순무 /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 접었다 폈다 하는 명작동화 병풍책 미니멀 명작동화 2
공보성 지음, 소금과후추 그림 / 소금과후추(킨더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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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EBS 딩동댕 유치원을 보는데 늑대와 일곱마리 아기 염소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하더라구요. 일곱마리 염소 이야기가 재미있었는지 아이는 방송이 끝난 후에도 늑대가 어떻게 엄마로 변신했지?하며 인형극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을 명작동화를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책들이 글의 양이 많아서 구입을 망설이고 있었는데, 소금과 후추에서 만든 <미니멀 명작동화> 시리즈를 보게 되었습니다.



<미니멀 명작동화> 시리즈는 우선 아이들의 관심을 일순간에 끌 수 있는 병풍책입니다. 앞면에는 일러스트가, 뒷면에는 스토리가 적혀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현재 <미니멀 명작동화 4>까지 나와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 장남감 병정, 커다란 순무,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는 <미니멀 명작동화 2>를 아이와 읽어보았습니다. (책은 세 가지 이야기가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어 병풍책 3종을 1권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림과 글이 분리되어 있는 특성을 살려서 아이와 먼저 일러스트를 보고 스토리를 만들어 본 다음 뒷면에 있는 글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아이의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미니멀 명작동화 시리즈는 5면에 그려진 일러스트로 하나의 명작동화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고, 아직 줄글을 읽는 것이 어색한 유아들에게 가볍게 명작동화를 알려주는데 괜찮은 책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싶다라는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어요. 펼쳐놓으면 이쁘거든요.



병풍책을 펼쳐놓고 있으니 올해 5월에 태어난 막내가 관심을 갖네요. 색깔 구분을 이제 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는데 초점북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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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동물원에서 일한다면? - 사육사와 동물들
스티브 젠킨스.로빈 페이지 지음, 이한음 옮김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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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꿈은 크면서 몇 십번씩 바뀐다고 하죠? 첫째의 꿈이 성인이 되기까지 얼마나 변화무쌍하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인생 첫 워너비 직업이 나왔습니다.

그건 바로 사육사.
어느날 그림책을 읽고 있는데 대뜸 사육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더라구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게 사육사라는게 마냥 귀여웠어요. 그래서 아이의 꿈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사육사가 하는 일을 다룬 그림책을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이런 책이 출간 되었네요.

<내가 동물원에서 일한다면?>
책 제목처럼 내가 사육사가 된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를 알려주는 책인데, 동물원의 동물들을 사육사들이 어떻게 보살피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당연한 임무이고, 갈라파고스땅거북은 등딱지가 갈라지지 않도록 물수건으로 닦아 주어야 하고, 코끼리는 발톱을 깎아 줘야 합니다.




또한 동물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키와 몸무게를 재야 하는데 지연가래상어의 몸길이를 재기 위해서는 스쿠버다이빙을 할 줄 알아야 하고, 비단뱀의 몸무게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뱀을 들고 서 있어야 합니다.




책을 다 읽고 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사육사가 될려면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데 할 수 있겠어?
아이는 못하겠다고 즉답을 했습니다. 이유는 "상어 이빨 뾰족뾰족 할텐데 나 잡아 먹으면 어떡해? 그리고 뱀이 나 물면 어떡해? 무서워요."

꿈은 조만간 다른 것으로 바뀔 것 같습니다.
동물들이 좋아서, 동물들을 곁에서 보고 싶어서 사육사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사육사가 해야 할 일들을 보고 나니 마음이 바뀐 것 같아요. 이 책을 괜히 보여준건가 하는 마음이 일순간 들었습니다.

책의 마지막에는 동물원의 역사, 동물원에 대한 찬성과 반대 등 동물원과 관련된 문제들을 조금씩 다루고 있어 아이가 조금 더 성장하면 사육사가 하는 일 외에도 동물원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아이와 폭넓은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육사가 되고 싶은 또는 동물원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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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고 커다란 아빠 - 2020 가온빛 추천그림책 모두를 위한 그림책 31
마리 칸스타 욘센 지음, 손화수 옮김 / 책빛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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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란 책으로 처음 만난 마리 칸스타 욘센 작가님의 그림은 국내 그림책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묘한 느낌이었어요. 어떤 단어로 설명해야할지 막막한데, 저의 짧은 언어 구사력으로는 그저 감각적인 일러스트라고 밖에 표현이 안되네요.

<안녕>이란 책 외에도 마리 칸스타 욘센 작가님의 책을 여러 권 출판한 바 있는 책빛에서 이번에 작가님의 새로운 책을 출간했습니다. <나의 작고 커다란 아빠>라는 책인데 표지에 적힌 완전 상반되는 "작고", "커다란"이라는 단어를 마음 속으로 읽으며 아빠가 두 명인가? 무슨 의미일까? 등등 책을 읽기 전부터 궁금증이 커졌습니다.



아빠와 마야는 일주일간 함께 휴가를 보내기 위해 낯선 나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아빠와 마야는 기질이 달라서 휴가를 즐기는 스타일도 다릅니다.

아빠는 높은 다이빙대에 올라가 점프하며 수영하는 걸 즐기는 반면 마야는 바닷가에 앉아 책을 읽고 싶어해요.



동적인 성향의 사람과 그 반대의 사람이 함께 여행을 한다는게 참 힘든 일인데 가족이라 견디며 할 수 있는거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었습니다.

그런데 동물원에서 사건이 발생합니다. 아빠는 온갖 동물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쉴 새 없이 떠들다가 아이를 잃어버립니다.

이 장면에서 저는 한참을 머물렀어요. 제 모습 같아서요. 아이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보여주고 싶은 부모 마음에 아이의 반응은 무시한 채 다다익선의 마음으로 이것도 봐봐...저것도 봐봐...어때? 진짜 신기하지? 새로운 자극들을 꾸역꾸역 아이의 머리 속에 집어넣으려고만 했던 저의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다행히 저는 아이를 잃어버린 적은 없지만 마야의 아빠가 이해가 됩니다.

낯선 나라에서 온통 익숙하지 않은 것들 뿐인데 마야는 아빠를 찾을 수 있을까요?

육아를 하면서 순간순간 놀랄 때가 아이는 제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자라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이에요. 아이는 자신의 속도로 매일매일 자라고 있는데 저는 그 성장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마야 역시 자신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아이였고 아빠가 자신을 찾을거라는 믿음으로 미아가 된 현 상황을 이겨냅니다.

이에 반해 아빠는 마야를 찾기 위해 캥거루 주머니도 살펴보고, 사자 입 안도 들여다보면서 점점 작아져 갑니다. 마야를 찾지 못하면 어떡하나?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나이가 들수록 불안한 감정에 더 쉽게 노출되는 건 어쩔 수 없지요.



다시 만난 마야와 아빠,
산처럼 커다란 아빠였는데 본인이 감싸줘야 할만큼 작아진 아빠를 위로하며 마야는 이렇게 또 성장합니다.



아빠 역시 아빠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 마야 덕분에 커다란 아빠로 거듭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커다란 아빠를 만드는 힘은 아이에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의 원천은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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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속으로 돌아가!
경혜원 지음 / 한림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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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커!>로 아이들에게 공룡에 대한 판타지를 보여준 경혜원 작가님의 그림책 신간 제목이 <알 속으로 돌아가!>인데 갑자기 첫째 임신 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첫째를 출산하기 전 우리 부부의 주례를 해주셨던 목사님 가정과 식사자리가 있었어요. 초보 부모가 되는 길목에 있었던 저와 남편은 아이 셋을 키우고 계시는 목사님과 사모님에게서 특별한 육아 노하우를 들을 수 있겠구나 했는데 왠걸요...한번씩 아이들을 다시 배 안으로 넣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며, 그 순간들을 잘 이겨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지금 저도 아이 셋을 낳았고 키우고 있는데 목사님이 말씀하셨던 아이를 다시 배 속으로 넣어버리고 싶은 순간...이미 경험했답니다. 비록 아빠, 엄마가 용처럼 입에서 불을 내뿜는 날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자양분으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알 속으로 돌아가!>는 동생을 맞이하게 된 박치기 대장 파키케팔로사우루스 콩콩이의 이야기입니다. 아빠, 엄마가 아가라고 불러줄 때 기분이 좋은 콩콩이인데 동생이 생기고 나니 동생에게만 아가라고 부르고 동생 때문에 여러 불편한 일들이 생겨 콩콩이는 기분이 안좋습니다. 알을 깨고 태어난 동생을 다시 알 속으로 돌려 보내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동생을 다시 알 속으로 집어넣기 위해 알 껍데기로 쓸만한 물건을 동생과 함께 찾아 다니면서 동생에 대한 애정이 조금씩 생기는 콩콩이의 모습을 보며 모성애에 대한 감정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내 배 속에 있던 아이를 출산했다고 해서 모성애가 바로 생기는 건 아니었어요. 아이를 안고 모유 수유를 하고 낑낑대며 잘 못 드는 아이를 새벽내내 안고 어르고 달래며 잠을 재우면서 시나브로 모성애라는 감정이 겹겹이 쌓이는 것이었지 막 태어난 아이를 보자마자 모성애라는 감정이 생기는건 아니더라구요.

"콩콩이는 동생이 조금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콩콩이도 "조금은"으로 시작된 감정이 "완전히"로 바뀔 때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아이들은 완전히 나의 사랑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요.

5세, 3세 아이들은 파키케팔로사우루스가 박치기 하는 모습이 귀엽다며 이 책을 보고 또 보던데, 엄마인 저는 태교 그림책으로 추천하고 싶네요.

덧붙여 경혜원 작가님의 공룡 그림책 말미에는 그림책에 등장한 공룡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어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풍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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