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코리리 꼬마 공룡 스티커북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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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치고 스티커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우리 딸도 예외가 아니어서 스티커를 보면 사족을 못쓴다.

그 중에서도 공룡이라면 아주 난리가 난다.


그런 딸을 위해 접하게 된 스티커북이다.

표지를 보면 누구나 알법한 트리케라톱스와 티라노 사우루스가 의외로(?) 뒤에 가 있고

앞에는 웬 노란 쥐 같은 것이 주인공처럼 포즈를 잡고 있다.

알고 보니 이 녀석 이름이 '코리리'고 이 녀석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이 있다고 한다.

찾아보니 주인공인 코리리는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발견된 백악기 포유동물인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이 외우기에도 이름이 너무 어렵다.

그래서 귀엽게 코리리 라는 별칭을 붙여준 모양이다.

(이름 정보 출처: https://namu.wiki/w/%EB%82%B4%EC%B9%9C%EA%B5%AC%20%EC%BD%94%EB%A6%AC%EB%A6%AC )


요렇게 생긴 스티커북이다.


펼쳐보면 이렇게 스티커들이 잔뜩 들어 있고,
 


이렇게 붙일 수 있는 칸들이 그려져 있다.

형식은 다른 아동용 스티커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역시나 배송 오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딸.

택배 비닐을 뜯자마자 '우와'부터 시작한다.
 


'아빠 그거 사진 찍고 주면 안될까'를 얘기하기도 전에 한 조각 뜯어내신다.
 


캐릭터 스티커 뿐만 아니라 재미난 의성어 스티커도 있고 악기나 청소도구 등 소품 스티커도 많아서 다채로운 느낌을 준다.



아이가 워낙 좋아해서 구입하고 얻고 한 것들이 모이니 벌써 꽤 많은 양이 모였다.

이런 책들을 접하다보니 역시 스티커북도 '캐릭터'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티커북이 실상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음식, 동물, 탈것, 가족 등등 같은 컨텐츠를 다루고 있지만 다른 것처럼 보이게 하고 지속적인 구매를 이끌어낼 수 있으려면

캐릭터가 달라지는 방법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코리리 애니메이션도 아이에게 틀어주면 참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코리리 캐릭터 상품들로 아이의 시선이 넘어갈테니 기업 입장에서는 짭짤한 수익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커북은 스티커를 다 붙이고 나면 수명이 다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이가 다 붙여진 스티커북을 들춰보며 떠드는 것도 좋아하는 걸 보니 생각보다 그 수명이 길다는 느낌이 들어 다행이었다.


다만 다른 스티커북에 비하면 스티커 수가 다소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 좀 아쉬웠다.

스티커의 절대적인 갯수는 사실 다른 책들과 비슷한데 캐릭터보다 자잘한 배경이나 소품 스티커가 많아서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들어가다보니 비용을 맞추려면 스티커 분량을 줄일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그치만 이미 애니메이션이 존재하는 검증된 캐릭터이니만큼 그 하나하나의 색상이나 디자인 퀄리티가 훌륭하기 때문에

아이가 확 좋아하는게 느껴지긴 해서 부모된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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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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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상깊은 구절

"이건 네 잘못이 아니란 걸 알지?" 엄마가 말했다. -중략-

"하지만 가끔은 올바른 행동만으로 부족하잖아요?" -중략-

"전부 다 제대로 해도 가끔 상황이 안 좋은 경우가 있죠. 그렇다고 해서 제대로 하고 있는 걸 멈추면 안 돼요." (pg 158~159)


간만에 낯설지만 민감한 주제를 풀어낸 소설을 접했다.

작가는 미국 내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주제로 45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소설을 발표했다.

이미 미국 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어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마블의 팔콘으로 유명한 앤서니 매키도 출연한다고 한다.)

게다가 이 책이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니 놀라움과 궁금함이 더해져 접하게 되었다.

특히 국내에도 난민 문제가 큰 화두가 되고 있어서 국내에 주는 시사점도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더 읽고 싶었다.


이런 민감한 주제를 가진 책을 평하기란 좀처럼 어려운 것이 아니다.

조금만 이 책의 아쉬운 부분을 지적해도 레이시스트처럼 보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흑인들도 비하하는 동양인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을 조금 남겨보고자 한다.



이 책은 '스타'라는 이름을 가진 십대 소녀의 삶을 통해 현재 미국 내 저소득층 흑인들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스타는 저소득층이 모여사는 마을인 가든 하이츠에 살고 있다. 

주민 중 대부분이 흑인이며 마약을 파는 두 갱단이 세력 다툼으로 판을 치고 치안이 불안한 곳이다.

스타의 부모는 이런 마을에서 아이들을 지키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 무리를 하며 아이들을 집에서 멀리 떨어진 

백인들이 주로 다니는 사립 고등학교에 보낸다. 


스타는 이런 곳에서 두 가지의 자아를 갖게 된다.

가든 하이츠의 주민이자 흑인으로서 가지는 자아와 주로 백인 부유층이 다니는 학교의 재학생으로서 가지는 자아이다.

상충하는 두 자아 사이에서도 가족에게는 사랑받는 딸이자 누이로, 학교에서는 백인 남자친구를 사귀며 운동도 잘하는 학생으로

둘 사이의 균형을 이루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런 스타에게 얘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난다.

해외토픽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한번씩 등장하는 소재인 백인 경찰이 비무장 상태의 흑인을 쏘아죽이는 사건이었다.

스타는 그 사건으로 소꿉친구였던 칼릴이라는 친구가 눈 앞에서 총에 맞아 숨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이후로 총을 쏜 경찰을 구속해야 한다는 흑인들의 견해와, 피해자가 마약상이었고 총기를 휴대할 수 있었던 정황상 어쩔 수 없었다는

백인 경찰측의 견해가 치열하게 맞서며 소설이 전개된다.

(여기까지가 소설의 초입까지이며 이후의 스토리는 지나치게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생략하고자 한다.)



책은 이런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십대 소녀의 심정과 내면의 변화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경찰에 대한 트라우마, 소꿉친구의 부당한 죽음을 밝혀야 한다는 사명감, 자신이 빈민마을에서 일어난 그 사건의 핵심 목격자라는 것을 

부유한 백인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는 부끄러움, 자신을 위로하고 지켜주려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 관심에 대한 부담감까지.

이 모든 감정들이 긴 호흡으로 충분하게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내 추악한 진실을 마주한다면 난 가든 하이츠와 그 속의 모든 것이 부끄럽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바보같지만.

내가 어디 출신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바꿀 수 없는데 왜 날 만들어준 것들을 부끄러워했을까?

그건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것과 같다. (pg 447)


그러면서도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의 시각도 놓치지 않고 있다.

언론이 보여주는 양면성(흑인 측면의 미디어와 백인 측면의 미디어가 모두 등장한다.)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고,

미국 사법 시스템, 특히 배심원제가 갖는 맹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미국처럼 배심원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종종 제기된다.

 이 소설을 보고도 그 주장에 100% 동의할 수 있을지는 읽는 사람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난 우리 동네, 우리 집이 화면에 등장하는 것을 긴장한 채로 쳐다보았다.

방송은 최악인 부분만 꼭 집어 보여주는 것 같다.

마약 중독자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허물어진 시더 그로브 구역, 비행 청소년 집단의 점멸 사인, 흰 천이 덮인 길가의 시신.

룩스 부인의 케이크는? 루이스 아저씨네 이발관은? 루벤 아저씨의 식당은? 병원은? 우리 가족은? 나는? (pg 250)


저자가 하고픈 말이 많아서인지 450페이지라는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전개가 빨라 술술 읽어갈 수 있었다.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무거운 감정만 느끼는 것도 아니다.

십대들의 이야기이니만큼 십대들이 향유하는 문화와 말투를 살린 개그코드들도 곳곳에 숨어있다.

(흉악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늘 우울하게 사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작가의 의도 같기도 하다.)

힙합이나 드라마 등 미국 문화를 잘 아는 독자라면 더욱 공감가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난 감상은 다소 복잡하다.

누군가 이 책이 '작가가 의도한 메시지를 거부감 없이 잘 전달하고 있는가?'라고 물으면 주저없이 '그렇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흑인을 너무 억지스럽게 피해자화 한다거나 백인을 일방적으로 악하게 묘사하고 있지 않아서

내 나름으로는 균형을 잘 살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어떤 집단의 일부가 갖는 특성이 그 집단 전체를 매도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이는 요즘의 한국을 살아가는 우리의 시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에서 보여준 난민에 대한 혐오는 이 책에서 숨진 칼릴을 바라보는 스타의 친구, 헤일리의 시각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난민에 대해 (부정적으로든 긍정적으로든)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하지만 이 책이 '소설로서 재미가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난 대답을 다소 망설일 것 같다.

왜냐하면 중반을 넘어서기 전에도 대충 이야기의 흐름이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이고 별다른 반전이나 서사의 변화 없이

그대로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쉽게 별 다섯개로 이 책을 평가하기가 어려웠다.

(심지어는 누가 다치거나 죽고,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 스타가 무슨 행동을 하게 될지까지도 그리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큰 목소리를 내는거죠? 우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이 없으니까요."

"그렇단다. 우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럼 저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네요." (pg 176)


저 구절이 450페이지 중 176페이지에 등장하는데, 이쯤 읽을 때 '대충 이런저런 스토리로 흘러가겠군' 했었는데

역시나 그대로 이야기가 끝이 나서 다소 아쉬웠다.


이미 미국에서는 영화가 개봉을 한 모양이다.

유투브 등을 찾아보면 이미 영화의 트레일러가 올라와 있는데, 책을 읽고나서 트레일러를 보니 느낌이 아주 색달랐다.

아무래도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상상했던 등장인물들과 실제 배우 캐스팅이 완벽히 매칭될 순 없으니 당연히 그럴 것이다.

이 책을 접하고 싶은 사람들은 트레일러를 먼저 보고 책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아쉬움을 남기는 책이었지만 영화가 국내에도 개봉이 된다면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작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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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조각 스티커 아트북 : 음식 조각 조각 스티커 아트북 시리즈 5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클(싸이프레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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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게 비슷한 책을 세 권이나 얻게 되었다.

비슷한 책으로 서로 다른 시각을 보기 위해 아내와 내가 각각 하나씩 서평을 써보기로 했다.

해보니 두 사람 다 재밌었다는 결론이 도출되어 나머지 한 권은 아이를 키우는 지인에게 선물로 주려고 한다.

원래는 아이와 함께 하려고 했지만 역시 아직 이걸 제 위치에 딱딱 붙이기에는 좀 어린 감이 있어,

아이를 재워놓고 집사람과 나란히 앉아 그림 하나씩 완성해 보았다.


아래부터는 아내가 쓴 소감이다.

(아내의 블로그 원문: http://hamtok.zz.am/221385771311)




일전에 tvn채널에서 방영했던 '숲속의 작은집'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박신혜씨가 스티커 아트북 비스무리한 걸 하는걸 보면서..


'아.. 저런것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지나갔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비슷한 걸 해본 경험이 있었다.


친구가 본인은 성격이 안맞아서 못하겠다고 던져준

'DIY 명화그리기'도 이것과 거의 비슷하다.

캔버스에 밑그림과 숫자가 적혀있고 그것에 맞는 물감을 칠해주면 완성되는 참으로 편리한 것이었다.


하지만 물감의 특성상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고 손이나 옷에 묻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터라...

조금 하다 실증 나버려서,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던 걸로 기억한다.




우선, 이 책은 남편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스티커 놀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 느껴졌다.


 


일단 책을 받자마자 우리 딸아이(19개월/2세)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좋아하는 음식도 있고, 공룡도 있고, 동물 그림도 있으니 당연할 수 밖에 없다.








제일 좋아했던 수박부터 아이와 함께 시작해보았다.

아직 연령이 어리므로 큰 조각부터 주면서 옆에서 설명을 해주며 같이 붙였다.








그러더니 스티커를 알아서 열심히 띄려고 한다.

아직 손가락 발달이 덜 이뤄져 내가 열심히 도와주어야 한다.





총 8가지의 종류의 음식 도안이 들어있다.






딸아이와 같이 조금 하다가 내가 완성해보았다.

같이 하다가 한조각을 잃어버렸다ㅠ


잃어버린 43번...ㅜ












이번엔 제일 많은 조각으로 이뤄진 케이크에 도전!







 



81조각을 완성하는데 한 20분 안쪽으로 걸리는 것 같다.





내 원래 취미는 뜨개질이다.

원래도 성격상 느리게 한땀한땀 무언갈 하는걸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스티커로 그림을 완성한다는 것이,

손에 묻지도 않고 다 완성했을때의 성취감도 뛰어나서 매우 재미있었다.





이 책은 아이들용이지만 어른들을 위한 스티커 아트북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재미있는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준 남편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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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조각 스티커 아트북 : 공룡 조각 조각 스티커 아트북 시리즈 4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클(싸이프레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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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많은 요즘 사람들.

집에 와도 머릿속에 일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떠나지 않을 때 단순한 일에 집중함으로써 머리를 비우는 힐링 취미들이 각광받고 있다.

주로 색칠하기나 퍼즐, 블록 맞추기, 그림 그리기 등 단순한 작업에 집중하는 취미들인데,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이런 책들만을 모아둔 코너도 생겨나고 있다.


컬러링북이나 DIY 명화 그리기 등도 그런 종류에 속하는 취미였는데, 복잡한 그림을 세밀한 칸으로 나누어 각각에 색을 칠하는 것이다.

단순한 것에 집중하게 해주는 효과도 좋고 완성하고 나면 제법 그럴듯한 그림이 되어 좋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었다.

준비와 뒷처리 과정이 너무 귀찮다는 것이 문제였다.

집사람이 물감으로 하는 DIY 명화 그리기를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재밌어하더니 나중에는 물감을 준비하고

다 한 뒤 붓과 파레트를 씻는 것이 귀찮아서인지 금새 잘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한 책이 바로 스티커 아트북이다.

컬러링북이나 DIY 명화 그리기처럼 복잡한 한 장의 그림을 여러 칸으로 나눈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이를 직접 칠해야 하는 귀찮음 대신 간편하게 스티커로 대신하게 해 준 것이다.

책을 집어드는 순간 누가 생각했는지 정말 기가 막힌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사람에게 부와 명예가 따르길 빈다.)


그 중에서도 본 책은 아이들을 위해 조금은 쉽게 제작된 버전이다.

그림마다 다르지만 대략 50~80개 정도의 스티커들을 붙이면 한 장의 그림이 완성된다.


표지는 요렇게 생겼다.

역시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부동의 넘버원, 티라노사우루스가 표지 모델을 맡고 있다.

아직 이 책을 온전히 함께 하기엔 아이가 좀 어리지만, 공룡을 너무 좋아해서 표지와 그림만 봐도 '우와' 소리가 나온다.

이런 식으로 스티커들이 예쁘게 분할되어 있다.

그림에서 숫자에 맞는 스티커들을 붙여나가면 된다.

스티커의 크기도 영역에 따라 손톱만한 크기에서 손가락만한 크기까지 다양하다.

깨알같이 적힌 글씨를 보며 차근차근 붙여 나가야 하므로 아이들 집중력 향상에 꽤나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스티커는 번호순으로 제작되어 있고, 그림 속 숫자는 완전히 랜덤이어서 번호 순서대로 따라가면서 붙이기엔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그림을 보며 그림에 있는 숫자를 스티커에서 찾아 붙이는 편이 더 효과적이었다.

완성된 모습.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보니 스티커의 크기가 꽤 큰 편인데도 완성하고 나니 제법 그럴듯한 그림이 되었다.

처음에는 이 걸 뭣하러 하나 싶은 마음도 좀 들었었는데 하고나니 묘한 성취감이 있다.

아이가 좀 더 크면 같이 해 볼 요량으로 좀 남겨두려고 했는데 왠지 내가 다 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예전에 수집 한참 할 때에도 스티커를 붙여야 하는 제품들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 책은 붙여가는 재미가 있었다.  


육아중인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스티커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는 없는 것 같다.

우리 아이도 손을 쓰기 시작할 무렵부터 스티커만 보면 그렇게 좋아한다.

가구며 바닥이며 여기저기 스티커를 붙여대서 부모들에게 짜증을 안겨주기 쉽지만,

이 책을 건네준다면 부모와 아이 모두가 행복하게 스티커로 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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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동화가 아이를 망친다 - 부모가 아차 하는 사이
유종민 지음 / 타래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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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상깊은 구절

자발적으로 동화를 고르지 못하는 아이들은 순전히 부모의 선택에 의지하며, 부모의 입을 통해 동화의 스토리를 파악한다. -중략-

부모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 채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강요하게 된다.

자신이 이미 어렸을 때 읽었고, 남들도 다 읽는 동화인데 뭐가 문제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다.

스스로 중독된 사람은 자신이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야 하는데, 잘못된 선택을 남도 아닌 자신의 자식에게 대물림한다는 데 있다. (pg 29)



나는 틀리지 않았다.

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들었던 생각이다.

아이가 슬슬 말귀를 알아 들어감에 따라 책을 읽어주는 일이 많아졌다.

읽어주다 보니 어릴적 나도 봤던 내용인데 이상하게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많았다.


기억나는 것중에 하나가 '완두콩 공주'라는 동화였다.

침대에 콩을 숨겨놓고 그 콩 때문에 불편해서 잠을 자지 못하는 공주만이 진정한 공주라는 황당무계한 내용이었다.

그때도 한번 보고서는 다신 같이 보지 말자고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이 글을 쓰려고 찾아보니 그 동화가 무려 동화의 거장 '안데르센'의 동화였다.


이 책에서는 거장 안데르센은 물론, 동화로 유명한 그림형제의 작품들과 우리나라의 고전문학까지 아우르며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들이 아이들에게 의도되지 않은 부정적인 영향들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악영향이 바로 '성 역할의 고착화'일 것이다.

이 부분은 최근들어 이 책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부분이어서 그렇게까지 새롭게 들리진 않았다.

신데렐라도, 백설공주도, 콩쥐도, 춘향이도 항상 여성은 스스로 해결하기 버거운 어려움에 빠지고

어디선가 왕자나 장원 급제한 남성이 나타나 구해준다. 그러고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결말.

남성은 아무 연관성도 없지만 아름답긴 한 여성의 어려움을 기꺼이 제거해주고 여성은 마치 보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자신을 내어준다.

(심지어 초면에 키스도 서슴치 않는데 여성은 그 사실을 알고서도 화 한번 내지 않는다.)

이런 동화 속 스토리 전개는 비단 동화 뿐만 아니라 아직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물론 사라져가는 추세라지만)

이런 현상에 대한 설명은 이 책에 저자가 잘 해두어서 관련 페이지를 꼭 인용하고 싶었다.


(pg 187)


이 책에서는 비교적 잘 알려진 '성 역할의 고착화'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심어주는

다양한 편견들에도 주의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동화에서 주인공이나 선한 인물이 여자라면 아름답게, 남자라면 잘생기게 그린다.

반면 악당이나 주변 인물의 경우 못생기게 그린다.

특히 그림 동화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포맷이 주를 이루면 아이는 못생기고 추한 것은 악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pg 42)


이런 인식은 매우 심각할 수 있다.

아이 입장에서는 이런 동화에 노출되다 보면 은연중에 예쁘고 잘생긴 아이는 뭘해도 좋게 보이고,

못생긴 아이는 왠지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편견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생기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자신이 그런 편견을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자각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

 

최근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PC방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얼굴을 공개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댓글로 그의 외모를 조롱하기 시작했다.

살인하게 생겼다는 둥, 게임이나 애니 같은 것만 보는 히키코모리 같다는 둥 그의 외모를 둘러싼 조롱이

그의 반인륜적인 범죄행위 자체나 경찰의 미흡했던 초기 대처에 대한 규탄을 넘어서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에 만약 그 용의자와 닮은 아이가 주변에 있다면 어떻겠는가?

혹은 나 자신이, 혹은 내 아이가 그 용의자와 닮았다면 어떻겠는가?

외모를 욕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렇게 생기지 않았다는 안도감만으로 사람의 외모를 행동의 결과와 매칭시키는 오류를 범한다.

하지만 그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에게 그러한 언행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는 인식하지 못한다.  


좀 더 생각해 보면, 비단 좋고 나쁜 이미지만 편견을 갖게 하는 것도 아니다.

안경을 쓰면 똑똑하다, 키가 크면 우유부단하다, 뚱뚱하면 지저분하다, 마르면 신경질적이다 등등

외모와 등장인물의 성격을 매칭시켜 고착화하는 동화가 생각보다 많다.

이런 매체들을 접하다보면 아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을 외모로 분류하게 되고,

상대방과 이야기 한번 나눠보기도 전에 선입견을 갖게 된다.


이런 편견 외에도 고전 문학 속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폭력성도 지적하고 있다.


문맥상 백설 공주와 왕자는 일면식도 없다. 당연히 본 적도,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남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백설 공주는 의식이 없는 상태다.

그런데 왕자는 단지 백설 공주의 미모에 이끌려 자기도 모르게 키스하는 것으로 나온다.

깨어있는 것도 아니고, 의식이 없는 여자에게 키스를 한 것은 엄연히 성추행이다.

비록 그 키스를 받아 백설 공주가 잠에서 깨긴 했지만, 그렇다고 왕자의 잘못이 정당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pg 123)


요즘 같아서는 바로 왕자 미투 사태로 언론을 떠들썩하게 해도 할 말이 없는 행동이지만 백설 공주는 그에게 사랑에 빠진다.

심정지 상태여서 인공호흡을 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왕자 자신의 욕망에 의한 키스였는데도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전 동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계모는 하나같이 폭력적이다.

정말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주인공을 괴롭힌다.

그런 작품들을 보며 자라온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니 '계모라면 으레 성격이 나쁘겠지' 하는 편견이 자리잡는다.

어른들도 그런데 하물며 아이가 갖는 편견은 어떻겠는가. 반에 계모와 사는 아이가 있다면 어떤 눈으로 그 아이를 바라보겠는가?


물론 저자가 고전 동화들이 갖는 교훈적인 측면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편견이나 폭력성을 심어주지 않고도 교훈을 줄 수 있는 동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고전 동화들이 이미 몇 세기 전에 만들어진 것이고, 요즘 세상에는 맞지 않으니

요즘 세상에 맞는 동화가 많이 나와줘야 한다고도 강조하고 있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애들 보는 동화를 가지고 너무 민감하게 군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곧 유치원이나 학교에서도 배우게 될테고 남들 다 보는데 우리 애만 안보면 뒤쳐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는 바이다.


여기 흠잡을 데 없이 멋진 스포츠카가 있다. -중략-

그런데 딱 한가지 결함이 있다.

전체 주행거리가 5천 킬로미터가 넘을 경우 특정 속도에서 브레이크가 정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결함이 더러 발생한다는 점이다. -중략-

단한번이라도 브레이크가 정상 작동이 되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pg 283)


이미 중고등학생만 되더라도 자리잡힌 생각을 깨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때문에 되도록이면 아이에게 편견이 아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미 이러한 동화를 아이가 알고 있다면, 아이 스스로 모순되는 부분이나 문제점을 찾아볼 수 있도록

같이 질문하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면, '디톡스'하는 것이 중요하다.)


굳이 까다롭게 동화를 고르면서 읽어주고 싶지 않은 부모라도 위 디톡스는 함께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아직 우리 아이는 질문에 대답을 못하지만, 나도 이 책을 읽고난 뒤부터는 같이 책을 보다 거슬리는 구절들을 발견하면

아이에게 한마디씩 덧붙이려고 한다.

'굳이 왕자를 만나야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건 아냐', '계모라서 나쁜게 아니라 이 사람이 나쁜거야' 등등.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읽고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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