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사냥개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7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정성희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마도 크리스티 여사 단편집중 가장 특이한 내용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추리소설 걸작선 1 한국추리소설 걸작선 1
김내성 외 지음,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너무 우리 것을 무시하지 않나 싶다.

난 재즈나 샹송 동호회는 봤어도 판소리나 창 동호회는 보지 못했고, 살사나 탱고 동호회는 봤어도 탈춤이나 승무 동호회는 본적이 없다.

이런 현상은 추리소설이라고 예외가 아니어(그나마 순수문학 쪽은 좀 낫지 않나 싶은데) 솔직히 한국 추리작가들이 추리소설 집필만으로 온전히 밥을 먹고 살기 힘든 게 현실이다.

결국, 본 직업을 두고 시간을 쪼개 집필하다 보니 작품의 질이 떨어지고 그 결과 독자는 더욱 외면하고 작품으로 먹고살기는 더욱 빡빡 해지는 악순환의 연속.

그나마 예전엔 김성종, 이상우, 노원 같은 작가들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었는데 90년대 후반 2000년도 들어와서의 한국 추리소설전설 속의 동물 주작, 기린과 거의 동급이었던 거 같다.

그러다 작년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이 히트하고 현직 판사인 도진기 작가가 나름 이슈를 만들어 조금이나마 부활의 싹웠달까?

미야베 미유키도 좋고, 마이클 코넬리도 좋지만, 한국 작가가 만든 주인공이 등장하는 어느 정도 수준의 연작 장편은 과연 언제 내 장바구니에 담길는지.

 

걸작선이란 이미 한 번 필터에 걸러졌다는 뜻이다.

그 필터가 오밀조밀할지, 듬성듬성할지는 몰라도 말이다.

그저 선입견 없이 믿고 읽어보자.

그럼 나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단편집이란 건 뷔페와 같아서 모든 작품이 내 마음에 들 수는 없지만, 분명히 내 마음에 쏙 들어오는 작품은 있다.

한국 최초이자 한동안 유일한 탐정소설가였던 김내성부터 얼마 전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반가운 살인자>의 서미애까지 22명의

작가가 겨루는 추리의 경연장이다.

스물 두 개의 작품 중 당신의 마음에 들어오는 작품이 하나도 없다면 당신은 추리소설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당신의 취향에 관하여 다시 생각해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패러독스 2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 여름언덕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애거서 크리스티의 유명한 작품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에 관한 분석서.

분석서라고 적었지만 마땅한 어휘가 떠오르지 않아 적었을 뿐, 해설, 비평, 연구, 논문 .

논문이라는 말까지 나온 거 보니 살짝 지겹지 않나 하실 텐데 물론 그런 부분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라는 추리소설에 관한 추리소설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의 반전과 꼬임의 묘미를 보여주기도 하는 묘한 책이다.

 

책을 읽기 전 제목을 봤을 때, 책을 읽는 초중반까지는 어디까지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에 관하여 쓴 책이라 여겼다.

추리소설을 좀 읽었다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발표 후에 소설의 기법 때문에 굉장히 말이 많았던 작품이다.

애거서 여사는 덕분에 굉장한 유명세를 얻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비난도 받았고, 작품은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무수한 인문학적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

고로 피에르 바야르가 보기에 자신이 쓸 글을 위한 도구로 이만한 작품이 없다 싶었 .

 

결국, 작가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보여주는 그대로 읽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다.' 이다.

그것이 꼭 집어 <애크로이드 살인사건>도 아닌 추리소설도 아닌 모든 글에 관하여 우리에게 하는 충고였다.

그러나 대상을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으로 받아들이든, 넓혀서 모든 글로 하든 꽤 흥미로운 책이다.

세상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싶은...

 

평가의 별 3개 반은 원래 4개에서 반개를 깎았다.

왜냐하면, 내용에 너무나 많은 크리스티 여사 작품 스포일러가 난무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자라 언급되는 작품들 대부분이 상당히 괜찮은 작품들이기에 추리소설 마니아로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상영 당시 극장 앞에서 '절름발이가 범인'이라고 외쳤던 스포일러는 저리가라다.)

아마 이 책을 골랐을 정도면 이미 여사님의 책 대부분을 봤으리라 생각하지마는 혹시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한 권 읽고 너무나 기똥차서 이 책을 집었다면 그자리에서 곧장 책을 덮길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서의 문제 진구 시리즈 1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는 책일수록 제때 못 읽는게 나의 징크스인데, 운 좋게 올해가 가기 전에 읽을 수 있었다.

도진기 작가의 책은 장편만 두 권(라트라비아타의 초상과 붉은집 살인사건) 읽어본지라 단편은 어떨지 읽기 전부터 매우 궁금했었다.

 

일단 결과부터 이야기해 보자면 전체적으로는 성공이나 연작 단편집으로의 완성도는 아쉽다 정도.

 

주인공 진구라는 인물이 사건을 해결하는 총 7개의 중, 단편이 실려있는데 모든 이야기는 진구의 여자 친구 해미로 인하여 벌어진다는 공톰점을 가진  연작 단편집이다.

7개의 작품중 주목할 만한 작품은 <순서의 문제>, < 티켓다방의 죽음>, <뮤즈의 계시>이다.

 

먼저 <순서의 문제>는 내가 좋아하는 알리바이 무너트리기이다.

범인으로서 심증은 있지만, 알리바이가 너무나 확고한 인물의 알리바이를 무너트리는 과정도 좋지만, 이 작품의 묘미는 아마 진구가 어떤 특수한 현상에 의문을 품고 사건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대부분의 추리소설 탐정들이 일반인은 넘기고 마는 그런 사소한 의문에서 사건을 진행해간다.

왜 그 돌은 그때 그곳에 놓여 있는지, 왜 그 남자는 양말은 벗은 채 구두를 신고 죽었는지 같은 거 말이다.

이 작품 속의 진구도 그런 의문을 갖고 결국 사건을 해결한다. 첫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좋았다.

 

<티켓 다방의 죽음>은 진구의 캐릭터 확립에 매우 중요한 작품이자 이 책의 유일한 중편이다.

진구라는 인물이 아마추어 탐정으로 정의의 편에 서 있는 인물처럼 적었지만 사실 진구는 철저하게 돈에 움직이는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 그런 진구의 모습을 가장 잘 그린 거 같다.

그리고 이야기 자체도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나름 복잡하게 그러나 억지스럽지 않게 잘 만들었다.

 

<뮤즈의 계시>

아마 이 작품이 가장 좋았다고 꼽는 분이 가장 많지 않을까?

한국도 연말에 추리소설 각 분야에 관한 시상을 한다면 올해의 단편 부문 후보에 올라갈 만한 작품이었다.

판사라는 작가의 특수한 직업을 잘 활용한 법정 신부터, 작가의 첫 캐릭터인 '어둠의 변호사' 고진의 등장까지.

사실 단편의 트릭이나 해법이란게 뻔해서 결국 어딘가에서 본듯한 트릭에 약간의 앙념만 덧칠하는게 보통인데 새로운 아이디어 라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자꾸 이런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매도 맞고, 칭찬도 들어서 가까운 시일내에 더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야책방 어느 지하생활자의 행복한 책일기 2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전작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재밌게 읽고 지역 도서관에 이 책의 구매를 희망했더니 '이미 구매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었다.

그러나 공공기관에서의 '구매 중'이란 뜻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하고 당일 배송받는 과정에 비해 상당히 길었기에, 이후로 나의 머릿속에서 슬쩍 잊혔다가, 스산한 가을이 되면서 기억을 되찾아 결국 읽어버렸다.

 

텍스트 중독자이자 헌책방 사장으로서 적은 가치 있고 기억에 남는 중고서적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가 편식하는 장르소설에 관한 이야기도 거의 없고 (딱 하나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에 관한 부분이 있다.) 거론되는 책들 대부분이 구경도 못해본 책들이지만 역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느껴진달까?

상당히 재밌게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내게 와 닿았고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다름 아니라 지은이가 요즘 대학생들에게 굉장히 실망을 느끼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더듬어 보면 이렇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낸 이후로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이곳저곳의 대학 학보사에서 인터뷰를 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뷰 말미에 좋은 책 한 권을 추천해달라고 했고 지은이는 카뮈를 추천했는데, 돌아온 대답이 재밌다.

 

'카뮈가 책 제목인가요?'

'아뇨,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요.'

 

학생들은 카뮈가 누군지 몰랐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고 한다. 작품 제목은 알지만, 작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 있는 일이니깐 다시 한 번 <이방인>을 아는지 물어봤는데, 그것도 모른다고 한다. 당연히 대학생 정도면 카뮈를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당황한 표정을 억지로 감추면서, 지은이는 다시 한 번 묻는다.

 

'그럼 도스토옙스키는 어떤가요? <죄와 벌>, <미성년> 같은 책이라면....'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죄송하지만, 그 작가도 누군지 모르겠는데요.'

 

물론 대학생이라고 해서 카뮈나 도스토옙스키를 알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설마 이름도 모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크게 당황한 윤성근 씨는 결국 마음에도 없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어둠의 저편>을 추천하고 만다.

 

이 이후에도 모 대학 국문학과 학생들과 문학 작품에 대한 토론을 하다가 <몬테크리스토 백작> 보고 그들이 베니건스의 비슷한 메뉴를 떠올리며 모두 웃은 뒤 '저희는 국문학과 학생이라 외국 작가는 잘 몰라요.' 라고 한 이야기 등등은 당시 자리에 없었던 나조차도 기가 막힌다.

 

하기사 요즘 늦은 시각에 지하철을 타면 전부 고개 처박고 애니팡 아니면 드라마나 보고 있지 누가 책을 읽어.

책 읽는 사람이 같은 칸에 탄 외국인보다 더 적은 게 현실이니 더이상 푸념적어봤자 손가락만 아픈가?

웃기면서 슬프면서 가슴 아린 이야기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책 속에 등장하는 '내용이 거의 같고 오히려 인쇄 상태가 훨씬 좋은 책이 나왔는데도 예전 책을 비싸게 구입하는 사람들'을 전부 다 이해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들이 '초판'에 '헌책'에 애정을 갖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 뿌듯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