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앤 나이트 블랙 캣(Black Cat) 3
S. J. 로잔 지음, 김명렬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영림카디널의 블랙 캣 시리즈는 일단 해외 수상작만이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기에 기본은 보장 다는게 장점이다.

또 수상작이라지만 작가들 대부분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인지라 마치 처음 먹어본 음식이 내 입맛에 너무나 맞았을때와 같은 기분을 느낄수 있는게 또 다른 장점이다.

덕분에 여러 시리즈들 중에 내가 사기도 가장 많이 사고 읽기도 가장 많이 읽은 시리즈가 되었다.

 

작가가 이 작품을 쓸 수 있었던 가장 큰 도구는 아마 미국인들의 스포츠를 향한 사랑일 것이다.

(굉장히 좋은 작품이지만 많은 한국 독자들은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낄것이다. 

아마 스포츠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가 그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어딘가에읽었는데 미국 어딘가의 인구가 7~8 만에 불과한 소도시에 수용인원 10만이 넘는 풋볼 경기장이 있다고 한다.

시민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가 들어가도 차지 않는 규모의 경기장을 지은 이유는 순전히 외지로 나가 사는 그 도시 출신 인들을 위한 것이었다.

큰 경기가 있는 날이면 우리가 명절에 귀성길 오르듯이 타지역에서 고향으로 모여 남녀노소가 같이 응원하고 오랜만에 가족,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는 광경. 그런 광경이 실재하기에 이 소설이 쓰여졌고 그 광경을 상상하면 이 소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비록 스포츠 문화는 크게 우리와 다르지만, 이 소설의 또 다른 이면에는 우리와의 공통점도 존재하고 있다.

바로 요즘 자주 언론을 장식하는 학교 내 폭력, 왕따 문제이다.

아마 이 문제는 경중이 다를 뿐세계 모든 학교가 가지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인종, 국적과 관계없이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러한듯싶다.

그러나 최근 한국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보면 정도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학생일 때도 분명히 그런 문제들은 존재했지만, 그걸로 자살하는 친구가 나올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다.

내가 다니던 학교나 주변 어느 학교에서도 말이다.

아마 한국에 총기 소지의 자유가 있었다면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이 이삼일에 한 번쯤은 뉴스를 장식하지 않았을까?

그럼 이 소설이 나오기 전에 국내 작가 누군가가 먼저 이런 소설을 써서 상을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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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스타일 - 지적생활인의 공감 최재천 스타일 1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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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유명인은 어떤 책을 읽는가라는 궁금증에 관하여 <밤은 책이다>를 잇는 2번째 독서.

최재천 박사님을 처음 접한 건 그가 수많은 책을 쓴 저자이자 성실한 번역가임에도 책이 아닌 텔레비전이었다.

아마 '진화학'에 관한 어떤 강의 였던거 같다.

늦은 시간 무심결에 채널을 돌리다 그의 선량한 목소리에 이끌려 느닷없는 자연과학 강의를 고스란히 듣고 말았다.

같이 보던 동생은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리라고 성화를 부렸지만 내 고집에 결국 삐진 채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몇 일 동안 말을 걸지 않았다.

몇 년 전 일이라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그날 이후로도 한 두 번 더 강의를 본 거 같다.

그러다 올여름 교수님의 새로운 책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책이 교수님이 좋아하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에 관한 것이란 소식을 들었을때는 꼭 읽어야 겠구나 싶었다.

 

최 교수님을 실제 뵌 적도 학생으로 그분의 강의를 수강한 적도 없지만, 아마 교수님은 무척이나 부드러우시고 상냥하시리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만큼 책에서 제목만큼 교수님의 스타일과 그 성품을 느낄 수 있다.

교수님이 주창하는 통섭이 애초에 융합, 포용, 화합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신 것인 , '' 쭉 연구하시면서 가지신 자연과 동물에 대한 애정이 글에도 그대로 묻어오는 것 같았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장은 아마도 <쓴소리><태도>가 아니었을까 한다.

장 제목을 <쓴소리(advice)>로 뽑으셨는데도 후배 학자에 대한 애정이 절절해서 쓴소리의 대상이 되신 한영식, 이승일 님도 아마 그런 느낌을 충분히 받으셨으리라. 애초에 제목을 <격려>로 지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하나 <태도>는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관하여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충고다.

나도 가끔 친구들과 사소한 것에 관한 의견차이로 언쟁을 벌이고 하지만 학자로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에 비하면 그 견해우주 속의 티끌 정도 아닌가.

교수님은 '관점이 다르다고 해서 소통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지식인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하셨다.

참 많이 생각하게 되는 구절이다. 조금만 틀어져도 차단, 삭제 해버리는 요즘 세태를 들여다 보면 말이다.

이 장의 제목이야 말로 <쓴소리>가 어울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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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대로
켄 브루언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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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페이지가 넘지 않으면 책으로 안보일 정도로 두꺼운 책들만 읽던 요즘(같은 값이면 두꺼운 책 편식은 왠지 본전을 뽑는것 같은 위안을 주는 속물근성에 책장에 꽂아 놓으면 저절로 벽지가 되는 시각적 효과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두꺼운 책은 들기도 무거워 고른 얇고 가벼운 책이 <런던 대로>이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책이 얇아서가 아니라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에 몰입하여 3시간 만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잠깐 케이블 채널에 나오는 패션이나 메이크업 전문가들이 남발하는 정체불명의 용어들을 총동원하여 칭찬해주자면, 이책은 스타일리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엘레강스하고 시크하면서 아방가르드 하기까지 한데 마무리는 정말 포스트 모더니즘의 결정체다.

옛날 한국이 한참 <마누라 죽이기>, <할렐루야> 같은 유치한 영화를 만들어 극장에 걸던 시절 스타일리쉬한 홍콩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랄까?

 

<런던 대로>는 아일랜드 출신 작가 켄 브루언이 빌리 와일더 감독의 걸작 영화 <선셋 대로>를 모티브 삼아 써낸 작품이다.

영화를 보지 않아서 두 작품을 딱 잘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검색하여 영화에 관한 자료 읽어보니 상당히 비슷한 설정에 단지 주인공들의 성격만 현대에 맞게 좀 각색한 것 같다.

보통 소설을 영화화한 경우는 자주 접했어도 영화를 소설로 써낸 경우는 흔치 않은데 그걸로도 모자라 이렇게 멋지게 재탄생시키다니 정말 작가라는 직업은 멋진 직업이다. 마지막 탈고를 마치고 얼마나 뿌듯했을까?

아 소설을 읽고 나니 정말로정말로정말로 영화가 보고 싶다.

영화를 보고 소설과 구체적으로 어디가 얼마큼 다른지 인물들의 설정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고 싶다.

그러나 1950년도 작품인지라 극장 상영은 꿈도 못 꿀 일이고 DVD 대여점에도 당연히 없을 테고 잘 찾아보니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거장들의 작품을 모아 상영하곤 하는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상영했나 본데 또 언제 상영 할지는 기약이 없다. 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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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책이다 - 시간과 연민, 사랑에 대하여 이동진과 함께 읽는 책들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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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른 가장 이유는 프롤로그에 적힌 지은이의 책에 대한 무한 애정과 소유욕에 감명을 받은 게 가장 크고 그다음은 차례에 적힌 책들 중 대부분이 내가 읽어보지 못한 책이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이동진 씨와 나의 독서 취향이 매우 다름에 기인한다.

평소에도 내가 자주 접하지 않는 책에 관한 호기심은 항상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만 읽기에도 시간은 모자라기에 마음만 있을 뿐 쉽게 손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획득한 이 책은 나의 숨겨둔 고민 해결에 희망의 빛을 비춰주기 시작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수 십 권의 낯선 책을 나도 앞으로 찬찬히 접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비록 다는 접하지 못하더라도 하나씩 차근차근 읽어보리라.

 

프롤로그에서 감명 깊게 읽었던 지은이의 책에 관한 욕심에 대하여 보자면 그 스스로 허영투성이라고 칭할 만큼 사들인 책을 이미 읽기도 전에 더 많은 책을 사들이고 있고, 심지어 어떤 책은 읽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산다니...나는 아직 발꿈치도 따라갈 수 없는 경지다.

그러나 나에게도 사 놓고 읽지 못한 책이 육칠십 여권 정도 있다.

아마 이것만 다 제대로 읽으려 해도 최소 반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되지만 새 책이 나오거나 어딘가에서 누가 어떤책이 재밌다더라 하면 새로운 책에 관심을 쏟곤 한다.

가지고 있는것 부터 읽자고 굳센 맘을 먹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위에 보시다시피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새 책들을 읽어볼거라 결심을 하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도 쭉 책이 쌓여가는 것은 막을 수 없으리라.

 

 

책에는 이동진 씨가 고른 책과 그 책에 관한 짧은 에세이 그리고 역시 그가 직접 찍은 사진이 실려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이다.

미국 서부 아니면 중앙아시아의 끝도 없는 벌판을 달리는 기차.

 

  

사족을 달아보자면 이 책은 무선 제본 방식이라 낱장들이 본드의 힘으로 붙어있다.

그러나 책을 좀 읽다보면 확 꺾은적이 없는데도 낱장이 분리되어 떨어진다. ㅠ.ㅠ

떨어진 낱장이 자주 뒤져볼 마지막 부분의 인용도서목록이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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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책이다 - 시간과 연민, 사랑에 대하여 이동진과 함께 읽는 책들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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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밤에 커피 한 잔과 함께 읽어보자. 트윗으로 한마디 안 하고는 못 배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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