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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나는 무엇으로 빛날까
최영숙 지음 / 미디어숲 / 2025년 10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주 한 번 정도는 AI로 인해 적어지는 일자리와 빅테크 기업들의 해고에 관한 기사를 보는 거 같다. 일반 지능 분야는 아직 갈 길이 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특정 업무'를 누구보다 빠르게 해치우는 AI 기술의 발전은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듯하며 이로 인해 AI가 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다행인건 고용 체제가 자유로운 미국 위주의 이야기로 보이고 아직 내 주위에서는 엄청나게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아니, 다행이 아니고 불행일수도 있겠다. 그만큼 이해집단의 목소리가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반영되어서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이야기니까.
어느 순간 갑자기 나를 대체할 신기술이 나올 것은 정해진 미래라고 생각해서인지, 마흔이 다 되어가는 나도 매우 불안하지만 청소년기 아이들의 불안도 엄청나겠다.
나는 20년을 버티면 (버티면 될까..?) 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40년을 살아가야 하는데 대체 뭘 하면서 살아가야 될까 라는 생각이 들테니까.
그런데 이런 고민들은 결국 어떤 '능력'이나 '기술'에 대한 고민이다.
이에 반해 이 책의 저자는 AI가 절대 대신할 수 없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힘, 시간을 주도하는 습관, 스스로 배우는 자세,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는 힘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조금 반신반의하며 읽었는데, 읽을수록 빠져들었다.
매트릭스처럼 인간을 가두고 상상 속에서 살게 하는 것이 정해진 미래가 아니라면, 결국 우리는 계속해서 사람들끼리 부대껴 살아야 하고, 무언가 계속 배우면서 적응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늘 그랬듯 사라지는 일자리 대신 무언가 새로 생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제보다 성장한 나가 되고, 사회적으로는 관계 속에서 균형을 지키며 잘 어울리는 나가 되어야 한다.
이 '나'가 되는 것은 결국 하루하루 '나아감'이다.
이 과정에서 내 마음을 다스리고, 시간을 더 중요한 일에 사용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질문하고 배워서 알아내고, 그렇게 미래로 나아가는 것. 이것은 AI가 해줄 방법이 없다. AI는 이것들을 훨씬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도와줄 도구다.
예를 들어 화가 나서 마음을 다스리고 싶을 때, AI에게 내 상황을 설명하고 이럴 때 화가 나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인지, 내가 오버하는 것인지, 다음부터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상대가 문제라면 상대를 어떤 식으로 설득할지 등.
예전에는 심리학 책 따로, 뇌과학 책 따로, 배려, 인간관계, 설득 등 여러 분야의 책을 따로 읽고 읽다 보면 통합된 지식이 생겨서 나를 한 단계 발전하게 했다면, 지금은 그냥 AI에게 저런 질문을 주르륵 하면 AI가 방대한 데이터에서 자료를 뽑아 한 번에 제공해준다.
그 자료의 타당성과 근거가 궁금한 경우, 그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면 또 더 상세히 답변해준다. 이런 모든 것을 읽은 후에도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결국 내 몫이지만, AI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당연하게도 이런 질문조차 '아무 경험 없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저자가 책 속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부분도 결국 이런 것이다.
쓸모없어 보이는 지식도 배워보고, 내 감정과 경험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시간을 잘 활용해서 좋은 습관을 만드는 연습을 지속하여 꾸준히 무언가 하는 사람이 되고.
AI라는 도구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이런 사람이 되는 것까지는 AI가 대신할 수가 없다. 문 앞까지 직접 걸어가서 문을 여는 것! 적어도 이 정도 노력과 용기는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나는 책을 해석했다.
저자가 도서관에도 많이 가고 읽은 책도 방대해서인지 곳곳에 위로가 되는, 용기를 주는 글들이 많았다. 청소년 아이에게 선물로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