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이후의 질서 - 트럼프 경제 패권의 미래
케네스 로고프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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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 정말 오랜만에.. 꽤 두껍고 깊이 있는 지식이 담긴 책을 읽느라 힘들었다.. ^^;;

하버드대는 이런 사람이 교수로 있구나.. 이러니 세계 최고의 대학이 가능하지..

달러 이후의 질서.. 아마 출판사에서 이 제목 지으려고 엄청 고민했을 거 같다.

그냥 원제인 Our Dollar, Your Problem을 그대로 쓰는 것도 사람들에게 확 와닿아서 참 좋았을 텐데... 달러 이후의 질서 라는 제목 때문에 뭔가 음... 다이나믹함이 조금 줄어든 느낌이다.

원제인 Our Dollar, Your Problem은 50년전 닉슨 시대 재무장관 존 코널리가 외국 재무장관들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미국의 오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 말을 책 제목으로 쓴 이유는, 저자가 보기에 트럼프의 새 행정부도 '미국 우선 철학'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는 세계의 '신뢰'를 받는 통화이기에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 역시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 뭐 선후가 바뀌어도 상관없다. 미국이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어서 미국의 돈인 달러가 엄청난 힘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런 '달러'가 앞으로도 계속 세계적인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길게, 깊이 있게 다룬다.

그동안 세계의 주요 통화였던 돈들이 어떻게 뜨고 졌는지를 다루고, 달러에 도전했던 엔화나 위안화. 그리고 달러에 도전할 것으로 기대되는 비트코인 까지.

달러가 지배적 통화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엄청난 운도 따른다. 러시아가 조금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중국이 조금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면?

수십년 전만 하더라도 '소련'이 미국 경제를 넘어설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라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그 이후 다시 수십년 동안은 중국이 곧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엄청나게 많았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경제는 속절없이 무너져 갔다.

물론 미국에도 큰 위기가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의 달러, 당신의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미국채를 '가장 안전한' 투자 자산 중 하나로 여기지만, 거기에는 아주 예외적인 저금리 침체 현상의 지속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금리가 변하든,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든, '미국의 채권자'들은 언제든지 엄청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미국은 어느 당이든 돈을 풀고 '적자'를 확대하려는 유혹을 마주하게 된다. 돈을 풀고 소비를 하고 국가 부채가 쌓이는 듯하지만, 풀린 돈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부채 부담이 줄어든다. 그러나 과연, 이런 시스템은 언제까지 유지가 가능할 것인가? 채권자들이 한 번에 미국에 상환을 요구한 적이 아직은 없지만, 당장 중국이 가지고 있는 국채만 해도, 미국이 그걸 한 번에 갚아야 한다면?

너무 많은 논의와 재미있는 주제들이 있는데 책이 길어서 다 기억해서 담아내기가 쉽지 않다. 밑줄 그은 부분 위주로 다시 읽어보면 세상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그래서 결국 달러 이후의 질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아직은 알 수 없다.

유럽이 제대로 해낸다면 유로화가 될 수도 있고, 중국이 방향을 잘 잡으면 위안화가 될 수도 있다. 우리 문화의 힘이 아무리 강해도 원화는 안되겠지...?

갑자기 코인이 될 수도 있다. 저자는 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지만.

그때 닥칠 위기를 가볍게 보지 말기를 저자는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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