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나오는 책들은 맨들 맨들하고 표지도 칼러로 멋지고 또는 양장본으로까지 나온다.
그러나 이 책은 누런색으로 별로 땡기게 생기지는 않았다. 그리고 책을 넘기면서 계속 나는 종이/책 냄새가 끝까지 나서 나를 국민학교때 한참 책 많이 읽던 그때의 문고판 서적을 상기시켜줬다. 남이 권하거는 책도 훌륭한게 참 많다는 걸 알았고 베스트 셀러를 피해가려고 해도 잘나가는 데는 이유가 다 있기에 만나는가 보다 싶다. 나는 작가가 꼭 내게 편지를 보내는 것 같아서 가슴이 져리게 읽어 내려갔다. 마흔이 넘어서도 9살 아래의 이 여동생에게 이것 저것 잔소리를 듣는 울 오빠가 생각 나서였을 것이다.

우리집에 화분엔 햇볕이 드는 방향으로 꼭 잡초/야초가 자라곤 한다. 제일 많은게 크로바인데, 나는 항상 뽑아 버리고 우리 신랑은 그냥 놔두라고 성화를 한다. 이 책을 읽고 내게 온 변화는 아파트의 길바닦에 깔려있는 보도블럭의 틈바구니에 푸릇푸릇 돋아난 작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다. 전혀 관심의 일말도 두지 않았던 것이라서 내가 바닥으로 머리를 디미는걸 혹시 누가 보기라도 할까봐 획 일어서기는 하는데, 그래도 자꾸 그리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 책에 나오는 것중에 내가 먹어본것은 고들배기 정도. 울 신랑이 고들배기 김치를 얼마나 좋아 하는지 나는 쓰기만 하더구만. 어릴적 우리집에도 작은 화단이 있었는데, 참 신기하게도 바쁜 울 엄마는 전혀 안돌봐주는 데도 나팔꽃은 징하게도 매년 얼굴을 내밀었다. 나팔꽃이 담을 타고 올라가는걸 보는 것과 꽃이 저녁이면지고 담날 아침이면 또 다른 놈이 꽃을 피우는걸 보는 재미가 참 솔솔했었다.

이 책에는 날자가 있어서 같이 보면서 읽었는데, 이 책이 시작되는 때 나는 대학생활을 하며 까불고 다닐때고 이 책이 끝날때는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잘났다고 다닐때다. 같은 시간동안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었다니 참 서늘한 느낌마저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한 구절을 꼭 여기에 넣어두고 싶다.

평화는 상대방이 내 뜻대로 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이며
행복은 그러한 마음이 위로받을 때이며
기쁨은 비원진 두 마음이 부딪힐 때이다.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지.
200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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