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래, 번개 - 제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초등 개정교과서 국어 6-2(나) 수록 샘터어린이문고 29
류은 지음, 박철민 그림 / 샘터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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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동화를 읽다보면 작가의 상상력의 세계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고, 이런 책들을 읽고 자란 아이들의 사고력도 굉장히 높아지리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렸을 때와는 참 많이 다른 세상이다.

특히, 창작 동화를 읽다보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는 느낌이 든다.

창작 동화에는 고전 동화와는 다른 독창적이고 신선한 스토리가 있어서 매우 매력적이다.


'그 고래, 번개' 책에는 '그 고래, 번개'를 포함해서 총 4편의 동화가 담겨져 있다.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동화는 '그 고래, 번개', '베트남+한국', '마귀할멈 이야기', '꼬마 산신령, 호랑이 눈썹, 달봉이' 이다.

모두 다른 주제와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그 고래, 번개' 동화의 주인공은 초등 6학년 상택이와 고래이다.

상택이는 바닷가에서 만난 고래에게 번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고래와 친구가 된다.

고래와 친구가 되다니 재밌는 모습이다.

상택이는 섬마을에 사는 엄마말 잘 듣는 순진하고 착한 어린이이다.

번개는 바다에 사는 진짜 고래이다.

섬마을에 온 고래 연구사를 우연히 만난 상택이는 고래가 바닷가 근처에 있으면 좋지 않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그 고래 연구사가 고래를 조사하러 왔다는 말을 듣는다.

상택이는 번개를 안전한 바다로 되돌려 보내려고 바다에 뛰어들어가 번개를 바다로 가도록 안내한다.

그러다가 그만 상택이는 바다에서 죽을 뻔하다가 살아난다.

상택이를 구해준 사람은 고래 연구사 아저씨였다.

고래 번개는 상택이 덕분인지 바닷가에서 사라졌다.

아마도 섬 근처를 떠나 깊은 바다로 간 모양이다.

섬마을에 사는 상택이의 순수함이 느껴지는 동화이다.

친구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서 혼자 남은 상택이에게 고래는 유일한 친구와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상택이는 고래를 위해서 이별을 선택하고 고래를 바다 멀리로 안내해 준다.

마음 착한 아이의 순수한 모습이 상택이에게서 잘 느껴졌다.


두 번째 동화인 '베트남+한국'은 다문화 문화를 다룬 이야기이다.

요즘은 지하철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방송에서도 외국인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서양인들에게는 후하지만, 동남아인들에게는 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좀 모순적인 한국인의 모습이다.

이 동화는 그런 한국인의 모습을 살짝 비유하며 다문화국가가 되어가고 있는 한국 속에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고민을 다룬 동화이다.

한국인 아빠와 베트남인 엄마를 둔 태봉이는 엄마가 결혼한지 10년이 지나자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결혼 후 한국을 배우기 위해 10년 넘게 베트남 음식에 관심 없던 엄마가 이제는 조금씩 베트남 음식을 차리기 시작했다.

태봉이는 베트남 음식을 싫어한다.

태봉이는 피부가 검어서 학교에서 아프리카 사람이라고 놀림을 받는데, 태봉이는 그것을 정말 싫어한다.

태봉이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현기이다.

태봉이는 현기의 이모가 연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리고, 현기도 자신과 같은 다문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현기는 자신의 출신을 숨기지는 않았지만, 반 아이들은 현기가 다문화 가정 아이라는 것을 모른다.

태봉이가 현기를 그렇게 생각했고, 현기 엄마가 연변 사람이라는 것도 최근에 알았다.

태봉이는 현기가 연변 사람이라는 것을 반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현기 생일파티 깜짝쇼를 준비하게 한다.

깜짝쇼는 현기 이모에 의해서 준비가 된다.

반 아이들이 모인 가운데 자연스럽게 현기 이모가 연변 사람이라는 것이 알려지는데, 현기는 그것에 대해서 전혀 거리낌없이 말한다.

현기에게 망신을 주려했던 태봉의 깜짝쇼는 실패를 했지만, 태봉은 현기를 보고서 많은 것을 깨닫는다.

한국 사회의 현실을 잘 보여주면서 교훈을 주는 교훈적인 동화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태봉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엄마가 베트남 사람이라는 사실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그건 아무리 피한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이니까. 대신 남과 다르기 때문에 유리한 점을 찾기로 했다. 남과 다르다는 말은 남보다 가진 것이 적다는 게 아니라 남이 가지지 않은 걸 가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했으므로. 나는 더 이상 엄마가 만드는 베트남 음식을 거부하지 않았다. 누군가 나에게 아프리카 냄새가 난다고 놀리면 당당하게 베트남 냄새라고 고쳐 주었다."


세번째 동화 '마귀할멈 이야기'는 엄마가 딸 다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다현이에게는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가 계신다.

엄마는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다현이에 어떤 이야기를 말해준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 아이는 엄마가 없고, 아빠는 멀리 일을 나가서 집에 자주 들어오지 않는 외로운 아이이다.

친구도 떠나버렸고, 아이는 재개발이 예정되어 모두들 이사를 떠나고 있는 동네에 살고 있다.

아이는 친구와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

결손가정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의 이야기이다.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였고, 다현이가 생각한 마귀할멈은 엄마를 보살펴 준 아주머니의 어머니였고, 지금 치매가 걸린 다현이의 할머니는 그 아주머니이다.

불우한 환경의 아이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동화였다.


네번째 동화는 제목이 참 특이하다.

'꼬마 산신령, 호랑이 눈썹, 달봉이'

전래 동화를 보는 듯한 내용이다.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의 이면의 숨겨진 다른 이야기가 창작되어 나오기도 한다.

달봉이는 달랑 봉우리 하나 있는 산을 지키는 산신령이다.

달봉이 산신령이 지키던 산에 산불이 나서 산이 모두 불타버린다.

자신이 관리하는 산을 제대로 못지킨 달봉이는 혼날까봐 다른 나라로 도망을 치려하는데, 설악산 할머니 신령에게 들킨다.

그 뒤 백두 어르신 산신령, 한라 어르신 산신령, 지리 어르신 산신령이 모두 설악산에 모인다.

잘못을 뉘우친 달봉이 산신령에게는 호랑이 눈썹이 되는 벌이 내려지는데, 달봉이 산신령은 여우에게 붙어서 여우의 둔갑술을 배우려 한다.

여우는 여자로 둔갑하여 결혼을 하려고 하는데, 스님에게 들키게 되고, 달봉이는 자신이 지키던 산이 왜 산불이 났는지를 알게 된다.

여러 동물과 사람 몸에 붙어서 세상을 돌아다닌 달봉이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하며 이런 메세지를 남긴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누가 미워졌다면, 그러난 이내 그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그럴 땐 그냥 조용히 속상여 줘. 이렇게 말이야. 꼬마 산신령 달봉아, 안녕? 드디어 나한테도 찾아와 주었구나!"

전래동화에 상상의 세계가 더해져서 인생 철학을 보여주는 동화였다.


네 편의 동화는 모두 한국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다.

모두가 떠난 섬마을의 외로운 아이에 대한 동화가 그랬고, 다문화 가정에 태어난 아이에 대한 동화가 그랬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둔 아이에 대한 동화가 그랬고, 여기저기 세상을 떠돌면서 복잡한 사람관계를 알아가는 아이에 대한 동화가 그랬다.

아이들은 이 동화들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어른인 내가 읽기에 이 책은 어린이뿐 만 아니라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첫번째 동화 '그 고래, 번개'는 정채봉 문학상 1회 대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작가만의 문체와 표현이 잘 살려진 심오한 의미가 있는 동화라 느껴졌다.


어린이 동화를 읽으면서도 나는 여러 교훈을 얻는다.

그리고, 이 교훈들을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

교학상장이란 말처럼 아이들과 함께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성장하고자 한다.


※ 그 고래, 번개 독서 후기 포스트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5기로 활동하며 샘터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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