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빛나는 우리 고전 그림책 시리즈 7
권혁래 글, 홍선주 그림, 권순긍 자문 / 장영(황제펭귄)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조선시대 역사책을 읽으면서 허균 선생에 대해 매우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영화에서도 허균 선생의 역할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허균은 왕의 신임을 얻어서 큰 벼슬에 올랐고, 신분 계급 철폐와 붕당 간의 대립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 이상주의자였지만, 광해군을 제거하려는 역모를 계획하다가 탄로가 나서 처형되었다고 한다. 

허균 선생이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쓴 소설이 홍길동전이 아닐까?

홍길동전 속에 허균 선생의 이상과 생각이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용 책을 읽으면서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좋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

이번에는 아이들과 홍길동을 소재로 소통하고 공감하고 싶어서 함께 홍길동전을 함께 읽었다.


홍길동은 조선시대 연산군 때 실제로 있었던 도적이라고 한다.

홍길동전에서의 시대적 배경은 세종대왕 때부터 시작한다.
서자로 태어난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고, 서자라는 이유로 벼슬길이 막힌 것을 한탄하면서도 글 공부와 무술 연마에 노력하였다.

홍길동은 아버지의 첩 초란이 자신을 미워하고 자신을 제거하려 하자 집을 나와 넓은 세상으로 떠난다.

홍길동은 세상에 나와 나쁜 벼슬아치들의 핍박속에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을 보면서 울분이 쌓였고, 어느날 도적들과 힘 겨루기를 하여 이겨 도적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홍길동전 소설 속에서 홍길동이 살았던 시대가 세종대왕 때라는데 지금 우리가 알기로는 세종대왕은 백성을 사랑한 위대한 왕으로 칭송되는 왕인데 어찌하여 세종대왕 때 홍길동이 헐벗고 굶주린 백성을 위해 도적의 우두머리가 되었는지 좀 궁금하면서도 좀 이상하게 느껴졌다.

혹시 우리가 모르는 세종대왕 시대의 암울했던 모습을 허균 선생이 홍길동전에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닐까? 

우리가 잘 아는 홍길동전의 내용처럼 홍길동은 도적의 우두머리가 되어 해인사의 탐욕스러운 중들을 혼내주고 재물을 빼앗아 백성들에게 나눠주고, 관아에 들어가 돈과 곡식을 털어서 백성들에게 나눠주었다는 내용이 이 책에 그림과 글로 표현되어 있다.

 

홍길동은 부하들에게 "우리는 백성의 재물을 절대 빼앗지 않는다. 대신 조선 팔도를 다니며 백성을 괴롭히는 벼슬아치들의 재물을 빼앗아 불쌍한 백성을 구할 것이니 우리의 이름을 활빈당이라고 하자"라고 외치며 의적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홍길동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이 몇 가지가 있다.

홍길동은 도술을 펼쳐서 전국에 여덟 명의 홍길동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활동을 했다는 것.

임금이 홍길동을 잡기 위해서 홍길동의 형을 경상감사에 임명하고, 아버지를 감옥에 가두었다는 것.

홍길동이 임금에게 자신을 병조판서로 임명하면 스스로 잡히겠다고 말하고 왕이 그렇게 하자 스스로 궁궐로 들어왔다는 것.

궁궐에서 다시 나온 홍길동은 임금에게 쌀 일천 석을 받아서 삼천 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제도'라는 섬으로 가서 함께 살았다는 것.

홍길동이 약초를 구하러 간 산에서 요괴들에게 잡혀 있던 여인을 구해서 아내로 맞이했다는 것.

홍길동이 제도 옆에 있던 율도국 백성들이 왕의 핍박에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율도국을 침략하여 정복했다는 것.

율도국의 왕이 된 홍길동은 백성들을 덕으로 가르치고 어질게 정치하여 백성들이 평안하게 살도록 했다는 것.

 

내가 그동안 상식 수준에서 알았던 홍길동전과는 좀 다른 내용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고, 홍길동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함께 읽은 우리 아이도 '제도'라는 섬에서 홍길동이 부하들과 함께 살았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고 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홍길동을 소재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허균 선생이 홍길동전에서 보여준 율도국은 백성들이 주인이 되는 나라가 아니라 왕에 의해서 통치되는 나라를 말하였고, 허균 선생은 조선 왕조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글을 어느 역사책에서 본 적이 있다.

이 책에 나온 율도국이 바로 조선 왕조와 같은 나라이고, 그 나라의 왕이 바로 홍길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홍길동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은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대형 사고의 빈번한 발생, 극심한 양극화, 부와 신분의 세습, 높은 실업률, 부정과 비리 만연, 낮은 삶의 질 등 지금의 우리나라 국민들이 느끼는 고통과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라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지금 이 시대에도 홍길동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만약에 홍길동이 지금 대한민국에 나타난다면 과연 어떤 일부터 할까?

대한민국이 홍길동이라는 어진 왕 아래에서 평안한 삶을 살았다는 율도국과 같은 나라가 어서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이 책은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 홍길동전으로써 아이와 함께 재밌게 읽었고, 이 책을 통해서 홍길동에 대해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다.

 

※ 홍길동전 독서 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장영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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