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꽃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8
최은영 지음, 김송이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빨간 꽃'이라는 제목과 빨간 우산을 들고서 새싹을 보고 있는 소녀의 모습에서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책표지의 빨간 줄들은 과연 어떤 의미이고, 왜 제목이 빨간 꽃이고, 빨간 우산이 그려져 있을까?

그리고, 비스듬히 비처럼 내리는 빨간 선들은 무슨 의미일까?

 

이 책은 시공주니어가 발간한 독서레벨 3의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권장 도서 시리즈의 78번째 책이다.

시공주니어의 고학년 이상 권장 도서를 몇 권 읽어보았는데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이번에 읽은 빨간 꽃도 어른들과 아이들 모두를 위한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인 지우이다.
지우의 엄마는 교육에 있어서는는 한국의 전형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극성이라고 할 정도로 교육열이 높고, 지우의 공부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우의 엄마는 지우에게는 학습 매니저 같은 엄마이다.

 

지우는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4학년 때 캐나다에 가서 2년간의 학교 생활을 하고 왔다.

오로지 엄마의 결정에 따라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서 다녀왔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지우는 6학년 학습 수준에 부족하다며 5학년부터 다니라는 학교의 권유를 힘겹게 뿌리치고 6학년으로 복학을 한다.

 

지우가 한국에서 와서 보게 된 첫 시험은 사회 시험이었다.

지우는 시험시간에 그만 잠들었고, 시험지에 답을 하나도 적지 않은 상태로 제출한다.

지우의 시험지는 모두 틀렸다는 빨간 색연필 빗금으로 가득차게 된다.

책 표지의 빨간비는 지우의 0점 시험지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엄마와 지우는 캐나다 위니펙에서 2년을 보냈다.

이 책의 이야기는 한국에 돌아와서의 생활과 캐나다에서의 생활이 서로 번갈아가면서 기술되었다.

캐나다에서 도착한 첫날부터 지우는 엄마를 잃고 헤매는 사건을 겪게 된다.

캐나다에서의 생활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이 책에서 느껴진 지우는 매우 소심한 성격의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낯선 나라에서 외국인들과 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엄마는 항상 엄마 편한대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그 생각과 판단에는 지우가 없다고 지우는 생각한다.

캐나다에 가는 것도 그랬다.

 

캐나다 학교에서 지우는 캐시라는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그곳에서의 2년간의 학교 생활은 지우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었다.

 

캐나다에서 지우 엄마는 마트에 일을 다니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에 지우를 도와주지 않았다.

낮선 환경에서 힘겨워하는 지우에게 엄마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캐나다에 있을 때 였다.

지우는 캐나다에서 한국에 있는 아빠를 그리워 한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우의 엄마는 지우의 학교 숙제를 자기 숙제처럼 걱정하고, 지우가 스스로 한다고 해도 엄마는 막무가내로 본인이 직접 한다.

오히려 캐나다에서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반대로 되었다.

지우 엄마의 과잉 행동과 그에 대한 지우의 반응을 보면서 부모로서 느끼는 점이 많았다.




지우는 두번째 시험인 국어 시험 시간에도 지난번 시험 때와 같이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진다.

이번에도 시험지에 아무 답을 적지 못하였다.

국어시험도 0점이다.

학교에서는 지우 엄마에게 지우와 함께 소아청소년 정신과에 가볼 것을 추천했다.

지우는 병원에서 '기면증' 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기면증은 일종의 수면 장애로 중추 신경계에 이상이 생길 경우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지우의 경우 심각한 스트레스에서 오는 일시적 수면 장애이며, 지우의 스트레스의 40% 이상이 지우 엄마로 인한 것이라고 의사는 말한다.

의사는 지우와 지우 엄마가 각각 심리 치료를 받으라고 한다.

'따님을 놓아주세요. 잘못하다가는 더 큰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어머님의 학업에 대한 성취욕이 따님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놓아주세요.'

아이를 놓아주라는 의사의 조언이 정말 인상적이다.




지우는 한국에 있을 때 사이가 좋았다가 캐나다에 다녀온 후 사이가 나빠진 은채와 오해를 풀고 화해를 한다.

지우와 은채 사이의 오해에도 지우 엄마가 개입되어 있었다.

지우는 엄마와 함께 심리치료를 받기로 한다.

그리고, 지우는 빨간비로 채워진 사회 시험지의 빨간 색연필 빗금 위에 동그란 꽃송이를 그려서 빨간꽃으로 만든다.
'더 이상 젖어 있지 않을래. 이제 꽃으로 활짤 피어날 거야. 정지우, 너는 할 수 있어!'

지우는 이제 새로운 사람이 되기로 자신에게 주문을 걸며 가슴이 조금은 뚫리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책 마지막 페이지의 예쁜 빨간 꽃들이 다시 회복될 지우의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이 동화는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인가 아니면 어른을 위한 동화인가 조금은 혼란스럽게 느껴졌다.

오히려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시키는데 있어서 아이들의 생각을 듣지 않고 부모의 생각대로 일방통행식으로 강요하면서 아이들에게 과다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생활과 마음에 빨간비가 아니라 빨간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기 유학과 선행 학습 열풍에 빠져 있는 우리 나라 부모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우리 아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학교에 다니는지 함께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책으로 사용하기에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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