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개선 심리술 - 단숨에 마음을 가볍게 하는 기술
구리하라 마사나오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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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1930년생으로 일본 도쿄대 의대를 졸업한 정신과 의사이다.

24년 이상을 정신과 의사로 살아온 저자가 주는 자기개선에 대한 조언집이다.

제목은 자기개선 심리술이고, 부제목은 단숨에 마음을 가볍게 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제목과 부제목이 이 책의 제목으로 충분히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바탕으로 들려주는 개인 생활에 대한 정신의학적 작은 조언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두께가 그리 두껍지 않고, 글의 양도 많지 않고, 내용도 학술적이거나 어렵거나 심오하지 않아서 술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책 제목에서 보여주는 심리술이라는 단어보다는 심리노트가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다루는 분야는 상당히 많다.

마음, 수면, 직장생활, 도박, 건강, 성희롱, 콜레스테롤, 전자파 등 그리고 정신과 의사의 생활에 대한 내용도 있다.


'병에는 자연스러운 시간적인 흐름이 있다. 회복될 때까지 감기는 2∼3일, 편도선염은 1주일, 폐결핵은 수년의 기간이 필요하다.(p.13)'

'너무 강력한 치료나 빠른 치료보다는 반걸음 정도 늦은 것이 좋다. 좋은 세공은 약간 무딘칼에서 나온다.(p.44)' 

과학을 전공한 의사이지만 저자는 자연스러운 치료를 강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빠른 것과 속전속결만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일본 문화의 병폐라고 지적하였다. 

우리 역사를 뒤돌아보면 우리 문화는 느림의 문화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빠름과 1등이 문화의 중심이 되었는데, 이것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얻게된 일본 문화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불편한 이유에는 마음의 불편함이 많이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우울증의 증상은 그다지 심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마음을 잡지 못해 회사에 회사에 출근하는 것마저 기분 내키는 대로 한다. 몸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환자에게 있어서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객관적으로는 일에 대해 집착이나 긴장감, 노력을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 결근의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p.15)'

저자는 요즘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하고 있다.

십수년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로서도 나와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보았을 때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람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이 된다는 말처럼 마음가짐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직장생활도 정말 그렇다.

직장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과연 직장일이 힘들어서인지 아니면 내가 그 일에 대한 관심과 집착이 없어서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신과 의사와 일반 의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환자가 무슨(what) 말을 하는지보다 어떻게(how) 말을 하는지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혹은what 과 how 를 모두 의식하면서 진찰한다는 점이다.(p.26)' 

일상 생활에서도, 직장 생활에서도, 자녀와 대화를 할 때도 정신과 의사적인 진찰 대화법이 필요하다는 공감을 하였다.

보통 what 과 why 에 집중을 하며 대화를 하는데 상대방이 어떻게 말하는지를 살피면서 대화를 한다면 소통의 효과가 더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말해주는 명의 판단 방법이다.

명의는 매너가 좋고, 기본에 충실하고, 스스로를 선전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선전하는 명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수면, 기상, 수면제, 술, 도박에 대한 내용은 지금의 내 생활과는 별로 연관이 없어서 내게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자기 전에 술을 마시면 수분이 몸에 쌓이기 대문에 그것이 순환하는 혈액 속으로 들어가 혈액의 총량이 늘어나게 된다. 일정한 공간 안에서 여분의 물질이 들어가니 혈압이 상승한다.(p.77)'

자기 전에 술과 물을 마시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감정이 불안정할 때에는 값싼 술을 많이 마시지 말고 되도록 좋은 술을 조금만 마시자(p.78)'

 

아마도 앞으로는 술을 마시면서 자기 전에 마시지 말라는 것과 좋은 술을 조금만 마시라는 저자의 조언이 생각날 것 같다.

 

직장에서의 인간 관계 개선을 위한 조언은 직장생활을 하는 나에게 매우 유익한 내용이었다.

 

부하를 괴롭히는 상사의 심리(p.101)는 공감이 가면서 인상적이었다.

자기 평가가 너무 높고, 괴롭히기 쉬운 상대를 선택하고, 반응이 없으면 괴롭히는 정도가 심해지고, 죄의식이 없고, 윗사람에게는 아양을 떨고, 상대방의 인간성을 무시하고, 일을 할 때 배려가 없다고 한다.

특히, 약해 보이고 괴롭혀도 반격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은 괴롭힘을 당하기 쉽기 때문에 강해보임, 말대답과 난투도 불사할 것 같은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직장 상사의 유형에 대한 대처법도 흥미롭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어 하고 유익하게 느낀 부분 중의 하나이다.

 

부하의 제안을 묵살하는 상사 → 상사가 공을 세울 수 있도록 제안서의 일부를 남겨두고 우리라는 입장을 강조한다.

위험을 싫어하는 상사 → 전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음을 강조해서 이번에는 위험부담이 없다고 설득한다.

논의를 싫어하는 상사 → 개인적으로 친해진 후 타당한 이유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세상에 없다는 것을 인식시킨다.

전략적이지 못한 상사 → 하나하나의 전략을 언어화시켜 언질을 잡아두는 태도가 필요하다.

결과만 중시하는 상사 → 결과만 낼 수 있으면 과정은 묻지 않는 상사는 불상사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이직을 고려해야 한다.

신경질적이고 완벽주의인 상사 → 칭찬을 많이 해준다. 그리고, 고독을 쉽게 느끼기 때문에 자주 함께하는 것이 좋다.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상사 → 정신과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상사에게 좋은 일을 주어 공을 세우도록 만들어준다.

의욕이 없는 상사 → 가까이 하지 않는다. 

조령모개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사 → 그가 하는 모든 말을 메모한 후 서로 그 내용을 확인해가면서 일을 진행한다.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보수적인 상사 →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상사의 장점을 보려는 태도를 취한다.

 

특정 스타일의 상사에 대한 솔루션이라기 보다는 저자가 제시하는 솔루션 모두를 마음에 품고 일을 한다면 좀 더 원만한 직장생활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이라는 것은 어딘가가 극단적으로 똑바르면 어딘가가 왜곡된다. 지식으로만 행하려면 모가 나게 된다.(p.124)'

환경에 대한 적응과 융통성을 강조한 말로 느껴진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너무 반듯하면 삶이 힘들어진다는 말을 많이 듣느데, 적당한 휘어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실제 건강에 대한 내용 중에서도 나에게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동맥경화가 진행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지만, 콜레스테롤이 낮으면 수명이 짧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p.170)' 

'콜레스테롤이 300mg/dl을 넘는 경우에는 약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외의 경우에는 적당히 활성산소를 없앨 수 있는 식생활을 하면서 즐겁게 살면 오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p.173)'

'과학적으로 잘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라도 TPO(Time, Place, Occasion)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지식이 거리낌 없이 통용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의사가 하는 말에는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때로는 신용하고, 때로는 의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p.169)'

 

저자는 전자파가 확실히 몸에 좋지 않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저자가 인버터 형광등 스탠드를 잠자리에서 자주 사용하면서 몸이 안 좋아졌다는 사례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영국에서는 아이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법률로 금하고 있다고 한다.

 

정신병은 감염성 질환이라고 할 정도로 상대의 정신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였다가 정신분열증에 걸린 사람도 꽤 많이 있다고 한다.

환경과 만나는 사람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것 같다.

 

책에는 정신과 의사에게 말해주는 내용도 있다.

진찰할 때 자신의 시점으로 보면 안된다는 것, 시야를 넓게 하여 주변 정보를 잘 느껴야 한다는 것, 환자가 말하는 것에 공감하면서 환자가 말한 것을 자연스럽게 망각하라는 것이다.

환자의 말을 기억하려고 너무 심하게 노력하면 환자의 불안이 감염되어 머리가 이상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내가 정신과 의사는 아니지만, 정신과 의사에게 주는 조언도 달리 생각하면 직장생활과 일상생활에서도 조금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때로는 망각이 필요하다는 말에는 깊은 공감이 느껴졌다.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내가 살면서 필요한 지식과 지혜들을 마음 속에 살짝 담을 수 있는 친절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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