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blog.naver.com/syeong21/223997281804봄은 단순한 계절의 시작이 아니다. 겨울의 무게를 뚫고 돋아나는 작은 싹처럼, 봄은 존재가 스스로를 존재자로 드러내는 순간이다. 레비나스가 『존재에서 존재자로』에서 밝히려 했던 “자기 정립, 자리 잡기”는 곧 봄의 언어로 번역될 수 있다. 아직 허공 속에 흩어진 가능성일 뿐인 존재는, 봄을 만나며 하나의 구체적 자리로 뿌리를 내린다. 씨앗이 더 이상 추위 속의 무명(無名)이 아니라, 햇빛을 향해 나아가는 ‘이름 가진 생명’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