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현상학 1 아카넷 한국연구재단총서 학술명저번역 637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지음, 김준수 옮김 / 아카넷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수학의 목적 또는 개념은 크기(Größe)이다. 그런데 크기야말로 비본질적이고 몰개념적인 관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의 운동은 표면에서만 진행될 뿐이지 사태 자체인 본질이나 개념은 건드리지 못하며, 따라서 그것은 개념적 파악(Begreifen)이 아니다. 수학이 진리의 탐스러운 보고(寶庫)를 제공해준다고보장하는 소재는 공간과 일(단일자, Eins)이다. - P41

사실 시간은 현존하는 개념 자체이다. 몰개념적인 구분인 크기의 원리와 추상적이고 생명 없는 통일인 동등성(동일성)의 원리는 그와 같은 생명의 순수한 불안정과 절대적 구별을 다루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정성은 오직마비된 상태로서만, 다시 말해 일(1)로서만 이런 (수학적) 인식의 두 번째 소재가 되는데, 이와 같은 인식은 자기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소재로 격하시키고 그렇게 소재가 된 것에서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외적이고 생기 없는 내용을 얻어내려고 하는 외적 행동이다. - P43

철학은 비본질적인 규정은 고찰하지 않고 그것이 본질적인규정인 한에서만 고찰한다. 철학의 요소이자 내용은 추상적인 것이나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것, 자기 자신을 정립하고 자신 안에서 살아 있는 것, 그 개념 속에서의 현존재이다. 그것은 자신의 계기들을 스스로 산출하면서 관통하는 과정이며, 이런 운동 전체가 긍정적인 것이자 그것의 진리를 이룬다. - P43

이렇게 학문적 인식은 자신의 대상에 침잠하면서 (형식적 오성이 하는) 조망하는일을 잊는데, 이러한 조망은 실상 지가 내용과 동떨어져서 자기 자신 안으로 반성하는 것일 따름이다. 물론 학문적 인식 역시 질료 속으로 몰입하고질료의 운동 속에서 전진하면서도 자기 자신 안으로 되돌아온다. - P51

그런데 그럼으로써 현존재는 본질적으로 사고(思考)이다. 존재는 사유라는 점이 여기에 함축되어 있다. 사유와 존재의 동일성에 관한 통속적이고 몰개념적인언급에는 결여되어 있기 십상인 통찰이 바로 여기에서 성립한다. 현존재의존립은 자기 동일성 또는 순수한 추상이라는 점에 의해 이제 현존재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자신의 추상이 된다. 또는 현존재는 그 자체가 자기 자신과의 비동일성이고 자신의 해체, 자신의 고유한 내면성이자 자기 안으로의환수, 자신의 생성이다. 이러한 존재자의 본성에 의해서 그리고 존재자가지에 대해 이런 본성을 지니고 있는 한에서 존재자는 내용을 낯선 것으로 다루는 활동이 아니며, 내용과 동떨어져서 자신 안으로 반성하는 것이아니다. 학문은 주장하는 독단론을 대신해서 단언하는 독단론이나 자기 확신의 독단론으로 등장하는 그런 관념론이 아니다. 지는 내용이 자신의 고유한 내면성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보기 때문에 지의 활동은 오히려 [지의활동이 내용의 내재적 자기(己)이므로] 내용 속으로 침잠하는 동시에 또한[지의 활동이 타자 존재 속에서의 순수한 자기 동일성이므로] 자신 안으로귀환한다. 그러므로 지의 활동은 활동을 자제하는 듯이 하면서도 어떻게규정성과 그것의 구체적인 삶이 바로 그것의 자기 보존과 특수한 이해 관심을 추진한다고 착각하는 가운데 오히려 전도된 일을 하게 되는지를, 즉자기 자신을 해체하고 전체의 계기로 만드는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지켜보는 교지(巧智, List)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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