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은 성격 구조에 존재하는 증오 발생 조건을 관찰할 기회를 풍성하게 제공한다. 성격으로 인한 증오를불러일으키는 결정적 요인은 종류가 다양하며, 그 때문에아이의 자발성과 자유가 억압되고, 몸과 마음으로 한껏즐기고 싶은 아이의 충동과 ‘자아‘의 성장이 방해받거나파괴된다. - P95
프로이트는 ‘양심‘이 외부 권위의 내면화이자 깊은 곳에 자리한 자기 적개심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깨닫고 그것을 초자아 개념에 담아보려 애썼다. 그는 초자아가 인간의 일부인 파괴성의 대부분을 포함한다고 확신했다. 파괴성은 책임감과 도덕적 의무의 형태를 띠고 인간을 공격한다. 나는 프로이트의 초자아 이론에는 동의하지않지만(프롬, 1936a, GA I, 139~187쪽 참조), 프로이트가 근대사람들이 이해한 대로 ‘양심‘에 담긴 적대감과 잔혹함을잘 감지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 P105
어쩌면 이것보다 더 큰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언어 중 ‘사랑‘만큼 악용되고 치욕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는 찾아보기 힘들다. 자기 목적에 유익하다면 그 어떤잔인함도 눈감아줄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사랑을 찬양한다. 사랑이라는 말로 포장해 자기 행복을 희생하라고 강요하고, 그 희생으로 덕을 볼 사람에게 자아를 완전히 줘버리라고 강요한다. 또 부당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사랑이라는 말로 도덕적 압력을 행사한다. ‘사랑‘이라는 말이 어찌나 공허한지, 말다툼조차 기껏 일주일에 한 번 할까 말까 하는 두 사람도 20년 동안 함께 살았다는 이유로사랑이라 부를 정도다. - P106
공생 사이비 사랑과 달리 사랑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자유와 평등이다. 사랑의 조건은혼자서도 제정신을 유지하며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자아의 강인함과 독립성, 온전함을 갖추는 것이다. 이 조건은사랑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사랑받는 사람에게도 해당된다. 사랑은 자발적 행동으로, 여기서 자발성은 말 그대로자신의 자유로운 결정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 P109
사랑은 성격으로 인한 증오와 마찬가지로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기본자세에 뿌리내린다. 사랑은 사랑하겠다는 꾸준한 마음가짐이다. 따라서 사랑을 ‘근본적 호감‘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특정 대상은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있겠지만 사랑의 원인은 아니다. 사랑할 수 있는 능력과사랑하겠다는 마음가짐은 미워하겠다는 마음가짐과 마찬가지로 성격이다(그런데 이런 다른 마음가짐이 인성 유형의 차이를만든다고 가정한다면 매우 잘못되었다. 두 가지 마음가짐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 P112
지금까지 설명한 원칙은 이렇다. 많은 심리학 학파가 인간의 행동 반응을 자극 반응 모델stimulus-responsemodel에 따라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언제나 존재하며 외부자극을 통해 유발되는 것은 아니고) 활성화되는 수많은 마음가짐의 구조가 성격이라는 것이 내 입장이다. 이런 입장은 역동적 심리학은 물론이고 정신분석에서도 중요하다. - P116
자신을 사랑하기를 멈춘 인간은 살해당해도, 죽어도 좋다는 마음을 갖는다. (미국) 문화마저 파시즘에 장악되지않으려면 이기심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애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개인이 형식적인 의미의 자유를 실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성과 감정, 관능의 특징을 모두 갖춘) 인성 전체를 펼칠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자유는 인성의 일부가 나머지를 지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양심이 본성을, 초자아가이드를 지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유란 인성의 통합을말한다. 이렇게 온전해진 인간의 모든 가능성을 실제로표현한다는 의미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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